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공 부채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인다.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부터 월스트리트저널(WSJ), 포춘 등 주요 경제지들이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34.7조 달러에 이르는데, 향후 재정적자가 매년 2조달러 가량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증가 추세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미 현 회계연도 동안 누적된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에만 8,920억 달러가 나갈 예정이다.
이는 국방비를 웃도는 금액일뿐더러, 연간 의료보장 지출 총액과 맞먹는다.
미 GDP 대비 국가부채 10년후 122% 육박...지속가능성 없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한 나라에서 생산한 최종생산물의 합계(GDP) 이상으로 국가가 빚을 지게 되면, 해당 경제의 지속가능성이 의심받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99%. 영토 내에서 생산한 총재화의 규모만큼 나라 빚이 있다는 의미다.
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 달러가 건재한 까닭은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뒷받침되기에 나름의 안정성을 가질 수 있는 셈.
그러나 달러의 위상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세계 각국이 달러의 대체제로 금을 모으거나 국제 결제시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흐름이 형성된 시점에서 높은 부채 비율은 달러 신뢰도 하락을 가속하기 마련이다.
지난달 미 국채가 수요부진을 겪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는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리라는 전망을 내놨다.
2024년 99%인 부채 비율이 10년 후에는 122%로 증가하리라는 것.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1946년의 수치인 106%를 가뿐히 넘어서는 수치다. 과도한 군비 지출로 재정건전성이 폭락한 전시경제 당시 수준보다 위험한 정도라는 말이다.
높은 전쟁 지원 비용도 답 없는 부채 비율 원인
여기에는 세계 각지의 전쟁에 대한 미국의 무분별한 지원이 한몫했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750억 달러(지난해 10월 기준), 이스라엘에 최소 125억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최근 미 의회에서 의결된 법안으로 이들 전쟁에 대해 950억 달러의 긴급 지원금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의료보장을 비롯한 각종 복지지출의 증가도 부채비율 증가에 일조할 전망이다.
고령화로 말미암아 전체인구보다 각종 사회보장 수혜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국은 전쟁에서부터 사회보장에 이르는 비용 상승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1.6조 달러의 적자가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적으로 태평하게 부채를 쌓아온 제국은 머잖아 불행한 결말을 맞이했다”며 “국방보다 부채 상환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강대국은 오랫동안 위대함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편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의 조아오 고메스 교수 역시 “현재 연방 지출이 계속된다면 경제와 사회에 심각하고 아마도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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