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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사드 갈등 평행선 그었다

 
당면 무역문제에 집중, 북핵은 원론적 입장 발표에 그쳐
2017.04.08 13:08: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만남은 별다른 합의 없이 마무리됐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고, 북핵은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에 그쳤다. 

양국 정상은 6~7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 주 마라리고 리조트에서 만찬(6일)과 확대 정상회담 및 업무오찬(7일)을 잇따라 열었지만 회담 결과를 정리하고 이를 대외에 알리는 공동 기자회견이나 공동 성명 발표는 하지 않았다.  

대신 7일 미국 국무·재무·상무장관이 회담 결과를 간략히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시 주석은 북한의 핵(개발)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을 공유했다"면서 북핵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중국과 협력을 언급하면서도 "이 사안(북핵)을 중국과 조율할 수 없다면, 우리는 독자적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이 북핵 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군사적인 방안을 포함해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양국 정상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8일(한국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를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플로리다 주 마라리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북핵이나 사드 대신 시간을 할애했던 분야는 무역 문제였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양국 정상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해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로스 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100일 계획"이라고 추켜세우며 이 계획이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했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양국의 첫 포괄적인 경제 대화를 7일 실시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합의한 '100일 계획'의 구체적인 모습이나 향후 교섭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과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관세 45% 부과,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왔기 때문에 세부 조율에서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중국이 미국과 관세 및 환율 등 무역 문제를 조정하는데 합의했다는 것 자체는 시진핑이 미국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로 읽힌다.  

한편 미중 양국 정상이 한반도 정세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당장 북핵 문제의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우수근 상하이 동화대학교 교수는 "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내용은 지극히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우 교수는 "그럼에도 트럼프와 시진핑은 양국관계에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자신들의 문제를 풀어가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저들이 아니고 저들 또한 우리가 아니다"라며 북핵과 사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결국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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