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보수단체의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고발 및 수사 기소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에도 여러 건의 ‘대통령 명예훼손’ 검찰 수사 뿐 아니라 법원 판결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는 꼼수다’ 멤버이자 국민TV 부국장 겸 라디오팀장인 김용민 PD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트위터에 “부정선거로 당선된 것들이 반성은커녕 큰소리 떵떵 치니. 이 정권은 불법정권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 애비도 불법으로 집권했으니. 애비나 딸이나”라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지난 1월말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 주옥순씨로부터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했다. 이후 수원지검 담당 검사가 지난 2월말에서 3월초 김 PD에 전화를 걸어 출두를 제안했으나 출두하지 않았다. 

김 PD는 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수원지검 검사에게 ‘뭐 이런 것이 수사감이냐’고 했더니 그 검사가 ‘수사감’이라면서 ‘안나오겠다는 것이냐, 내 마음대로 하라는 얘기냐’고 물었다”며 “그래서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 검사님 마음대로 하시라’고 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김 PD는 이밖에도 지난 2012년 대선 때도 박 대통령과 관련해 트위터에 ‘본인은 사이비종교 교주와 20년 간 협력관계를 맺고, 신천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라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 등으로부터 고소 당했다. 

   
김용민 국민TV 부국장 겸 라디오팀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PD 역시 황 대표와 이상일 당시 새누리당 대변인, 한기총 목사를 맞고소했다. 김 PD는 “문장의 맥락상 사이비종교 교주는 최태민을 지칭한 것인데, 엉뚱하게 해석해 날 고소했으므로 맞고소한 것”이라며 “고소인 조사를 받은 이후 아직 검찰에서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김 PD는 ‘애비나 딸이나’라는 트윗글이 막말이라는 비난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그 말이 아니라 ‘부정선거로 당선된 것들’이라는 말이 불편해 문제 삼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 명예훼손 고발 및 수사가 남발하는 것에 대해 김 PD는 “박 대통령이 자연인이고 일반인이면 왜 비판하겠느냐”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명예훼손이라 한다면 대통령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혐의로 나를 수사하겠다면 협조해달라지 말고 그냥 잡아가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대선기간 중 ‘박근혜 억대 굿판 벌였다’는 트윗글을 썼다가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원정스님(정정희)도 최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지난 5월 8일 판결문에서 △원정스님에게 말했다는 초연스님(이아무개씨)이 법정에서 원정스님에게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굿한 적도 없다고 진술했으며 △굿한 장소와 시간을 원정스님이 대지 못하고, 그밖의 신빙성 있는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12월 원정스님이 올렸던 '박근혜 굿판' 관련 트위터 글.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원정스님은 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2012년 6월 면목동 구룡사에서 초연스님과 조세형씨를 함께 만났고 당시 들은 사실을 트위터에 쓴 것”이라며 “그는 어느 법당이라고까지 했으나 말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5년짜리 공무원으로, 노무현은 ‘대통령에 욕 안하면 어디다 욕하느냐, 스트레스 풀린다면 욕하고 계란 던지라’ 했다. 어느 나라나 다 이렇다”며 “부정선거로 집권한 정권이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고 나같이 힘없는 사람을 재물 삼아 재단에 올려놓은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