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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2/26 11:56
  • 수정일
    2013/12/26 11:5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불법선거 시효 없다, 2012 대선은 무효
명백한 관권선거 묵인하는 것도 범죄다"

 

13.12.26 08:45l최종 업데이트 13.12.26 09:15l
장윤선(sunnijang) 유성호(hoyah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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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은 3.15 부정선거보다 더 심각한 부정선거이고 대선 자체가 무효이다"며 "명백한 관권선거를 묵인하는 것도 민주시민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다"고 강조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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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전쟁범죄 및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에 대해 시효가 없다고 결의했습니다. 관권 불법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주도한 불법선거에 시효가 있을 수 없습니다. 개선해야 합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은 3·15 부정선거보다 더 심각한 부정선거입니다. 대선 자체가 무효입니다. 명백한 관권 선거를 묵인하는 것도 민주시민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함세웅 신부의 말이다. 함 신부는 아주 명쾌한 논리로 2012년 대통령선거의 불법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우리 역사가 친일파와 독재세력에 의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것은 제대로 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안 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유신의 핵' 박정희 전 대통령을 총으로 제거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무엇보다 함 신부는 지난 1년 내내 지속되는 이슈 대선불복과 불법선거 그리고 이것을 바라보는 민주시민의 자세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고 당부했다. 함 신부는 "정보부(국정원)가 앞에 나서고 군 사이버사령부, 보훈처, 정부기관 등이 모두 개입한 불법, 부정선거 아닙니까?"라며 "그럼 선거 자체가 무효다. 선거법상 관권 불법선거는 시효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함 신부는 "명백한 관권 불법선거를 묵인하는 것 자체도 민주시민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고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외치는 국민의 소리, 그것은 국민이 깨어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마귀 같아요"

함 신부는 또 우리 사회 역사인식이 왜곡되는 주요 원인으로 언론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언론이 제일 큰 범죄 집단"이라며 "구체적으로 저는 <조선일보>를 지적한다. <조선>의 왜곡된 시각으로는 예수님도 부처님도 모두 조롱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 '독사의 자식들아, 회개했다는 것을 행실로 보여라' (마태오 3,7.8)"라는 성경말씀을 인용하면서 "<조선>은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마귀들 같다"고 묘사했다.

함 신부는 "70~80년대는 뜻있는 기자들이 정론을 위해 독재정권과 싸우고 진실보도를 위해 불의한 정권에 대항했는데 지금은 불의한 정권의 하수인, 아니 동업자가 된 조·중·동과 KBS, MBC, SBS 등 수구 언론은 진실과 사실 보도에 대한 책임과 의무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다"며 "언론인들,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고 싶다고 했다. 진심으로 언론의 회개를 당부한다고도 전했다.

최근 무리하게 진행된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노동자의 권리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청와대나 공권력이 침해한다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로 헌법을 스스로 거부하고 짓밟는 범법 행위다. 안타깝고 가슴 아프지만, 공권력이 남용되는 만큼 그 공권력은 쇠퇴하게 되고 그 정권은 망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서대문구 서소문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3층 회의실에서 했다. 함 신부는 민주주의자 고 나병식 선생의 노제에 참석했다가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감기로 몸살을 앓던 중에도 함 신부는 박근혜 정부와 유신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 그의 심장에 총을 겨눈 김재규 부장에 대해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런 함 신부에게 도무지 '안녕하시냐'고 물을 수 없었다. 끝내, 묻지 못했다.

다음은 함세웅 신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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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는 "불법선거 앞에서 침묵하고 있다면 그런 공동체에 희망이 있겠나, 오랜 동안 끊임없는 민주화 과정 그리고 지금도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외치는 국민의 소리, 그것은 국민이 깨어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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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2013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정국은 차갑게 얼어붙고 있는데, 신부님께서는 현 시국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제주 강정 해군기지의 평화일꾼들, 밀양 송전탑 건설저지를 위한 주민들, 쌍용차 희생자들과 구성원들 그리고 철도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신음하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촛불을 들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시민들은 지난 대선에 대해 정부가 주도한 불법 관권선거였다고 말했습니다. 개표부정 문제를 비롯해 국정원 댓글이 2200만 건이 됐고, 수사 인력의 한계로 수사를 제대로 못 했다는 사실까지 법정에서 제기됐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과연 이런 일이 민주공화국에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선거 의혹이 지속해서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선거법 시효가 다 끝나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새누리당도 늘 그 문제를 제기합니다.
"유엔은 전쟁범죄 및 인도에 반하는 죄에 해당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효가 없다고 결의했습니다. 관권 불법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주도한 불법선거에는 시효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개선해야 합니다. 40년 전 유신독재로 회귀하는 어둠과 그림자를 늘 체험하게 되는데 그걸 극복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유신독재 회귀를 극복하는 방안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유신의 핵인 박정희(전 대통령)를 제거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죽였는데 그 문제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고 또 김 부장 역시 권력자 가운데 하나였는데 그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 비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일리 있는 문제제기입니다만, 김 장군의 행업을 공동체적 시각, 역사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까지 김재규 부장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입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하에서 김 부장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1979년 당시 왜 김재규는 박정희를 향해 총을 쏘았는지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계엄하에서 전두환 정권에 의해 왜곡된 목소리만 전해져 김재규 부장의 진실한 뜻이 왜곡됐고 지난 34년간 나쁜 사람으로만 전달됐습니다. 제가 1979년 10·26 당시 인권변호사들을 통해 들은 바에 따르면 김 부장은 부마항쟁을 계기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유신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제안도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김재규는 왜 '유신의 핵' 박정희 심장을 겨눴나

- 김재규 부장이 부마항쟁을 통해 변화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있습니까.
"김 부장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요사이 우리 시대 화두가 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한 청년 학생의 고백과 선언을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사실 김 부장은 부마항쟁 현장에서 크게 깨닫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중정부장으로서 최루탄이 터지는 현장 답사를 위해 택시 타고 가면서 기사를 통해 '유신의 한계가 왔구나, 독재자를 제거해야 할 때가 왔구나'하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그는 학생들의 부마항쟁 가운데에서 회개하고 깨달은 겁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 앞에서 김 부장은 우리 시민들이 안녕하지 못하다는 사실과 박정희 1인 체제, 유신독재 그것이 핵심적 문제임을 깨달은 것이지요. 그 핵을 제거시킬 때 공동체의 안녕을 되찾을 수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시대가 그를 깨우친 것입니다.

이에 그는 자신의 삶, 자신의 길을 바꿔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는 청렴결백한, 참으로 인간적인 훌륭한 군인이었습니다. 박정희 유신체제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중앙정보부장이 되었으니 결과적으로 그는 제2의 권력자로 분명히 유신의 공범자입니다. 그럼에도 공범자로 남지 않고, 청년학생 시민들의 봉기 속에서 '내가 설 자리가 과연 어디인가? 이분들과 함께 손잡고 유신의 핵을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책무를 깨달은 겁니다.

바로 여기에 김 부장의 깨달음과 결단, 회개의 전적 전환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어내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이 핵심을 읽지 못한 채 껍데기 현상만 보고 이말 저말 하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인 셈이지요."

- 1979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신부님은 어떠셨습니까. 김 부장의 결단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될 거라고 감지하셨습니까.
"1979년 10·26 당시 저는 영등포 감옥에 있었습니다. 함께 구속되어있던 동아투위 기자들에게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27일 아침인데 교도소가 비상이었어요. 교도관이 모두 군복을 입고 재소자들은 일체 방에서 못 나오게 하고 작업도 취소되고, 교도소 분위가 무척 살벌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동아투위 기자들이 '신부님 아세요?'라고 묻길래 저는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들은 "어젯밤 김재규 중정부장"이 '그냥 손짓으로 총 쏘는 모양을 하면서' "박정희를 쐈어요. 그래서 박정희가 죽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깜짝 놀라며 온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방에 와서 점심밥을 받아 이불 속에 넣어놓고 낮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기적적으로 해방된 이스라엘, 모세를 통해 갈대바다를 가로질러 걸어간 이야기, 바빌론 70년 유배에서 해방된 유다인들의 기쁨과 환호소리. 저는 그 순간 모세의 기적, 유다의 해방 그 기쁨과 감격을 실제로 마음속 깊이 체험했습니다. 독재자 박정희가 죽으리라 그 누가 생각했으며 더구나 어떻게 감옥에서 제가 상상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건 은총의 사건, 하늘의 사건, 이것이 바로 기적임을 깨닫고 20여분 눈을 감고 묵상하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막 눈물이 나는 거예요.

저는 김재규가 어떤 분인지도 모르지만 '하느님의 손길은 뜻밖에 우리를 찾아와 이렇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열망하는 우리를 해방시켜 주시는구나' 라고 종합하면서 묵상했습니다."

- 감옥에서 나온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을 텐데…, 그러나 또 다른 시련이 온 거지요?
"정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저희들이 나오고 며칠 뒤 12·12 전두환 군사반란 일어나 숨 쉴 사이도 없는데 이돈명 변호사님, 황인철 변호사님 등이 저와 동료사제들에게 김재규를 살려야 한다며 구명운동을 재촉했습니다. 그래야 이 땅에 유신체제가 청산되고 참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거예요.

80년 3월 명동성당 사순절 특별강론에서 저는 김재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벗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15,13)는 성경말씀과 연계하여 그분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김재규 부장의 행업에 대해 공감할 뿐 아니라 감동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나는 그러한 상황에서 과연 목숨을 걸고 유신의 핵을 제거하겠다고 나설 수 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김 부장의 결단은 회개와 함께 한 전적인 전환이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감행한 일로 그는 이것을 '10·26 민주회복 국민혁명'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전두환 일당의 음모로 그의 혁명은 무산되었지만, 그분의 뜻은 영원히 남습니다."

- 지금은 그 유신의 핵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는데요. 이 역사적 현실을 신부님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문영심 작가는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되겠나-김재규평전(시사인북, 2013)>에서 이를 시사하고 확인하고 있습니다. 김재규 부장에게는 역사의 심판, 제 4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심판 그 4심의 순간에 와 있다고 봅니다. 박정희에 대한 모든 잘못과 실정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수 있고 유신 잔당과 졸개 그리고 그 딸의 거짓과 기만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지금 김재규 부장의 뜻을 되새겨야 합니다.

저는 신학도로서, 성서의 가르침, 하느님의 섭리를 늘 확신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주살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70년 뒤인 1979년 같은 날 독재자 박정희가 제거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우연의 일치입니다만 70이라는 숫자에서 성서적, 상징적 의미를 읽고 있습니다. 성서에서 70은 완결과 해방, 종말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행업이 늘 현실 역사 속에서 이뤄진다는 실천적 교훈이기도 합니다. 안중근 의사의 침략자 이토 히로부미 제거와 김재규 부장의 독재자 박정희 제거는 70이라는 숫자 안에서 신학적으로 연계하여 생각할 수 있는 묘한 사건입니다."

공동선 실현을 위한 정당방위... 안중근 그리고 김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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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는 최근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압수수색에 대해 "노동자의 권리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청와대나 공권력이 침해한다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로 헌법을 스스로 거부하고 짓밟는 범법 행위다. 안타깝고 가슴 아프지만 공권력이 남용되는 만큼 그 공권력은 쇠퇴하게 되고 그 정권은 망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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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계명에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습니다. 사제로서 신부님께선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사제로서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십계명의 원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1909년 당시 뮈텔 주교도 천주교 신자는 살인할 수 없다며, 안 의사의 의거를 배척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우리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신학적으로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안 의사의 행업은 공동체 차원에서는 공동선 실현을 위한 정당방위입니다. 그것은 보편적 사랑을 실천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편적 사랑 실현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있을 때 우리는 그 장애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신학자 요한네스 멧츠도 사랑의 원리에서 불의한 자를 제거하는 일은 바로 공동선을 위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 검사 심문 과정에서 이 부분을 분명히 주장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살인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기계적 이해를 넘어 하느님의 손길, 정의와 공동체의 책무를 우선시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침략자와 독재자를 제거하는 일은 바로 사랑과 정의의 실천입니다."

- 김재규 부장의 행업도 정당방위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입니까.
"공동체를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정당방위를 신학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김재규 부장이 철권통치, 영구집권을 꿈꾸는 독재자 박정희를 제거한 것은 바로 공동체를 위한 투신행위입니다. 법정진술에서 확인되었듯이 박정희의 사생활은 말할 수 없이 무질서했습니다. 박선호 과장은 그를 짐승과 같다고 비유할 정도였습니다. 이에 김재규 부장은 우리나라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남과 북 그리고 미국 등 우방국가들과의 우호증진을 위해서도 부도덕한 독재자는 사라져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독재권력의 1차 폭력에 대응하는 공동체의 정당방위 차원에서 우리는 김재규 장군의 행업을 읽어야 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선친의 산업화 행업에 대해 민주화세력이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만들어놔서 그야말로 긍정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새마을운동 등도 복원하기 위해 국회에 예산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입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종합적으로 오늘의 불법 관권선거로 집권한 새누리당과 그 권력자는 양승조 의원 말대로 과거 잘못된 독재자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주장입니다. 김재규 부장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잘 이뤄져야 합니다.

김재규 평전을 우리 모두가 읽고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성을 지닌 아름다운 마음, 약자를 위한 배려, 불의한 자를 타파함이 김재규 장군의 의지였습니다. 이에 그는 "불의한 권력과 부패세력을 퇴치하지 않고서는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정권과 야합한 불의한 재벌, 부패기업들, 부패한 정치세력들을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고 그는 법정에서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 청와대는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창신 신부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정부, 그리고 거짓과 사이비 언론이 말하는 종북몰이, 심지어 사제들에게도 그런 걸 갖다붙이니 그 자체가 모순이며 우스운 일입니다. 강론은 신앙의 영역으로, 하느님의 자리입니다. 성당영역을 정부 공권력이 침해해서 들어갈 수 없듯이, 기도하는 자리, 미사의 영역, 말씀선포의 자리, 그 초월적 영역을 공권력이 넘본다는 발상 자체가 종교에 대한 무지일 뿐 아니라 하나의 폭력이기도 합니다.

불의한 독재자들이 툭하면 정교분리를 말하곤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도 강론에 대한 공권력 개입은 그 자체로 모순입니다. 이때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대적 발언과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이 발표되어 이 모든 거짓 작태들이 쑥 들어가 버렸습니다. 특히 사제들에게 "고통받는 현장으로 가라, 흙이 묻어도 낮은 곳으로 가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대적 외침은 너무 신선합니다. 한국의 거짓언론과 불의한 권력자들이 회개하고 뉘우쳐야 합니다.

종북물이는 오물입니다. 오물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합니다. 하수구에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평화통일이라는 주제를 품어야 합니다."

"종북몰이는 오물... 오물은 쓰레기통이나 하수구에 버려야"

- 박근혜 대통령이 왜 종북몰이를 한다고 보십니까.
"이념갈등과 남북분단은 친일파와 이승만 독재 정권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악용한 불행한 역사의 산물입니다. 박정희 유신독재는 남북분단을 이용해 무고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조작해 고문하고, 죽이며, 18년간 권력을 유지하고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민족보다 정권을 앞세우는 이념갈등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증거입니다.

민족애를 바탕으로 북과 잘 연계해서 화해와 일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고구려·백제·신라 3국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했지만, 1천년이 지난 오늘 삼국시대 역사는 모두 우리 선조들의 역사이며,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 우리 조국의 뿌리입니다. 100년, 200년 뒤 남북 모두 우리 후손들이 기억해야 할 선조들의 삶이 됩니다. 체제와 이념은 달랐지만 북이 좀 어려웠던 시기에 남이 북의 동포들을 도와줬다면 아름다운 역사로 우리 후손들은 칭송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은 유신세력의 집권이라기보다는 친일파가 다시 정권을 잡은 것과 같다는 해석도 있는데 신부님께서는 이같은 정치권의 분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방 당시 친일파들이 그러했듯이 분단이 영업이 되는 겁이다. 전쟁을 부추기고 분단으로 긴장을 고조해서 우리 국민들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겁니다. 1945년 친일파와 그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게 결국 친일, 독재, 분단세력에게 집권할 기회를 준 것이지요. 지금 정권은 또 다시 분단을 빌미로 불법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하는 공안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 뿌리는 바로 친일파, 독재추종자와 똑같다는 것을 우리 젊은이들은 읽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분명한 민족사관을 갖고 정의를 기초로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 민주화운동을 해오시면서 더울 더 민주화와 통일에 대한 역사관을 갖게 되신 거지요?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에서 일하면서 깊이 깨달은 교훈이 있습니다. "일제침략에 맞서 나라 찾기 위해 애썼던 항일독립투쟁, 독립전쟁이 민주화운동의 바탕이 돼야 한다, 해방 공간에서 남북의 통일을 위해 노력하셨던 여운형 선생님, 안재홍 선생님, 김구 선생님 등 많은 분들의 삶이 우리의 자산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위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군부와 맞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애쓴 많은 분들의 노고가 이어져야 민족통일과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항일-반독재민주화-통일운동은 한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줄기이며 오늘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역사적 가치입니다.

일제 강점기 역사왜곡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침략에 맞서 싸워야 한다면 역사왜곡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맞서 싸워야 합니다. 식민사관을 내세워 일본이 우리를 위해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민족정신을 팔아먹는 현대판 매국노입니다. 교과서 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과 이에 동조하는 이들은 매국노입니다.

일제에 항쟁하고, 독재와 맞서 싸우고, 인간중심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모든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을 왜곡하고 역사를 날조하는 이들은 모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독재정권과 야합했던 친일잔재, 독재잔재 후예들로 한나라당, 새누리당 졸개들입니다. 이런 권력지향적 역사관, 늘 분단을 앞세우면서 득을 보자는 역사의식 없는 사람들을 민족사적 관점에서 단죄해야 합니다."

- 한국사회에서 민족사관에 입각한 역사인식이 제대로 박히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오늘의 현실에서 보자면, 언론이 제일 큰 범죄 집단입니다. 구체적으로 저는 <조선일보>를 지적합니다. 저는 한평생 <조선일보>를 지켜봤습니다. <조선일보>의 왜곡된 시각으로는 예수님도 부처님도 모두 조롱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회개했다는 것을 행실로 보여라' (마태오 3,7.8)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마귀들 같아요.

우리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하듯이 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바른 정보를 들어야 합니다. 거짓 소식, 왜곡된 정보를 들으면 우리 판단력은 마비되고 세상에는 온갖 거짓과 갈등이 난무하게 됩니다. 70~80년대는 그래도 뜻있는 기자들이 정론을 위해 독재정권과 싸우고 진실보도를 위해 불의한 정권에 대항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불의한 정권의 하수인, 아니 동업자가 된 조중동과 KBS, MBC, SBS 등 수구 언론은 진실과 사실 보도에 대한 책임과 의무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습니다. 진심으로 "언론의 회개"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 소위 주류언론들이 권력자들과 야합한 채 진실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한 청년의 진실된 자기 성찰과 변화, 회개의 과정도 <조선>과 같은 신문은 왜곡했습니다. "언론과 손잡는 젊은이 일베" 이 사람들이 전부 자본의 노예가 되면서 거짓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해방 당시 남북분단으로 북에서 내려온 젊은이들을 모아 한민당과 김성수 등 친일파들은 통일과 좌우합작을 주장하는 분들을 공격하는 테러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동아·조선>은 이러한 테러행위의 방패막이가 되었습니다.

참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우리가 이겨내야 합니다.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이 없다"(요한복음 1,5) 악의 세력이 교활해도 우리 젊은이들은 언제나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마음을 모아 나라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바른 길을 가기를 기도합니다."

"언론인들, 안녕들 하십니까?"

- 철도노조가 벌써 보름이 넘도록 파업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경찰은 영장도 없이 형사소송법 절차를 어기면서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검거작전을 벌였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안타깝고 가슴 아픕니다. 지금 권력을 가진 정부는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특히 언론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겁니다. 획일적 문화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로 모든 게 움직이는 독재 문화입니다. 언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론인들 안녕하십니까? 자기들이 함께 해야 하는데 조·중·동·종편 같은 거야 공범자들이니 같이 고민할 대상이 아닐 것입니다.

그 외 깨어있는 언론들이 이 부분을 지적하고 시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해야 합니다. 노동자의 권리는 헌법에 보장돼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청와대나 공권력이 침해한다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로 헌법을 스스로 거부하고 짓밟는 범법 행위입니다.

안타깝고 가슴 아프지만 공권력이 남용되는 만큼 그 공권력은 쇠퇴하게 되고 그 정권은 망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서 노동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아픔을 겪게 되니까 저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모든 분들이 말하는 것과 같이 소리치는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게 인간존중의 상식이며 정치도 상식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1년도 안돼 벌써 4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임기가 앞으로 4년 남았는데 신부님께서는 박 대통령이 어떻게 정국을 운영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신학교에서 배운 라틴어 격언에는 페스티나 렌떼(festina lente)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천히 서둘러라. 바쁠 때는 더욱 천천히 하라는 뜻입니다. 두 단어가 모순인데 모순적 행업이 합할 때 조화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음악에도 불협화음이라는 게 있는데 모든 게 불협화음이 아닙니다. 어떤 경지에 올라야 합니다. 정부의 주장과 노조의 주장에 차이가 있고 다를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그 민주주의의 매개가 대화입니다.

'대화를 거치지 않는 공권력 투입은 헌법 위반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권력을 공유하고 있거나 그 주변에 계신 분들이 이 부분을 책임자에게 호소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불안하고 국민들 편에서는 불편하고 노동자들은 강경해지는 것입니다. 그 잘못을 정부는 깨달아야 합니다.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문제가 생깁니다. 그게 독립항쟁과 민주화 과정에서 선열들이 일깨워준 지혜입니다."

- 신부님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1년 내내 비판하면 전부 종북이라거나 대선불복프레임으로 엮어서 일종의 '반역자' 취급을 했습니다. 반대하면 대화로 푸는 게 아니라 잡아들이고 구속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대선불복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불복은 결과로 나온 거고 개표과정에서의 불법성, 선거과정에서 정부기관이 개입한 관권불법선거가 문제의 핵심입니다. 저는 이번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은 3·15 부정선거보다 더 큰 부정선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보부가 앞에 나서고 군 사이버사령부, 보훈처, 정부기관 등이 모두 개입한 불법, 부정선거 아닙니까? 그럼 선거 자체가 무효입니다. 선거법상 관권 불법선거는 시효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고민하고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헌법을 어겼으니 죄송합니다 이렇게 접근해야지, 불복이냐 아니냐 하는 언어의 유희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합니까?
"단어 자체가 틀렸습니다. 하야는 왕정시대 용어입니다. 4·19 민주혁명 당시 "이승만 하야"라고 했는데 이승만 사퇴로 용어를 정정했습니다. 사퇴라고 해야 합니다."

- 이같은 관권부정선거 앞에서 민주시민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명백한 관권불법선거를 묵인하는 것 자체도 민주시민으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것이고 범죄입니다. 정치적 선택은 관권, 부정, 불법 선거로 당선된 자가 해야 할 몫이지만 시민으로서는 부정, 불법, 관권선거라는 것을 알았으니 당연히 사퇴하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꼭 결과가 이뤄져야 행동하는 게 아닙니다. 옳으냐, 그르냐, 정의냐, 불의냐, 하는 가치 판단이 기준입니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그 내용을 주장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관권선거 앞에서 침묵하고 있다면 그런 공동체에 희망이 있겠습니까? 오랫동안 끊임없는 민주화 과정 그리고 지금도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외치는 국민의 소리, 그것은 국민이 깨어있다는 증거입니다. 한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고 민주화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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