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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암흑기, 대자보보다 못한 방송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2/24 13:10
  • 수정일
    2013/12/24 13: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방송3사 파업지지 인터뷰 0건, 시체가 된 저널리즘
 
육근성 | 2013-12-24 12:20: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지상파와 종편. 펙트를 두 겹으로 에워싸 진실을 가리는 편파보도. 이게 방송언론의 현주소다. 방송 장악을 통해 국민의 눈과 입을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한 무서운 음모가 이명박 정권 때 시작됐고, 박근혜 정권은 그 음모의 수혜자가 됐다.

철도 파업 편파보도, 방송 저널리즘은 죽었다

방송언론의 암흑기다. 철도노조의 파업과 정부의 공권력 남용 사실이 제대로 보도될 리 있겠는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철도노조 파업 하루 전인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방송3사의 보도행태를 분석했다.

파업을 다룬 보도는 총 70건. 쟁점인 민영화 논란을 다룬 건 전체의 10%에도 못 미쳤다. 대부분(43건)이 파업에 따른 코레일의 피해, 시민 불편, 사건 사고 등에 집중됐다. 대단한 편파보도다.

민영화를 반대하는 노조의 입장은 무시한 채 정부의 입장만 강조하는 보도를 내보낸 방송3사. 스스로 언론임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다. 국민을 바보로 만들려고 안달이다. 민영화로 인한 피해보다 파업의 부당성만 잔뜩 부풀린 보도에 속아 넘어가길 바라는 저들. 언론이 아니다.

방송3사, 파업 지지 시민 인터뷰 0건

‘민언련’은 철도파업과 관련해 방송3사의 인터뷰 행태를 고발했다. 방송3사가 10일간 내보낸 인터뷰는 총 138건. 이 가운데 민영화를 반대하는 노조의 입장을 담은 인터뷰는 고작 30건(22%)인 반면, 정부와 코레일의 입장에 선 발언을 담은 인터뷰는 104건(75%)에 달했다.

철도 파업으로 인한 불편과 피해만을 부각시켜 파업의 당위성을 희석시키려는 수작이다.

수신료를 올리려고 안달인 KBS가 가장 편파적이었다.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국토해양부, 검찰, 경찰 관련 보도가 9건이나 됐다.

 

국민들의 반응도 제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보도했다. 민영화 반대와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파업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는 일부의 견해만 부각시켰다. ‘민언련’은 “열흘 동안 방송3사가 내보낸 21명의 시민 인터뷰 중 단 한명도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보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국민 60%가 민영화 반대, 아고라 서명 17만 넘어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며 민영화에 반대하는 많은 시민들이 많다.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파업 지지 서명운동에 참여한 네티즌은 목표 10만명을 훌쩍 넘기며 174316명(23일 현재)을 기록고 있다. 방송3사가 이런 목소리를 짓밟은 것이다.

<다음 아고라/철도 파업 지지 서명 운동>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처한 방송3사. ‘민언련’은 KBS의 경우 편파보도 수준을 넘어 “매도와 이간질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BS는 철도 파업에 “외부세력이 개입해 (정부와 노조 사이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 60%가 민영화에 반대하고 파업을 지지한다. 그런데도 KBS는 대다수의 국민을 불순한 ‘외부세력’으로 규정했다. 국민의 편에 서야할 공영방송이 본분은 내던지고 박근혜 정권 홍보방송으로 추락했다. 이러면서 시청료 더 받겠다니 그 뻔뻔함이 가관이다.

방송3사는 박근혜 정권의 나팔수

“민영화 아니다”라는 정부의 주장만 보도하면서 민영화를 우려하는 철도노조와 국민 대다수의 외침을 묵살하는 방송3사. 만성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KTX를 둘로 나눠야한다는 정부의 황당한 주장을 그대로 베껴 보도하고 있다.

코레일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KTX를 쪼개는 게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방편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수서KTX를 출범시키면 코레일의 적자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KTX를 둘로 쪼갠 뒤 적자노선과 화물운송, 선로관리, 여객운송 분야를 하나씩 떼어내는 식의 민영화를 하려 들 것이다. 수서KTX 출범은 철도 민영화의 전주곡이다.

<저널리즘에 충실한 손석희의 '뉴스9', 외눈박이들의 테러 표적이 됐다.>

한쪽으로만 치우친 ‘외눈박이’ 언론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는 공백을 대자보가 대신하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단순한 아날로그 질문이 유신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정권에 맞서 대한민국 사회를 각성시키고 있다.

1219부정선거, 철도 민영화 꼼수, 쌍용자동차 사태, 밀양 송전탑 강행 등 정치·사회적 이슈의 양면을 조명하지 못하고 한쪽으로만 치우쳐 ‘외눈박이’가 돼버린 언론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대자보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는 획일화된 언론과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며 힘의 논리에 매몰된 ‘불통정권’에 대한 항거이기도 하다.

권력의 시녀가 된 언론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대자보. 저널리즘이 붕괴된 현장에서 자라난 민중의 함성이다.

 

대자보는 ‘민중 저널리즘’

이명박 정부는 교활했다. 집권 5년 동안 진보세력 척결과 보수 일변도의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 방편으로 신문, 방송, 통신사 등을 완벽하게 장악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건 종편 강행 등 방송장악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전 정권이 넘겨준 ‘방송장악’이라는 과실의 수혜자다.

저널리즘이 사라진 빈 공간에 등장한 대자보. 권력에 무릎 꿇은 언론을 대신한 저널리즘이다.

방송3사가 포기했지만 저널리즘은 살아있다. 그게 대자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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