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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사회를 얘기할 때 빼놓지 않고 인용되는 <1984>를 최근에야 읽게 되었다.(생각해보면 이런 책들이 무지 많지 않은가. 인용된 회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원전은 읽기 싫어진다.) "빅브라더"는 각종 글이며 매체에 등장하는 일반명사이며, <1984>의 감시/통제 시스템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트루먼쇼> 등 수많은 영화에서 그려지고 있다. 어쩌면 <1984>의 디스토피아는 미디어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CCTV, 도청, 네트워크 감시 등을 통해 이미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1984>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에는 이러한 감시사회의 모습이 큰 이슈가 되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감시사회에 대한 논의가 일반화된 요즘 이 책을 읽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과거"의 의미에 대한 해석 방식이었다.
소설에서는 세 개의 초강대국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유라시아, 동아시아, 그리고 소설의 무대가 되는 런던이 속한 오세아니아가 그들인데, 이들은 모두 전체주의 국가들로 언제나 서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전체주의 국가의 지배방식을 거부하고 프롤라타리아 혁명을 주장하는 반체제 단체 "형제단"을 대표하는 골드슈타인의 저작에 따르면, 이 세 초강대국은 대중들을 국가에 헌신적으로 몰입시키기 위해 언제나 전시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실제로 대규모의 전투는 벌어지지 않고 국경 근처의 국지전만이 벌어지고 있지만, 전쟁의 승리를 보도하고 광적인 애국집회를 열고 스파이단 같은 애국적인 자치단체들의 활동을 통해 국가에 대한 충성을 보장받는다는 것이다.
오세아니아에는 세 개의 정부기관이 있다. 그들은 계획경제를 총괄하는 풍요부, 대중을 감시하고 사상을 통제하는 애정부, 그리고 현재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역사를 날조해내는 진리부인데, 주인공인 윈스턴은 진리부에 근무하면서 누군가가 숙청되면 과거의 신문, 서적 등의 모든 문헌에서 그 사람의 자취를 없애버린다던지, 풍요부에서 계획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배급을 줄인다는 발표를 하면 과거의 발표 기록을 수정한다던지, 또는 빅브라더의 예언이 사실과 달랐을 경우 과거의 발언 기록을 바꾼다던지 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진리부의 활동은 매우 인상적이다. <1984>의 오세아니아에서 "과거"는 더 이상 "이전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다. 국가의 판단에 따라 과거의 기록은 일괄적이면서 체계적으로 변조되고 가공된다. 또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과거의 사실들은 "이중사고"라는 정신훈련을 통해 왜곡되고 잊혀진다. 영화 <메멘토>에서는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라고 하지만, 기록과 기억을 동시에 왜곡시키는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과거란 의미없는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 상충되는 단어들을 대비시켜놓은 진리부의 모토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전체주의 국가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법은 모순적인 것 같으면서도 가장 확실한 대중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책 말미에 왠지 익숙한 문장이 나온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바로 RATM의 "Testify"에 나오는 말이었다-_-
ps. <1984>에 대한 레퍼런스를 찾아보려고 구글을 뒤져봤는데,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는 얘기지만) <1984>는 정보사회의 감시와 통제를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파들 역시 이 텍스트를 많이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 머리나쁜 인간들은 <1984>가 스탈린주의 체제의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비판으로만 보고 얼씨구나 한 것으로 짐작된다. <1984>가 분명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조지 오웰이 지향했던 사회는 머리나쁜 우파들이 생각하는 사회와는 다르다고 보여진다.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경력이 있으며 민주적인 사회주의를 지향했다. CRM이나 RFID를 통한 소비자 행동 분석은 대기업 말고는 누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나...
Testify
Rage Against The Machine
The movie ran through me
The Glamour subdue me
The tabloid untie me
Im empty please fill me
Mister anchor assure me
That Baghdad is burning
Your voice it is so soothing
That cunning mantra of killing
I need you my witness
To dress this up so bloodless
To numb me and purge me now
Of thoughts of blaming you
Yes the car is our wheelchair
My witness your coughing
Oily silence mocks the legless
Boys who travel now in coffins
On the corner (corner)
The jurys sleepless (sleepless)
We found your weakness (weakness)
And its right outside your door
Now testify
Now testify
Its right outside your door
Now testify
Yes testify
Its right outside your door
With precision you feed me
My witness Im hungry
Your temple it calms me
So I can carry on
My slaving, sweating,
The skin right off my bones
On a bed of fire Im choking
On the smoke that fills my home
The wrecking ball is rushing
Witness your blushing
The pipeline is gushing
While here we lie in tombs
While on the corner (corner)
The jurys sleepless (sleepless)
We found your weakness (weakness)
And its right outside your door
Now testify
Yeah testify
Its right outside your door
Now Testify
Now Testify
And its right outside your door
Mass graves for the pump and the price is set, and the price is set
Mass graves for the pump and the price is set, and the price is set
Mass graves for the pump and the price is set, and the price is set
Mass graves for the pump and the price is set, and the price is set
Who controls the past now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now controls the past
Who controls the past now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now?
Now Testify
Testify
Its right outside your door
Now Testify
Testify
Its right outside your door
댓글 목록
jinee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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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뻔히 감시자임을 아는 자 품에서 편히 눈을 감았던, 말 못할 평온함까지 느꼈던 주인공의 모습이 있었던 것 같은데...끔찍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일상속에 각인시켜 작동하는 권력의 지배.
(근데 덧글 쓸 때 js 오류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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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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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을보니 생각나는게..조지오웰이 말년에 공산당 명부를 영국정부에 넘겨줬단 설이있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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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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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지 오래된 겁니다. 스탈린주의자들이 조지오웰을 씹기 위해 지어낸거죠...참고로 '1984'는 미국 청소년 교육기관 필독서라고 하네요. 매카시즘 이후 그렇게 되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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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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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eeya//역시 읽으셨군요^_^ 근데 js오류라니, 확인해볼께여ㅡㅜ달군 등//흠 그런 루머가... 한국에서도 어딘가에서 필독서로 읽히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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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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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조지 오웰의 책("동물농장"만, 그의 사회주의적 작품은 제외)은 미국정부의 지원하에 제3세계 언어로 번역된 바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그런 의도로 그의 책 일부만 번역이 많이 되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사회주의자였다고 말하면 놀라는 분이 많다고 해요:)부가 정보
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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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도 아직 못읽어봤는데ㅋ 그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재미있을 것 같네요~부가 정보
아름다운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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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다가 왠지 이런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가슴이 말할때 이성이 반박의 목청을
높이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 짓이다
글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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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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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그렇다구 심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갈 순 없겠죠~ ^_^;;;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