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예스맨>과 <뉴 엘도라도>

★ Dan Olman/Sarah Price/Chris Smith, 예스맨(The Yes Men), 2003

 

 

반세계화 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다.

영화는 gatt.org라는 도메인을 가진 WTO 사이트와 똑같이 생긴 패러디 사이트부터 시작된다. (WTO 웹사이트와 비교해보면 정말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이 페이지 같은 내용이 들어있거나 다른 캠페인 사이트로의 링크들이 곳곳에 있다.) 이 사이트를 진짜 WTO 웹사이트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들로부터 강연 등에 초청하는 메일을 받고 예스맨들은 WTO 관계자로 행세하며 WTO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 보이려 한다.

핀란드에서 열린 섬유산업관련 세미나에서 예스맨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양복 아래 입고가서 세미나 도중에 이를 청중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한다.(바로 위 사진 오른쪽의 복장이다) 그 복장은 남성 성기 모양을 한 노동자 감시 기구가 달린 것인데, 사실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지만 친절하게도 이들은 마초적인 폭력성을 자본의 폭력성에 비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단 설명을 장황하게 곁들여준다.

예스맨들이 미국의 한 대학, 호주 등 전세계를 돌면서 WTO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계속 하다가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 과정 자체는 상당히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져서 나오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 마지막에 찍혀 나오는 United Artists에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긴 했지만.ㅎㅎㅎ

반세계화 운동이 그 자체로 자발적인 연대와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하고 있어서 이런 활동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로운 운동들은 대부분 제1세계 활동가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 풍자 이상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역시 잘 모르겠다. 제3세계에서 저런 방식의 운동이 펼져지기 힘든 것은 그것이 자신의 현실이기 때문인 것인지.

 

인권영화제 홈피의 소개글

영화에서 한 번 들어와 보라고 소개한 theyesman.org

이 영화의 공식사이트인 것 같은데, 역시 MGM-UA다-_- 배급이란 문제에 있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 Tibor Kocsis, 뉴 엘도라도(New Eldorado), 2004

 

역사적으로 금광을 끼고 발전한 루마니아의 로지아 몬타나라는 마을의 이야기이다. "골드"라는 이름(이름도 참...)의 캐나다 회사의 대규모 개발이 시작되려 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골드"에 맞서 싸우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모두의 인터뷰로 영화가 구성되는데,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와 이제와서 어디로 가야겠냐고 말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재개발 지역에서 벌어지는 철거민들의 싸움과 (그만큼 처절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자본의 물량 공세와 함께 공동체는 깨어지고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이해관계가 드러나고 외부에서 이들을 지원해주는 이들도 있다.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이 프로젝트가 결국은 "골드"사의 뜻대로 진행되고 만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여기는 이웃 지역의 금광이다.
로지아 몬타나에 세워질 금광은 이것의 4배 규모라고 한다.

 

사실 혜리씨의 추천 중에 "아름다운 미장센"이란 말에 혹해서-_- 이 영화를 보러 간 것이었는데, 스크린에 나온 로지아 몬타나의 모습만 봐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임을 알 수 있다. 서양의 숲 하면 뾰족뾰족한 나무와 거친 산이 생각나는데, 이 곳은 그런 이미지와 다른 모습이었다. 음악도 상당히 맘에 들었는데, 루마니아 전통 악기를 사용한 전통 음악인지, 마치 아일랜드의 전통 노래처럼 애절한 느낌이 드는 음악이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던 듯.ㅎㅎ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정말이지 동유럽은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사실만을 재확인=_=

 

인권영화제 홈피의 소개글

영화의 공식 홈피...로 보이는 곳

 

+ 진보네의 트랙팩에 트랙백 보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