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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30
    간사이(關西) 여행기 #1 - 간사이 공항에서 우메다까지(5)
    레니
  2. 2007/05/25
    참을 수 없는 로그인의 무거움
    레니

간사이(關西) 여행기 #1 - 간사이 공항에서 우메다까지

5월 20일~23일, 일본 간사이 지방으로 여행 다녀왔다. 일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다 간사이 지방으로는 두 번째 여행이라 여러모로 수월하리라 예상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예상대로 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_-

전체적인 여정은, 숙소는 오사카(大阪)에 잡고 교토(京都) 1일, 나라(奈良) 1일로 계획했는데, 가면서 읽은 책에 낚여-_- 나라 대신 고베(神戶)로 행선지가 바뀌었다. 나라는 항상 여행 일정 계획할 때는 꼭 들어가는데 막상 현지에 가면 안가게되는 이상한 동네다. 이 "가면서 읽은 책"은 뒤에 소개하겠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아마 간사이 지방 여행 하시려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불편함을 잘 견디는 편이라 언제나 비행기도 젤 싼 거, 숙소도 저렴한 곳을 고르곤 했는데, 이번엔 나름 쉬러 가는 건데 잠이라도 제대로 자고 싶어서 처음으로 별 4개짜리 호텔을 예약했다. 바로 이름도 거창한 오사카 다이이치 호텔(大阪 第一 ホテル)이다. 호텔 예약하는 사이트마다 쉽게 볼 수 있는 호텔이고,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_- 개인적으로 (외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외국까지 가서 한국말 듣는 건 좀 별로라고 생각해서 첨엔 리스트에서 제외했었는데,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결국 여기로 결정하게 됐다. 우려와는 달리 비성수기에 여행을 가서 그런지, 한국인은 한 명도 못 봤지만.ㅎㅎ


공항이나 역 같은 공공 시설에서 의외로 한국어가 자주 눈에 띈다. 간사이 국제 공항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항 내부에서는 영어나 일본어를 전혀 못하더라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한국어 안내가 잘 되어 있다.




간사이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동할 땐 보통 난카이(南海) 공항선을 이용한다. 난카이 공항선의 열차는 종류가 여러개라서 선택해서 탈 수 있는데, 빠른 순서대로 특급(特急, 라피도ラピ-ト), 급행(急行), 보통(普通) 등이 있다. 이 중 특급인 라피도(젤 위의 사진)는 젤루 빠른 데다가 지정 좌석제인지라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 근데 뭐 급행만 타도 적당히 빠른 데다가 웬만하면 앉아 올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맞는다면 급행 열차를 추천 드리고 싶다. 위의 사진은 돌아올 때 찍은 거라서 간사이 공항행 열차로 나와 있다.ㅎㅎ

난카이 공항선은 대부분의 코스를 지상으로 해서 오는데, 처음엔 한자와 가타카나로 뒤범벅된 간판들에 신기해 하다가도 건물이나 도시의 모습이 뭔가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왠지 국철 타고 인천이나 수원가는 느낌이라고 할까나-_-

난 카이 공항선을 타고 종점인 난바(なんば)까지 온 후 오사카 시영 지하철로 환승해야 한다. 지난 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지만, 난바는 상당히 큰 역이라 환승하는데 꽤 애를 먹는다. 매번 안내원에게 헬프를 요청해 보지만, 지난 번엔 안내원이 영어를 잘 몰라서 난감했었고, 이번엔 영어 발음을 알아 들을 수 없어서 난감했었다-_- 그나마 환승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일단 지하도로 내려가 보는 것이다. 지하철 표시가 있건 없건 지하도로 내려가면 각종 표지판들이 길안내를 해 주기 때문에 지상에서 헤메는 것보다 백만배는 나을 것이다.

다이이치 호텔을 찾아갈 때는 지하철 미도스지(御堂筋)선이 지나가는 우메다(梅田)역보다 요쓰바시(四つ橋)선이 지나가는 니시우메다(西梅田)역이 훨 가깝다. 난바역에서는 두 선 모두 탈 수 있기 때문에, 빨간색 미도스지선 보다는 파란색 요쓰바시선을 타고 가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을 것이다. 다만, 요쓰바시선을 타려면 미도스지선을 탈 때보다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우메다역에서 호텔까지 가깝다는 거리상의 이점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_-


니시우메다역에서 다이이치 호텔까지는 매우 가깝지만 우메다 지하 상가가 보통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에 길을 잘 찾아가야 한다. 난바에서 좀 걷더라도 요쓰바시선을 타는 것을 권장하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다. 미도스지선 우메다역에서 다이이치 호텔까지 오려면 엄청나게 복잡한 지하도를 헤치고 나와야 한다. 다이이치 호텔은 디아모르(ディアモル) 근처에 있기 때문에 디아모르 표시를 쫒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다이이치 호텔은 위치상의 이점이 상당한 호텔이다. 지난 번 오사카에 갔을 때는 난바에 숙소를 잡아서 먹고 마시는 데는 좋았지만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게 상당히 귀찮았는데, 다이이치 호텔은 교통의 요지인 우메다 한 가운데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다만 시설만 보고 따진다면 썩 좋다고는 할 순 없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각도가 저것밖에 안나온다. 화장실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쉬운데, 방과 화장실이 매우 좁다는 점과 방음이 안된다는 점 등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비지니스급 호텔이 다들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특별히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할 수 있을만한 엄청난 접근성은 분명 대단한 장점이다.


호텔 정문이다. 1층에 별다방, 지하 2층에 타워레코드 등이 있다. 별다방은 저녁만 되면 평일에도 붐비는 모습이 한국과 그닥 다르지 않다.

마지막으로 "가면서 읽은 책"을 소개하면... 정구미의 <오사카, 고베, 교토>이 다. 저자는 재일교포인데 예전에 한 포털 만화 섹션에 연재한 만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일단 만화로 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데다가 여행 정보와 더불어 일본의 역사/사회적 배경 등을 함께 다루고 있다. 서점을 떠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을 비행기와 난카이 전철 안에서 다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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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로그인의 무거움


요즘 포털들의 때아닌 이메일 서비스 경쟁이 한창입니다. 몇 년 전 G메일의 등장으로 인해 촉발된 기가바이트(GB) 단위 메일 서비스 경쟁을 마지막으로, 그간 이메일 서비스 시장는 특별한 변화가 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들어 난데없이 이메일 서비스 시장은 다시금 포털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고 있는 것이죠.

이메일 서비스는 지금처럼 웹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전통적인 서비스입니다. 초기 포털들은 이메일 서비스와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고, 온라인에 적용된 최초의 광고 플랫폼도 이메일 기반의 광고였죠. 최초의 배너광고가 출현하기도 전에 스팸 메일의 존재가 있었다는 것이 이메일의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초 기 웹에서 이메일 광고는 효과적인 광고 플랫폼이었으며, 많은 이메일 계정(즉, 고정적인 사용자)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가치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웹은 검색이나 블로그 등의 개인 미디어를 통한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플랫폼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메일 서비스를 통해 충성스러운 사용자군을 형성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메일 서비스가 더이상 매력적인 플랫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포털들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메일 서비스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인 "로그인 기반" 서비스라는 점 때문입니다.

포털이든 특정 사이트든 간에, 사용자가 한 번 로그인을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 사용자는 로그인 된 상태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웹서버와 사용자의 브라우저 사이에 세션Session이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웹이 기반하고 있는 HTTP 프로토콜은 기본적으로 요청(사용자)-응답(웹서버)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데, 통상적인 HTTP 통신에서는 이러한 요청이나 응답의 결과들을 별도로 저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로그인 정보 같이 특정한 정보를 사용자가 요청할 때마다 저장해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쿠키Cookie와 세션입니다.

네트워커에서 한 번 쿠키에 대해 설명드 린 적이 있는데요, 쿠키가 사용자 측에 텍스트 파일 형태로 정보를 남겨 저장하는 반면, 세션은 웹서버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합니다. 만약 사용자가 로그인을 해서 세션이 생성되었다고 하면, 웹서버에는 특정한 세션을 구분해 주는 세션 ID를 발급하고 파일 하나를 웹서버에 생성합니다. 그리고 사용자에게 이 세션 ID를 전달해 주면, 사용자는 이후 이 세션 ID를 통해 저장된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쿠키는 사용자 컴퓨터에 파일로 남기 때문에 그 파일에 접근할 수만 있다면 다른 사용자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반면, 세션은 세션 ID만을 사용자에게 넘겨주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세션 ID만 알아낼 수 있다면 역시 다른 사용자의 정보를 빼 올 수 있다는 점(세션 하이재킹)에서 세션 역시 아주 안전하다고는 할 순 없겠습니다.

세션이나 쿠키에는 보통 매우 중요한 사용자 정보들이 들어있습니다. 인증 정보(아이디 및 패스워드)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기록한 정보(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 등)나 사이트에서 임의로 저장한 정보들(최근 접속시간, 방문 이력 등)이 모두 세션이나 쿠키에 기록되게 되죠. 어떤 사이트에서 로그인을 하고 나면 보통은 초기화면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 짧은 사이에 사용자에 대한 정보들을 세션에 쑤셔넣는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집어넣은 정보는 기본적인 인증 이외의 많은 부분에 사용되게 되죠.

최 근 포털들은 사용자 정보 축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수식을 통해 알고리즘을 잘 세운다 하더라도 실제 사용자들의 행동과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행동 이력을 축적하고 분석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의미겠죠. 빅브라더에 대한 구글의 야망이 새삼스레 부각되는 것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메일 같이 전통적인 로그인 기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버릴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구요. 아마 포털들의 입장에선 다음과 같은 웹서핑 프로세스를 가장 좋아할 겁니다.

브라우저를 켠다 -> 포털로 접속 -> 로그인 -> 이메일 확인 -> 웹서핑

웹 서핑을 할 때 로그인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로그인 하지 않은 상태라 할지라도 쿠키를 통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할 수는 있지만, 데이터의 양과 질적인 차원에서 세션 정보를 활용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심코 하는 로그인 한 번이지만,  일단 한 번 하고 나면 그 이후의 사용자의 행동은 사이트에서 마음껏 수집할 수 있으니깐요. 개인적인 서핑 이력이 드러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 메일만 확인하고 바로 로그아웃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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