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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 여기까지

요즘 회사 식당에서 밥에 약을 타는지

도무지 12시를 넘길 수가 없다. 신데렐라도 아니면서;;;

요즘 같이 비오는 여름은 좀 늦게 자 주는 것이 예의일텐데

생각할 시간도 없고 포스트 쓸 여유도 없다.

주말에라도 밤에 비왔으면...

 

"시작이 반이다"

그렇긴 하다. 일을 시작하는게 어렵단 뜻이겠지?

준비기간이란 것도 필요하고 조사도 해야 하고 아직 익숙하지 않아 헤매기도 하고

그러면서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가겠지.

그래도 뭔가를 시작하면

일단 재미가 있다.

평소에 생각해 오던 것이든 지하철 타고 가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든

전화선을 타고 매트릭스에서 현실 세계로 돌아오듯

일을 진행하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은

잠 못 자고 주말을 희생하고 가끔은 원없이 스트레스 받더라도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특히, 일을 일단 벌여놓고 보는 피곤한 습관을 가진 나로서는

시작은 반의 반도 안되는 가치밖에 안될 거다.

 



"마무리는 전부다"

난 마무리하는 것이

모든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시작한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이어진다면

지친다. 지겹기도 하고.

적절한 시기에 가지를 쳐 줄 필요가 있다. 깔끔하게.

그리고 이후에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서

다시 시작해 보는 거다.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면 좀 곤란하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발전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한 개인부터 시작하여 소규모의 조직까지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신나게 준비하고 진행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끊고 다시 흩어져 활동하다가

다시 적절한 타이밍에 모여 보다 발전적인 프로젝트를 하는

나선형의 해후.

가장 재미있으면서 지치지 않고 서로 성장해 가는 활동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여튼 마무리는 중요하다.

관심도 없는 얘기를 끝도없이 무한 반복하여 떠드는 사람 앞에서

"(미안하지만) 오케, 여기까지", 끊을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어렸을 적 코미디 프로그램 중 쓰리랑(아리랑이었나?) 부부란 코너가 있었는데

(아마 김한국과 김미화가 나왔었던 것 같은데...)

두 사람이 정신없이 떠드는 와중에 코너가 끝날 시간이 되면

국악하던 북치는 아주머니가 마지막에 "마무리 마무리"를 외치고

마무리 동작과 함께 코너가 끝났던 기억이 있다... 확실하진 않지만.

... 그리고 이런 식의 마무리는 약간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그래도 마무리는 중요하다.

프로젝트든 활동이든 관계든 아니면 연애든.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고, 다행히 이번에는 적절한 수준에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나선의 끝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

 

(다시 읽어보니 이 포스트는 산만하기가 서울역에 그지없다.

 역시 회사 식당에서는 밥에 약을 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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