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통합진보당을 향했던 '종북 혐오'는 오늘날 성소수자, 이주민, 난민을 향한 혐오와 그 궤를 같이한다. 기득권 우파 세력은 타자와 소수자를 '적'으로 규정하여 내부 결속을 다지는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혐오의 기술은 종북몰이의 핵심 무기인 국가보안법이라는 법적 장치와 결합하여 민주주의의 숨통을 조여왔다.
따라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함께 차별과 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이겨내기 위한 역사적 과제에서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금지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사상의 감옥을 허무는 길과 구분되기 어렵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두 법안의 제정과 폐지를 연결하려는 문제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마찬가지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로막는 세력의 정점에도 극우 개신교와 기득권 보수 정치 세력의 카르텔이 존재한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의 본질을 왜곡하고 과장하는 가짜 뉴스를 유포하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킨다. 특히 핵심에 있는 극우 개신교 세력은 2년 전에 대규모 집회까지 열며 반대에 앞장섰다.
당시에 구약 전문가 김근주 교수는 극우 개신교의 이런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성소수자들을 마음껏 비난하지 못할까 봐' 주일 예배까지 빼먹으면서 200만 명을 모은다? 정말 끔찍하다 싶어요. 미친 짓, 미친 짓의 한자어인 '광란', 거기에 접두사를 하나 더 붙여서 '대광란' 말고는 도대체 이걸 무슨 말로 수식할 수 있나 싶어요."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에 있다. 극우 개신교 쪽의 목소리 큰 사람들을 따라가 보면 우리 사회의 부와 권력을 독점한 사람들과 연결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강남의 대형 교회들은 단순한 신앙의 공동체가 아니라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파워 엘리트들의 허브이며 사교 공간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차별금지법은 교육, 고용, 재화 공급의 현장에서 학력, 성별, 종교, 인종에 따른 차별적 이익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 위협적 장치다. 즉, 차별과 혐오를 통해 돈벌이를 하고 보수적 질서를 유지하려는 세력에게 이 법은 눈엣가시이다. 반공주의와 연결해 복음과 구원을 강조하며 성장해 온 한국 개신교의 위기도 그 배경에 있다.
갈수록 사회적 신뢰와 신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세습하는 교회, 성폭력한 목사, 비리와 부패에 대한 자정이었지만 개신교 우파가 찾은 것은 무슬림,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이라는 희생양이었다. 결국 이들이 유포하는 종교적 논리는 기득권을 포장하고 지지자들을 묶어세우기 위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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