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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는 유럽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영국에서 투표에 참가한 사람은 3300만 명 정도였지만, 그 투표 결과는 EU에 살고 있는 5억 명 이상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다.
52% 대 48%로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한 투표는 영국 뿐 아니라 27개 EU 가입국에게 있어서도 역사적 순간이다.
“오늘은 유럽과 유럽 통합 절차의 전환점이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브렉시트 발표 후 한 말이다.
“전진하기 위해서는 유럽은 예전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가 금요일에 말했다.
유럽에 난 영국 크기의 구멍
영국의 경제 규모는 독일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군대를 가진 국가 중 하나이며, 프랑스와 함께 EU 최대 핵발전소를 가지고 있다.
영국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에 나타난 유럽 단체의 가장 오래된 회원국들 중 하나다. 영국은 EU 이전에 1973년에 주로 경제 연합으로 기능했던 단 9개 국가만의 단체 EEC의 회원국이기도 했다.
목요일 투표 이후 영국은 최초의 EU 탈퇴 국가가 될 것이며, 영국의 빈 자리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최초의 도미노?
EU 지도자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브렉시트가 전염 효과를 갖지 않게 하는 것이다. 금요일에는 그들은 영국이 신속하게 EU에서 탈퇴할 것을 요구했으며, 분석가들은 유럽 지도자들이 연이은 이탈을 막기 위해 앞으로 EU와 영국이 협상할 때 세게 나올 것이라 예측한다.
그러나 유럽에 대한 회의가 대륙 전체에 퍼지지 않도록 하는 심각한 문제가 남아있다. 최근 퓨 조사에 의하면 영국인들 중 44%는 EU를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프랑스 인의 불과 38%, 그리스 인의 27%만이 EU에 대한 호의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여러 EU 국가들에서 반 EU 정당들이 지지를 얻고 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내년 대선 설문조사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프랑스도 EU에 대한 투표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극단주의자, 포퓰리스트들의 위험이 엄청나다.”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금요일에 한 말이다.
내년에 선거가 있는 네덜란드에서 이민에 반대하는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스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며 EU 탈퇴 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영국 만세! 이제 우리 차례다. 네덜란드 투표를 할 때다!
브렉시트의 가능성은 이미 EU 내 영국의 가까운 동맹인 스웨덴 내에서 투표 논의를 일으켰다. 한편 채무 위기 때문에 최근 여러 번 유로존 및 EU 탈퇴 직전까지 내몰린 그리스에서는 대통령이 위기의 징후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이 결정은 존중 받겠지만, 유럽 안의 정체성 위기를 보여준다.”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금요일에 한 말이다.
외국인 혐오를 불러일으킨다는 비난을 받은 격렬한 반 EU 캠페인을 펼친 영국 독립당의 나이젤 파라지는 유럽 해체의 가능성을 축하했다.
“이번 투표의 다른 큰 영향은 영국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유럽의 다른 곳에서 일어날 일들이다. EU는 실패하고 있다. EU는 죽어가고 있다. 나는 우리가 벽에서 첫 벽돌을 뺀 것이길 바란다.” 금요일에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그가 한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결합
유럽의 종말이라는 파라지와 르펜의 예측은 과장된 것일 수 있으나, 브렉시트 투표는 EU의 가장 근본적 교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러한 교리가 강화될지 버려질지는 남은 27개국들이 유럽의 미래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 능력에 달려있다.
EU를 설립한 원칙 중 하나는 오랜 전쟁의 상처를 입은 대륙에서 평화의 수호자가 되자는 것이었다. 최초 가입국들(영국은 없었다)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이러한 결합이 거대한 관료제와 정책 결정 기구로 변했다고 느낀 영국의 EU 회의자들을 오래 전부터 괴롭혔다. 영국의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는 올해 초에 영국의 EU 탈퇴를 협상했지만, 투표를 막을 수도(그는 잔류를 요구했다), 자리를 지킬 수도 없었다(그는 금요일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EU는 개혁을 할지, 개혁을 한다면 어떻게 할지, 새 가입국들을 계속 받을지, 남아있는 가입국들을 어떻게 통합시킬지 결정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통화 결합?
유럽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1995년에 도입한 통화 유로화다.
2008년의 금융 위기는 재정 정책을 공유하지 않는 19개국(영국은 포함되지 않음)의 통화 동맹에 큰 위기를 노출했다. 당시 EU 가입국들, 특히 남부 유럽 국가들의 금고가 바닥이 났지만, 자국만의 통화나 부유한 나라들의 재정 지원이 없었던 그들은 회복을 독려할 수단이 거의 없었다.
동시에 EU는 이자율을 높이고 대출에 대한 대가로 강한 긴축 정책을 강요해 부채가 많은 유럽 변방 국가들의 경제적 고통을 심하게 만들었다. 유럽 국가 중 부채가 가장 많은 그리스는 경제를 망가뜨린 부담스러운 부채 상환의 고리 속에 있다.
분석가들은 브렉시트가 일부 유럽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를 부추길 수 있으며, 브렉시트가 유럽 대륙의 경제 문제를 심화시킬 경우 그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 한다. 이 위기로 인해 유럽이 더 강한 재정 통합을 고려하게 될 수도 있으나, 브렉시트가 EU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킬 경우 정치적으로 아예 논의조차 나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유럽의 국경 폐쇄
EU 영토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는 EU의 주요 원칙은 이미 극도의 압박을 받고 있다.
EU 시민들은 모든 EU 가입국을 자유롭게 방문하고 일할 수 있으며, 이민의 수준에 대한 우려가 영국의 EU 탈퇴 캠페인을 지배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살고 일하고 있는 2백만 명 이상의 EU 시민들의 지위가 브렉시트에 대한 EU-영국의 협상의 안건이 될 것이다.
영국은 유럽의 내부 국경 개방 정책을 전적으로 받아들인 적은 없었다. 영국은 1995년부터 유럽의 국경을 해체하고 대부분의 유럽 시민들이 여권 없이 유럽 대륙을 다닐 수 있게 한 솅겐 조약에서 빠졌다.
그러나 작년에 1백만 명이 넘는 난민과 이민자들이 유럽 대륙에 들어오며 유럽 국가들이 출입국 관리를 다시 시작하고 울타리를 세우기도 하면서 솅겐 조약은 약해졌다. 파리와 브뤼셀의 테러는 유럽 시민들이 국경에서 당국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다. 최근 2년 동안 솅겐 조약을 아예 유예하자는 주장이 드셌다.
“유럽은 이민 등의 주요 문제에 대해 유럽 자신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강화시킬 수 있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 때만 강하다. EU는 그런 답을 내놓는데 실패했다.” 헝가리의 우파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브렉시트 투표 이후 한 말이다. 오르반은 작년에 최초로 국경을 걸어 잠근 유럽의 지도자 중 하나였다.
EU는 국경의 난민 위기에 대해 일관성 있는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터키에서 배를 타고 오는 난민들의 행렬을 끊겠다고 했으나 그리스에는 수천 명의 난민들이 발이 묶여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EU가 겪은 위기는 곧 유럽 통합의 위기다. 유럽에 대한 난민 위기가 있었을 뿐 아니라 난민에 대한 유럽 위기가 있었다.” LSE의 팀 올리버가 이번 달에 쓴 글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Brexit Will Fundamentally Change The Future Of Europ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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