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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구글대표단방북을 왜 두려워하나?

 

 

 

오바마, 구글대표단방북을 왜 두려워하나?
 
<분석과전망>대북적대의 종식이 불러올 충격파를 줄이기 위한것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3/01/08 [21:07] 최종편집: ⓒ 자주민보
 
 

1. 케리 국무장관과 헤이글 국방장관이 만들어낼 안보라인의 결정적 의미

오바마 미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방장관에 척 헤이글(67)을 지명함으로써 오바마2기의 대북정책기조는 사실상, 대화 쪽으로 확정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헤이글은 대북유화파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다. 과거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날선 공격을 아끼지 않았던 데에서 그것은 대표적으로 확인된다. 그는 부시의 대북고립정책에 대해서 줄곧 반대를 했었으며 특히 이라크전쟁을 비롯하여 아프카니스탄전쟁 등까지도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는 물론 이란제재에 대해서도 찬성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유대인들의 대미영향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을 하는 등 반 이스라엘태도까지 갖고 있다.
공화당 소속으로서는 이례적이라할 만도 했다. 1996년 처음 상원에 진출한 이래 줄곧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해왔던 헤이글은 2008년에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었을 정도로 미국에서는 실력 있고 비중 있는 정치인이다.

오바마 대북정책의 전환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특히 지난 해 말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존 케리 상원의원이 국무장관에 지명되면서부터 대북정책 전환의 기류는 확연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케리 국무장관지명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거물급 정치인으로서 오바마가 집권 1기 내내 대북적대정책을 고수하고 있을 때 북미양자회담 개최를 주장할 정도로 대북유화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오바마가 대북정책을 대화 쪽으로 그 기조를 바꾸게 된 것은 자신의 대북적대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아무런 성과를 내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적 평가에 기초한 것으로서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구체적으로 대북적대관계를 완화하는 방향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2.그런데 왜, 미국은 구글회사대표단 방북에 난리인가?

분석가들에게, 오바마가 대북정책을 대북적대관계 완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그에 대해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현상들은 크게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그 현상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이다.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9명의 미국 구글회사 대표단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7일 방북했다. 슈미트 회장은 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으며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고문인 한국계 미국인 토니 남궁씨, 구글의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의 재러드 코헌 소장 등도 동행했다. 방북기간은 3박4일이다. 방북에 앞서, 리처드슨 전 지사 측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방북이 개인적, 인도적 목적이라고 밝혔다.

구글회사 대표단의 방북은 돌출적인 행동으로 평가받을 만한 행보는 결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자세히 보지 않아도, 전환이 분명하게 예고되고 있는 오바마2기의 대북대화책과 상당히 부합하는 측면이 많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회사 대표단 방북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불편한 심기를 심각하고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두 차례에 걸쳐서이다. 미 국무부는 먼저, 방북 시점을 문제 삼았다. 지난해 말 북이 광명성3호를 발사한 이후 미국이 동맹국들과 대북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국무부는 이어 방북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기를 올려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국무부는 “그들은 미국정부의 어떤 메시지도 가지고 가지 않는다”고 강조하여 표명하는 등 우려와 반발을 많이 갖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구글회사 대표단의 방북에 대해 미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을 두고 분석가들은 미국 내의 대북강경세력들의 반발을 의식한 행보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지만 이는 아무래도 옹색해 보인다. 이번 구글대표단의 방북은 일정이 마무리되고 미행정부에 그 내용들이 확인되고 나면 그 정치적 성과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 드러날 수 있기는 하겠지만 이전에 있어왔던 고위급인사의 방북과는 달리 봐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는 정세적 측면에서 그렇다. 이전에 있었던 미고위급인사의 방북은 대결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결의 출구전략으로 그것도 일회적으로 모색되었던 것이거나 그 방식 역시도 돌출적인 측면이 없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러했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방북은 대북화해정책으로 전환이 확고해지고 있는 조건에서 그에 부합하는 행보인 것이 분명한 것이다. 오히려 문제는 구글회사대표단의 방북에 대해 한사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미국정부의 입장과 태도가 더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일부 분석가들이 구글회사 대표단의 방북에 대한 미정부의 부정적인 태도를 주요하게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유이다.


3. 현 시기 북미대결전의 상태를 정확히 읽어야 북미대결전의 향방이 보인다.

현 시기 북미대결전의 현주소 그리고 그 향방을 제대로 가늠하는데서 주요하게 보아야할 정세지점이 약 네가지라는 것은 특별하게 강조될 필요가 있다. 모두 다 지난 해에 있었던 사건들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8월 25일 동부전선 시찰길에서 진행한 8.25 경축연설을 필두로 해서 4월 15일에 있었던 열병식과 12월 12일 광명성 3호 발사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7월 말에 있었던 북미싱가포르회동이다.

<나는 이미 서남전선의 최전방부대들에 나가 적들의 무분별한 추태를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예리하게 살피며, 만약 적들이 신성한 우리의 영토와 영해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적인 섬멸적 반타격을 안기고 전군이 산악같이 일떠서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 수표하였다>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8월 25일에 했던, ‘선군혁명 시작 52주년’을 기념하는 연설에 담겨있는 핵심내용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 연설에서 <도발에는 즉시적인 대응타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이것이 우리의 원칙적 입장이며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정세분석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2012년 8.25연설을 조선인민군 총사령관으로서 미국을 향해 ‘조국통일대전’ 준비완료를 선포한 연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조국통일대전’이라는 용어와 함께 사용한 ‘판가리 결전’ 그리고 “우리의 참을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문장을 구사한 것 등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2012.8.25연설에 대해 많은 정세분석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미대결전의 종식경로에 전쟁이라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2012.8.25연설이 전쟁방식을 통한 북미대결전의 종식경로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한다면 그에 대해 실물적으로 뒷받침을 해준 것이 4월 15일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리고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입증해보인 12월 12일 광명성3호 발사였다. 북이 지난해 헌법에 핵보유국이라고 명시를 한 조건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능력까지 확실하게 보여준 현실은 군사적 압박을 중심으로 해왔던 미국의 대북붕괴정책의 파탄을 의미해준다.

이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미대결전의 종식경로에는 전쟁이 아닌 다른 방식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나선다. 19년만에 부활시킨 올해 육성신년연설을 통해서이다.

<혁명무력은 위대한 수령님 탄생 100돐경축 열병식을 통하여 사상과 신념이 투철하고 그 어떤 강적도 타승할 수 있는 우리 식의 현대적 무장장비를 갖춘 백두산혁명강군의 무진막강한 위력을 시위하였으며 적들의 끊임없는 전쟁도발책동과 반공화국모략소동을 걸음마다 단호히 짓부시고 조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였습니다>
이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육성신년사를 통해 내리고 있는 지난해 열병식에 대한 규정이다. 북미대결전에서 북이 앞세우고 있는 군사무력에 대한 강조이다.

<장군님의 유훈을 빛나게 관철하고 주체조선의 우주과학기술과 종합적 국력을 힘 있게 과시하였습니다. 100% 우리의 힘과 기술,지혜로 과학기술위성 제작과 발사에 성공한 것은 태양민족의 존엄과 영예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 세운 대경사이며 천만군민에게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 특대사변이였습니다.>
신년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언급하고 있는 이것은 인공위성발사에 대한 규정으로서 군사적 측면과 더불어 경제강국과 결부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육성신년사를 통해 군사강국 그리고 경제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한 것은 북미대결전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종식시키는 데에서 군사력과 경제력을 주요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미.대남관계와 관련된 신년사의 내용들은 전반 기조에서도 확인되듯이 대화기조를 중심으로 잡아놓고 있는 것이다.

북미대결전이 대화기조로 잡혀나가게 되면 당장에라도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해 7월말에 있었던 북미싱가포르회동이다. 전쟁억지력으로서의 군사력과 생활력으로서의 경제력을 앞세워 북미대결전을 대화방식으로 종식시켜나가게 될 때, 그때 해결해야할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서 미리 보여주고 있는 것이 그 북미싱가포르회동인 것이다. 그 회동에서 북은 비핵화 조건으로 평화협정체결,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4.시끄럽거나 복잡해도 돌이킬 수 없는 대화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듯

이 네가지 정세지점을 중심에 틀어쥔 다음 가장 단순하게 접근을 해도 분명하게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정세가 미국에게 대화냐 대결이냐를 선택의 문제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강제하고 압박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좀 더 세밀하게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의외의 상황이 준비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정세가 대화냐 대결이냐에서 벗어나 이미 대화국면에 진입했을 때 벌어질 상황을 염두해두고 전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해보자면 대북적대관계를 단순히 완화하려는 미국과 적대관계를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종식시키려는 북과의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다.

미 정부가 두 고위급인사의 방북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 대화국면을 조성하고 적대관계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자칫 그것이 적대관계를 아예 청산하려는 북의 거침없는 대화공세에 말려들 것에 대한 우려의 표현일 수도 있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항상 팽팽하게 대립을 치는 적대국을 필요로 하는 제국주의국가에 있어서 60년 이상을 치열하게 대립해왔던 적국과의 적대관계의 급격한 청산은 제국주의에게는 자칫 정치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조성할 수도 있는 측면이 있다. 더구나 경제위기에 내몰려있는 정세 하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를 두고 통일학 연구소 한호석 소장은 최근의 기고문에서 ‘미국판 급변사태’라는 재미 있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위기가 최소한의 가능성이라도 갖고 있다고 한다면 이는 미국으로서는 충분히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로 된다. 이른바 연착륙전략을 미국은 고민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론에 따르면 미 고위급인사의 방북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는 결코 단순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그에 따라 흥미롭다고 말하고 말 그런 성격의 문제 또한 아닌 것으로 볼 수있다. 대북적대관계청산이 불러올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연착륙전략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론이 이후 정세발전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하는 것 때문에 근거가 약할 수는 얼마든지 있다. 그로부터 과도한 분석이라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과도할 수 있는 그 측면은 그러나 이 추론을 완전하게 부정하는 데로까지는 나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회사 대표단의 방북을 둘러싸고 감지되고 있는, 사소할 듯이 보이는 약간의 쟁점들은 대화를 부정하는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며 다만 대화국면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 하는 범주의 문제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연구해왔던 수많은 대북전문가들은 북의 최근에 보이고 있는 많은 모습들에서 북에 대해 반세기 이상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며 군사적으로 압살하려했던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이 이제 더 이상 존재이유를 갖기 힘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북미대결전이 대화냐 대결이냐에서 벗어나 바야흐로 대화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대화의 국면에 있게 되는 곡절과 복잡함 그리고 시끄러움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세기를 훨씬 뛰어넘는 장구한 세월의 결전이었고 그 치열성으로 치면 역사적 전례가 없을 정도인 것이 북미대결전이다. 북미대결전을 한없이 단순화시켜내서는 북미적대관계를 ‘단숨에’ 종식시켜내려는 북과 이에 맞서 적대관계를 서서히 완화시키려는 미국의 대립대결은 기본적으로 격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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