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4.3.18시당논평>민중은 죽든지 말든지...

<2004.3.18시당논평>민중은 죽든지 말든지...

 

<논평>
민중은 죽든지 말든지...
박일수 열사 분신대책위 체포영장 발부

온 나라가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분노로 뒤덮혀 있는 지금, 노동자 농민은 그 어디에도 설자리가 없다. 울산에서는 자신의 몸을 불태우며 비정규직의 인간다운 삶을 열망한 故박일수 열사의 차가운 시신을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편히 눕히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제는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박일수열사 분신대책위' 3명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 조합원 3명에 대해 경찰은 3월 17일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3월 4일 노대통령이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나 "현대중공업의 비정규 노동자 문제에 대한 노사공동조사"를 ‘진실한 표정과 말투로’ 약속한 바 있으나 꿩 구워먹은 소식이다.
체포영장이 주는 교훈은 “탄핵 정국에도 민중 탄압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하청 노동자들은 눈에 철심이 박히는 산재를 당해도 당당하게 산재보험을 신청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노동조합을 만들어도 자신이 조합원 신분이라는 것을 떳떳하게 못 밝히는 사회이다. 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더라도 "비밀 조직원"이 되어야 하는 사회가 참여정부 노무현 정권의 시대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생지옥" 앞에 그들이 서 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은 탄핵안에 찬성표 던질 시간은 있으나, 자신의 공장에서 산재로 죽어가는 노동자들과 비정규직의 인간다운 삶에 대해서는 관심도, 의지도 없다.

한-칠레 FTA 가결과 100년만의 폭설로 농민들의 허한 마음은 기댈 데가 없다. 그나마 복구 일손에 나서던 경찰들은 촛불집회를 막기 위해,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 도시로 돌아갔다. 3월 15일에는 이번 폭설로 양돈장을 모두 잃은 농민이 소주에 극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노동자, 농민을 외면하는 데에는 여와 야, 무소속이 따로 없다. 이들에게 '민생'은 죽은 단어이다. 끝없이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영겁의 형벌! 지옥의 공장, 죽음의 농토는 2004년에도 계속될 것인가?

2004. 3. 18. 민주노동당부산시지부 대변인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