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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5주째 완강한 이란…"미국이 밀리고 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3/29 08:37
  • 수정일
    2026/03/29 08:3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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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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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6.03.28 16:00

  • 수정 2026.03.29 04:55

  • 댓글 0

'2차 대전 후 서방의 최대 전략적 실패' 평가도

최후통첩 두 번 연기에도 이란 수용 가능성 없어

미국 선택지는 3개···확전, 철수, 이란 요구 수용

이란, 호르무즈 봉쇄로 분쟁의 세계화에 성공

이란 보유 미사일과 드론의 3분의 1만 파괴

한국 호르무즈 통행 가능 우호국 분류될 수도

미국 하루 전쟁 비용 300억~400억 달러 출혈

미국 국내 정치상황도 트럼프에게 갈수록 불리

 

2025년 10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왕권 반대"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왕관 그림에 X 표시가 된 "왕권 반대"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2025.10.18.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이 과제(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과소평가했고, 약 2주 전쯤 이란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본다. 실제로 이란 정권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이미 (‘12일 전쟁’이 벌어진) 지난해 6월부터 무기를 분산 배치하고 무기 사용 권한을 (각 지역 책임자들에게) 위임하는 등 현명한 결정을 내렸고, 이는 그들에게 추가적인 회복력을 제공했다. 그들은 해협을 통해 분쟁을 국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globalised not internationalised)했다. 그들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상당히 잘 대처해 왔다.”

가디언이 27일 전한 영국 정보기관 MI6의 전 국장 알렉스 영거의 얘기다. 이 신문은 이어서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이스라엘 담당 선임 분석가인 마이라브 존스자인의 다음과 같은 말도 인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의 가장 큰 전략적 실패 중의 하나이며, (중동)지역 지정학과 세계 경제에 가장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이 뼈아프게도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존스자인은 미국이 원래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새로운 문제만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나는 절박함과는 정반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국이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에 반박하면서 절박한 쪽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왼쪽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오른쪽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이터 가디언 3월 27일

최후통첩 두 번 연기했으나 수용 가능성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으면 이란의 에너지·발전시설을 초토화하겠다던 최후통첩을 지난 23일 5일간 연기한 데 이어 26일 그 시한을 4월 6일 오후 6시(한국시각 7일 오전 9시)까지로 10일을 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란이 미국의 15개 항목의 정전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 뒤 “앞으로 몇 주안에 이란에 대한 공격이 끝나면 그들은 최근 역사상 가장 약해진 상태일 것”이라며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함정에 빠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군사작전이 예정보다 훨씬 앞서 진행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협상을 간청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수정된 15개항 계획에 담긴 미국의 핵심 요구 사항들을 재차 강조했다. 우라늄 농축 및 비축 금지, 농축 우라늄 반출 금지, 미사일 능력 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27일간의 맹공격 이후 이란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정권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 가디언 3월 27일

이란은 미국 주장 계속 부인

하지만 이란은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면서 “햡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부인하고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선박 3척을 되돌려 보냈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국 적대세력의 동맹국 및 지지국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은 통행이 금지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는 이날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며 이란이 선박 몇 척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얘기한 것을 반박하기 위한 조치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 시민을 겨냥한 무기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추가 목표물과 지역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이란 담당관 출신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추가 10일 시한이 만료될 때까지 이란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15개 항의 협상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도 포기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걸프 연안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택지는 3개···확전, 철수, 이란 요구 수용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긴장 확대(확전 escalation)나 철수(retreat), 또는 이란이 제안한 것에 가까운 협상안 등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며, 무력 사용을 통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유엔이 승인하지 않을 것이고, 유럽도 G7도 거기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썼다. 이란은 전쟁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피해 배상, 호르무즈 해셥 통제권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해협 통행세 징수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통행세를 징수할 경우 그 액수는 매년 8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도 나와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1980-1988)을 제외하고 유사 이래 막힌 적 없었던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 정권의 이란 공갹으로 막혔고, 미국-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과 발전시설 공격에 대한 최후통첩에도 열릴 기미가 없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현재 해협 통행을 막는 유일한 요인은 이란의 선박 포격”이라 주장했으나, 최근 몇 주 동안 이란이 공격한 선박 수는 많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있는 것은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공격 위협에 떨고 있는 선사와 유조선 소유주, 보험사들의 불안이다.

그 결과 세계 원유 수송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가 사실상 봉쇄돼 평시 선박 통행의 95%가 차단되면서 매일 1000만~1300만 배럴의 석유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그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는 이란의 세계경제 교란 전략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히 높은 가격이지만, 문제는 석유만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화학물질과 헬륨, 금속, 비료 등의 운송통로이기도 하다. 비료값이 오르면 식품값도 오르고, 식품포장용 플라스틱 재료값도 오른다. 자동차 부품값, 의약품 재료비도 오른다.

한국도 통행 가능한 이란의 우호국가?

이란 의회는 지금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으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도와 일본, 파키스탄, 중국과 함께 한국도 이란에 비적대적인 우호 국가들(favoured non-hostile nations such as India, Japan, Pakistan, South Korea and China)에 포함돼 소속 유조선들 통행이 허용되거나 더 싼 통행료를 내게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27일 보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테라 위성의 MODIS 위성이 2025년 2월 5일에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과 그 주변. 2026년 3월 25일,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평화안을 전달하며 거의 한 달간 지속된 전쟁 종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고, 테헤란은 "비적대적"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4주간의 전쟁 이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급락했고,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다.

이란 보유 미사일과 드론의 3분의 1만 파괴

호르무즈 봉쇄로 미국-이란 전쟁을 ‘세계화’하는 데 성공한 이란 전략의 성공과 패배는 유가와 미사일 발사대 보유량에 따라 갈릴 것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이미 넘어선 유가는 미국이 호르무즈 봉쇄를 무력으로 풀려고 할 경우 더 높이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발사대 보유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보당국 사정에 밝흔 소식통 5명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 전력 중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것은 약 3분의 1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으며, 드론 또한 3분의 1 정도 파괴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거의 다 또는 사실상 완전히 파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주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란은 지금도 이스라엘 등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루 10~20차례씩 이어가고 있다. 이 정도의 소규모 공격은 미사일과 드론 보유량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미사일요격 전력을 고갈시키면서 결정적인 대규모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들이 많다.

미국이 수 천명의 해병대와 공수부대원들을 중동에 추가 파병한 가운데 하르그 섬등 이란 영토를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돌고 있으나, 이란의 부통령 가운데 한 명인 에스마엘 사갑 에스파하니는 미군이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사우디 서쪽 홍해 항구 얀부와 동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항 석유단지를 공격할 것이라 위협하면서 ”(미군이) 이란 땅에 발은 딛는 순간 유가는 최저 150달러로 치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하루 전쟁비용 300억~400억 달러

원래 나흘 정도면 끝날 것이라고 했던 전쟁이 4주를 넘어가고 있고, 미국은 하루 약 300억~400억 달러, 이스라엘은 하루 3억 달러의 전쟁비용을 지출하면서 연일 이란을 공격하고 있으나, MI6 국장 알렉스 영거와 ICG의 분석가 마이라브 존스자인 등이 지적했듯이, 이 전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는 논평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전 부통령 재임 시절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필립 고든도 ”이란이 트럼프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미국이 요구조건 수락을 고집하며 길게 끌고 갈수록 모두가 더 큰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내 정치상황도 트럼프에 불리

미국 국내 정치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 단체인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의 커트 밀스 사무총장은 “이란 전쟁은 트럼프의 업적을 좌우할 것” 라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그의 두 번째 임기는 이란 전쟁으로만 기억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을 강행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그렇게 해서 실패한 대통령의 한 전형으로 거론했다.

반면에 이란 정권 내부에서는 전쟁 초기 생존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울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란 의회 의장이자 트럼프가 선호하는 지도자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군이 자신들의 장군들이 망쳐놓은 것을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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