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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총기난사 사고 사망자 유가족 대책위 긴급 기자회견... "사인 명확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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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P장병 유가족 '진상규명 때까지 장례식 연기'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 5명의 합동분향소가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26일 오후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정확한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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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P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합동분향소 26일 오후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 5명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을 유족들이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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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이고 고질적 문제로 발생한 이 사건을 군 당국이 왕따 등 개인적 문제로 덮으려 하는 것은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유가족들은 군 당국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병영관리를 보면서 임 병장에게도 연민을 느낍니다.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임 병장도 저희에게는 지키고 보듬어야 할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 이에 우리 유가족들은 총기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합니다." 

강원도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고 김영훈 중사의 아버지가 호소문을 읽어내려 가던 중 숨을 멈추고 오열했다. 총기사건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26일 오후 5시 2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GOP총기 사건 관련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숨진 장병들의 사인을 명확히 밝힐 것 ▲총기사건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을 밝힐 것 등을 국방부에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여기서 총기사고와 관련한 국방부와 군 당국의 처리과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는 한편, 사고의 가해자로 알려진 임 병장에 대해 "그도 저희에게는 지키고 보듬어야 할 자식"이라며 "군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며 그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또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로 발생한 이번 사건을 군 당국과 국방부가 왕따 등 개인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5일 오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해당 사고를 언급하며 "전역을 3개월 앞둔 병장이 사고자가 된 이면에는 집단 따돌림 현상이 군에 존재한다"라 말한 데 따른 것이다(관련기사: 김관진 "병장이 사고 낸 이면에는 '집단 따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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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P장병 합동분향소 강원도 고성 22사단 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 5명의 합동분향소가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26일 오후 일반 군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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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희생자 고 이범한 상병의 외삼촌인 노봉국씨는 기자회견 후 짤막한 브리핑을 통해 "어제 제가 조카 부검에 다녀왔는데, 목 옆의 작은 동맥이 끊어졌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상처를 입은 임 병장도 살았는데 우리 조카가 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군 당국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진우찬 상병의 아버지 진유호씨도 "저희도 예쁜 모습으로 아이들을 보내주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이 '왕따를 시킨 가해자'라는 식으로,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가는 것은 원하지 않아 힘들게 (장례식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장관 방문해 긴급 면담... 유족들 "만족할 만한 답변 듣지 못했다"

유족들은 당초 오후 3시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에 앞서 백승주 국장부 차관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긴급 면담이 차례로 예정돼 기자회견을 5시로 미뤘다. 김관진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45분쯤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해 유족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방장관에게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 발생 당시 군 당국은 총상에 의한 사망이라고 했지만, 과다출혈에 의한 사망이 의심되는 소견이 나온다"며 "초동 대처는 어땠고 아이들을 살리려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다음날 오후 3시까지 주검이 방치됐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방부와 군 당국은 임 병장의 개인적인 갈등이 원인인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권침해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보호관심병사 제도 등 안일한 병역관리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당시 피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신속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사건 발생 후 2시간 반 동안이나 외부에 알리지 않아 국민들의 생명을 무방비로 방치한 점 등 총기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앞서 유족들은 군이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인 임아무개 병장의 유서 전문을 비공개하는 이유를 "유가족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또 김 국방 장관의 '집단 따돌림' 언급에 대해서도 장례 일정을 취소하는 등 강한 항의를 드러냈다. 

한편,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인 임아무개 병장은 26일 오후 1시 25분쯤 강원 강릉시 국군강릉병원으로 옮겨졌다. 임 병장은 24일 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자살을 시도한 후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졌으며, 26일 오후 현재는 수술 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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