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성했다. 앞으로 더 국민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직접 소통을 더 해야겠다."
지난 11일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전한, 멕시코 방문 귀국길 기내의 이재명 대통령 발언이다. 이후 대통령은 10월 19일 예고 없이 춘추관을 찾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없었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을까"라고 했고, 21일에는 기자회견 확대를 주문한 신문 사설을 공유하며 "국정 생중계도, 언론 접촉도, 현장 방문도, SNS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썼다.
숫자는 기회와 숙제를 함께 보여준다. 한국갤럽 10월 넷째 주 조사에서 직무 긍정률은 40%로, 취임 후 최저치(37%)를 벗어나 7주 만에 40%선으로 돌아왔다. 긍정 평가 이유 3위는 '소통'(7%)이었다. 소통은 이미 이 대통령의 강점이다. 모두가 아는 바다. 하지만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평가는 긍정 21%, 부정 54%로 여전히 냉랭했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금의 방식이 지지층에는 닿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아직 충분히 와닿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필자는 2022년 <오마이뉴스>에 '정치인을 위한 대중소통전략'을 연재하며 첫 회에서 정치인의 운명을 가르는 특성으로 '소통감수성'을 꼽았다. 상대가 명쾌하고, 건전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하도록 처절하게 애쓰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이후 이 개념을 연구 주제로 삼아 논문을 쓰기도 했다(관련 기사 : 정치인이여, 생존하고 싶다면 '이것'부터 배워라 https://omn.kr/20hxa).
소통은 상대의 감정과 맥락을 '감지'하고, 그 의미를 '이해·해석'한 뒤, 표현을 '조율'하는 세 단계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 성패는 말한 사람이 얼마나 잘 말했느냐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어떠한 '경험'을 했는가에 의해 판가름 난다. 반성에서 출발한 대통령의 소통 의지는 귀하다. 반등의 초입으로 보이는 지금이 그 '결'을 다듬는 적기일 수 있다. 비판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제언 다섯 가지를 꼽아본다.
먼저, 앞선 정부의 교훈
'헌정사상 최초'라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은 2022년 5월 11일 시작해 61회 만인 그해 11월 멈췄다. 당시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응답자 62.0%는 중단을 "소통을 단절하는 부적절한 조치"로 봤다. 이후, 대통령실 유튜브와 전국 146곳 전광판에 홍보물을 쏟아내는 강수를 뒀지만 지지율은 40% 아래를 맴돌았다.
필자는 2023년 칼럼에서 요즘 스마트한 대중은 노출, 즉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에 의해 설득되거나 감동받지 않는다고 썼다. 소통 채널을 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불편한 질문이 들어올 때도 그 채널을 계속 유지하는 용기다. 그 용기는 조금 더뎌도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
[제언 ①] '불시'가 아니라 '정례'로
이 대통령이 주목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마냐네라'는 일주일에 나흘, 아침 7시 30분에 열리는 생중계 회견이다. 그의 지지율은 지난 8월 엘피난시에로 조사에서 68%로, 임기상 같은 시점의 두 전임자보다 높았다. 다만, 지난 3월 블룸버그·아틀라스인텔 조사에서는 범죄와 부패 우려 속에 당시 임기 중 최저인 54%를 기록했다. 매일 마이크 앞에 서도 민생 앞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배울 것은 횟수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아닐까.
국민이 언제 대통령에게 물을 수 있는지 아는 것, 그 자체가 신뢰의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매일이 부담이라면 '매주 목요일 아침 30분'처럼 요일과 시간을 정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9월 30일 엑스에서 언급한 루스벨트의 '노변정담'도 재임 12년 동안 30회 남짓이었지만, 국민은 그 소중한 시간을 기다렸다.
형식도 미리 정해두시길 희망해본다. 모두발언은 5분 안팎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모두 질의응답에 쓰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출근길 문답이 어느 순간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늘고 기자들의 질문은 줄어든 시점에, '불통'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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