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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3.31시당논평>박근혜의 눈물, 노무현의 눈물, 노동자 민중의 피눈물


<2004.3.31시당논평>박근혜의 눈물, 노무현의 눈물, 노동자 민중의 피눈물

 

<논평>
박근혜의 눈물, 노무현의 눈물, 노동자 민중의 피눈물
민중의 가슴을 겨누는 ‘악어의 눈물’

한나라당 박근혜 당대표는 30일 KBS 총선 정당 연설에 나와 눈물을 흘렸다. 4천만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랑의 리퀘스트" 사회자도 시청자들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하는데, '경제 IMF'에 이어 '정치 IMF'를 이끈 '한나라당 대표'가 TV에 나와 눈물을 흘리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눈물의 의미'가 60-70년대 경제를 일궈오면서 숱한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선배 노동자, 농민에 대한 '참회의 뜻'을 담았다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넘어가겠다. 아버지의 과오와 귀족정당에서 호의호식한 자신의 과거를 서민들 앞에 밝히면서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면 모르겠다. 타인의 눈물 앞에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눈물을 흘린 대목이 바로 '독재자 박정희'를 회상하면서라니, 한나라당의 궁한 처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에게는 '기억의 정치'를 위한 '감성의 장치'가 필요할 지도 모르나, '죽은 독재자가 산 자를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딸이 죽은 자를 기념할 수는 있으나, 산 자를 죽은 자의 노예로 삼아 총선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영매(靈媒)로서의 박근혜'라니. 불행히도 시대착오적 '기억의 정치'는 효력을 다했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노무현 후보가 눈물을 흘린 후 노동자 서민에게 보여준 기막힌 외면을. 노무현이 흘린 그 뜨거운 눈물은 자신을 지지해준 서민에 대한 '화려한 배신'을 감추는 눈물이었다는 것을.
산재로 불구가 되도 하소연할 때 없는 800만에 달하는 비정규노동자, 380만명의 신용불량자, 내일 발효되는 한-칠레 FTA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 400만 농민들, 추모제 조차 폭력경찰에게 맞으면서 치러야 하는 장애인들, '빈곤자살'과 '버려진 노인들', '오갈 때 없는 청년실업자'. 이들의 눈물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아니 이들에게는 더 이상 흘릴 눈물샘이 말라버렸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2004. 3. 31. 민주노동당부산시지부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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