서울과 수도권 인구의 추이는 더 극적이었다. 한국전쟁 휴전 당시 100만 명 정도였던 서울 인구는 1959년 200만, 1963년 300만, 1968년 400만을 돌파하는 등 매년 30만 명 내외씩 급증하여 1988년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노태우 정부의 200만 호 주택 공급 등에 따라 서울 인구는 약간 감소한 상태에서 정체했으나 대신 ‘수도권’ 인구가 급증했다. 이미 1980년대 초부터 ‘과잉성장도시’로 불렸던 서울은 수도권과 합쳐 전국 인구의 반 정도를 포용한다.
인구 급증은 당연히 주택 수요 폭증을 이끌었다. 게다가 국민의 평균적 생활수준이 높아짐으로써 1인당 주거 면적을 늘리려는 욕망도 분출했다. 1965년 당시 서울시민 1인당 건평은 1.2평 미만, 실거주 면적은 1평 미만이었다. 교도소 독방보다도 좁은 면적이다. 나만 해도 어렸을 적 2평 남짓의 작은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민 1인당 평균 주거 면적은 8평에 달한다. 서울만을 두고 보면, 지난 60년 간 인구는 3배, 1인당 주거면적은 9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고층의 공동주택을 많이 짓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서울의 아파트 거주 인구 비율은 전 세계 최고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바로 인구 급증과 1인당 거주면적 증가 때문에 만들어졌다.
인구 감소와 함께 다가온 부동산 왕국의 대재앙
그런데 미래에도 이 신화에 대한 믿음이 깨지지 않고 지속할 수 있을까? 출산율 변화 그래프를 보면, 미래의 인구 추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 10여 년 후부터 한국 인구는 매년 70만 명 이상 감소할 것이다. 이는 매년 20만 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공급이 늘어나는만큼 수요도 늘어난다면 가격 수준은 대체로 유지되겠지만, 결코 그럴 수 없다. 지인의 친척 중에 중학생인 아이가 있는데, 그 또래 아이들이 친구들과 ‘자기가 물려받을 집의 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한다. 이혼 부부의 자녀인 그 아이는 아버지 집, 어머니 집, 조부모 집, 외조부모 집, 미혼인 이모 집, 기혼이지만 자녀가 없는 삼촌의 집 등 6채가 모두 자기 소유가 되리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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