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의원이 11일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두루미평화관에서 진행된 '평화와 통일을 위한좌담회' 여는 말씀을 통해 "분단과 대결, 냉전의 문제에 대해 대개 정치적으로 또는 외교안보의 시각으로 보는데, 요즘들어 역사적인 시각으로 봐야만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면서 엄중한 인식의 일단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인영 의원이 11일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두루미평화관에서 진행된 '평화와 통일을 위한좌담회' 여는 말씀을 통해 "분단과 대결, 냉전의 문제에 대해 대개 정치적으로 또는 외교안보의 시각으로 보는데, 요즘들어 역사적인 시각으로 봐야만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면서 엄중한 인식의 일단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는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냉전과 화해가 교차되면서 겪어 온 변화는 차원을 달리하는 역사적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잘못 대처하면 분단 고착화를 넘어 영구 분단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봐야 될 것 같다."

지난 2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12박 13일동안 접경지역을 따라 350km를 걸으며 14일 파주 임진각까지 '통일걷기'를 하고 있는 '2026 통일걷기'의 중간 정리를 겸한 좌담회가 11일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두루미평화마을내 두루미평화관에서 진행됐다.

'두 국가론 너머 바라보는 통일담론'을 주제로 진행된 '평화와 통일을 위한좌담회'에는 매일 30km 안팎의 DMZ 접경을 따라 열흘째 행진해 온 참가자들이 자리를 잡은 가운데 10년째 '통일걷기'를 주관해 온 이인영 국회의원과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 이승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패널로 나섰다.

이인영 의원은 여는 말씀을 통해 "분단과 대결, 냉전의 문제에 대해 대개 정치적으로 또는 외교안보의 시각으로 보는데, 요즘들어 역사적인 시각으로 봐야만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면서 엄중한 시대인식의 일단을 밝혔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분명하게 미·중간 패권 각축이 본격화되면 동북아시아와 한반도는 더욱 직접적인 영향권으로 들어갈텐데,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그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분단의 길로 갈수도 있다는 것.

더 깊게 성찰하고 진로를 모색해야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좌담회에는 지난 2일 강원도 고성을 출발해 14일 파주까지 DMZ 350km를 행진하는 통일걷기 참가자들이 열띤 관심속에 참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좌담회에는 지난 2일 강원도 고성을 출발해 14일 파주까지 DMZ 350km를 행진하는 통일걷기 참가자들이 열띤 관심속에 참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언한 배경에 대해 이승환 대표는 우선 북한 주도의 통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자각, 그리고 북이 독자적인 생존과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정세가 도래한 상황에서 '교전상태', '적대적관계'를 앞세워 상당 기간 남측과의 차단과 단절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짚었다.

김연철 전 장관은 △김정은 체제는 기존 '민족'중심을 벗어나 '국가'중심 담론으로, 분단국가에서 정상국가로 차별화 전환을 시도해오고 있었으며 △2017년 유엔대북제재가 대량살상무기(WMD)관련 품목제재에서 수출, 광물, 해외노동자 등에 대한 전면 차단으로 바뀌는 구조적 제약이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로 인해 고착화되고 윤석열 정부 시기 군사적 긴장 격화가 결합되면서 남북간 대화와 교류협력 공간은 사라지고 단절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러-우 전쟁 파병을 계기로 북러관계를 혈맹관계 수준으로 재도약시키면서 군사분계선을 남북간 소분단선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를 가르는 대분단선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재편이 단행되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국내 정치적인 '국가' 강조, 하노이 회담 결렬 및 유엔 제재 성격변화와 이에 따른 남북관계의 구조적 제약, 그리고 러-우 전쟁 이후 북방 외교 전환이라는 3가지 차원이 결합된 결과"라는 것.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사진-토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사진-토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은 항간의 설왕설래와 달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청문회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선택'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며,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가 스스로 군사력과 경제력을 키우는 '웅대한 작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적대적 두 국가론'은 앞으로 지속될 정책일까, 아니면 변화 가능한 정책일까?

좌담 패널들은 모두 북의 두 국가론 선언이 장기적 전략임엔 분명하지만, 향후 경제 건설 추진 과정에서 자력의 한계가 여전하고 또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가변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북이 단절을 선언했다고 해서 남측이 성급히 통일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호 평화 협력적인 과정으로 진입만 할 수 있다면, 북도 '흡수통일', '체제붕괴', '비자주성'과 같은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서로 평화공존하고 공동번영하며, 인정하고 존중하는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두 국가로 고착되지 않고 영구 공존의 새로운 통일 방안을 우리가 서로 협의하고 합의할 수 있는 이런 시대도 만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북도 변할 수 있다, 북의 입장을 고정된 것으로만 생각하고 등 돌릴 일은 아니다"라는 것.

"북이 왜 지금 두 국가를 들고 나왔을까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두 국가'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지혜로운 대처도 중요하다"고 하면서 "어차피 장기적이고 복잡한 과정으로 들어섰기 때문에 때로운 인내하고 때로는 원칙적으로 지킬 것은 지켜나가면서 지혜롭게 대응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북이 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하는 등의 사례를 들어 보기드문 '과격하고 급진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하면서 "김정은 체제는 그 이전과 다르게 변화의 진폭이 굉장히 크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변화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인 셈이다. 

서로에 대한 호칭, 국호 사용에 대해서도 '상대가 요구하는 공식 국호를 부르는 것은 정상적인 국제 관례'(이승환)이자 '상호 인정과 존중의 태도'(이인영)이며, '공식 국호를 부른다고 해서 두 국가로 고착되거나 통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민족적 관념이나 일상적 호칭(북한, 북측 등)까지 국가가 강제할 필요는 없다'(이승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대표는 남측 통일방안인 '남북연합' 구상 역시 기본적으로 두개 국가를 전제로 해야 성립되는 만큼 상대의 공식 국호를 부르고 국가로서 인정한다는 것이 통일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호칭 문제와 통일포기, 두 국가 고착화는 상관없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

또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남북 합의문서에서 남북관계를 정의한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표현도 독일 분단시기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 개념을 차용한 것이며, 이후 독일통일과정에서는 평화공존론으로 수렴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승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앞으로 민간 통일운동과 정부의 통일정책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기존의 선 비핵화 주장에서 벗어나 선 평화구축 이후 이를 바탕으로 비핵화로 나아가는 접근법이 제안됐다.

이 대표는 "평화를 증진시키는 과정에서 통일을 위한 내적 역량과 준비를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역대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고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정책도 그런 입장에 서 있다"고 하면서 △상대를 국가로서 인정하고 국가연합을 하자고 해야 한다 △당장의 군사적 위협과 위기를 먼저 막고, 평화를 통해서 비핵화로 가는 실질적인 평화를 달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전상태를 종식하는 것이다. △정전체제를 보다 안전한 평화관리시스템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했다.

평화공존을 제도화시키고 그 수준에서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남북연합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내부의 기반과 조건을 갖추기 위해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 행동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 전 장관은 "지구상에 1민족 1국가 1체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통일을 '하나가 되는 것'으로만 보면 폭력이 된다"고 하면서 "통일은 국가연합이든 연방제든 '차이의 공존'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문제"라는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민과 민족의 마음속에는 정세 조건과 리더십, 국제환경에 따라 통일에 대한 열망이 다시 분출될 수 있는 '통일DNA'가 존재한다"며, "민주·진보 세력이 '평화'라는 이름 아래 '통일의 문'마저 스스로 닫아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11일 오후 두루미평화관에서 열린 '두국가론 너머 바라보는 통일담론' 주제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좌담회' 왼쪽부터 김창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이인영 의원, 이승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