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대선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1/01
    "코리아연방공화국"광고덧글에 한마디(8)
    겨울철쭉
  2. 2007/08/28
    문국현이 걱정되는 이유(4)
    겨울철쭉

"코리아연방공화국"광고덧글에 한마디

아래 포스트에 "추파"라는 아이디로 덧글이 달렸다. ("추파"는 秋波 인가? 그럼 혹시 역정치선전?)

추파  2007/10/31  
http://www.vop.co.kr/new/news_view.html?serial=89958
이명박 후보는 국민성공시대, 정동영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말합니다. 권영길 후보는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면서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내세웠군요.
권영길 민주노동당이 제시한 '코리아연방공화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모든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꾸욱~

대선에 대해서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가 여러 블로그에 달린 이 광고성 덧글, 게다가 덧글로 연결되어 있는 아래 글을 보고, 한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선거 얼마 남겨두지 않고, 격려는 커녕 이런 글 쓰게 되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민주노동당 당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용대,'코리아연방'은 어떤 나라인가? <월간말>"민주노동당만의 고유한 국가대안"

나는 민주노동당 당원은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이 괜찮은 운동단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번 이런저런 선거 때마다 그래도 한표가 아까워서 투표소에 가지 않은 적은 없다.

하지만, 죄송하게도 50일도 남지 않은 이번 대선에는 아예 투표를 안할 생각이다. 그나마 투표소에 가서 찍는 수고를 하게하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이것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민주노동당 안에서도 많은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는 '내용(컨텐츠)가 없다'는 것도 있다. 꼭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민주노동당이 무엇을 말하고자하는지 그나마 관심있는 나 같은 이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같다. (그나마 있는 '컨텐츠'도 답답할 따름이다. 권영길 후보의 홈페이지에 걸린 정책들, 특히 "대안경제와 민생"은 민주노동당 내부 경선 때 것이 그대로 걸려있다. 내용은 한마디로 '안습'이다.)

그런 점에서 위에 링크된 이용대 씨의 글은 참 역설적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다른 사회에 대한 대안이 있으며 그것은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코리아=고려'가 맞겠지) 역시 내용의 빈곤 혹은 부재를 보여주는 그 글에 긍정적인 점을 굳이 찾으라면, 운동진영이 (굳이 선거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상기시켜 준다는 점이다. 대안사회 이념의 필요성은 올해 여름에 사회운동포럼과 그 평가에서도 제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안사회의 상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이용대 씨처럼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름만 붙어있는 "코리아연방공화국"이 대안이라는 동어반복 식의 주장을 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게다가 위에 링크된 글에서 조차 이것이 국가대안인지 통일정책인지 글쓴이 스스로 혼란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안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운동의 이념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대안이념이었던, 그리고 많은 부분이 여전히 유효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겠지. 그리고 대안사회의 상이 제시되어야할 텐데, 그것은 어떤 고정된 모델이라기 보다는 운동을 진전시키기위해서, 대중의 상상력을 열기 위해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이러한 대안으로 가기 위한 경로가 제시되어야 비로소 대중들이 그것을 공론구가 아니라 현실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용대 씨에게도 그것들이 아예 없지는 않을 지 모른다. 사정상 밝히지 못했더라도 아마 운동이념은 민족주의화된 스탈린주의로서 김일성주의일 것같고, 대안사회의 상은 발전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통일로 완성된) 민족국가일 듯하고, 그것을 위한 경로는 대규모 군중집회와 선거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이용대 씨의 사정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닌데, 도대체 고집불통의 김일성주의자를 제외하고 민족주의+스탈린주의로 누구를 설득할 수 있을까.(물론 민족주의로 설득되는 우파들이 있고, 스탈린주의로 설득되는 좌파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로 인해서 좌편향과 우편향 사이에서 분열증이 나타난다.) 게다가 대안사회의 상도 문제지만, 경로가 거의 부재하다.

예를 들어서 '진보적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 문국현은 자신의 성장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경로를 제시한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마치 실현가능해보인다. 문국현의 인기는 그가 진보진영이 주장해왔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같은 쟁점에 대해서 마치 현재의 체제 안에서도 해결 가능한 방법이 있는 것처럼 제시한다는 데서도 나온다. (사실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 다른 정책과도 모순된다는 점은 다음 문제이다. 여기 선거판에서는 대중에게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문제가 될 뿐이니 제2의 노무현으로서 문국현과 같은 포퓰리즘 정치인이 인기를 끌기 적당하다.)

하지만 권영길 후보에게서는 어떤 정책수단 혹은 대안정치로서 대중운동을 통해 그것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없다. 잘 다듬어서 제시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설마 100만 총궐기가 그 수단이라고 생각하나??)

권영길 후보의 선거정책으로 제시된 공약들은 주로 운동정치를 통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선거정치를 통한 집권으로 가능한 것들이다. (북방대륙경제권 개척sic.이나 노동중심 혁신클러스터sic.같은 것들을 보라.) 그렇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책수단이 제시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한 경로로 제시되는 것은 제도적 경로의 측면에서는 아예 없거나 혹은 100만 총궐기라는 사이비 운동정치의 방식이 된다. 그러니 내용의 부재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나는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선거정치라도 하려면 제대로 하시라는 것이다.)

다른 선거에서는 가족이나 운동하지 않는 친구에게 '그래도 민주노동당'이라는 이야기라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민망하다.

정치광고 덧글 붙이는 분에게도, 그런 내용으로 붙이면 오히려 표떨어지기 쉽상이니 다른 내용을 만들던가 아예 그만두시라고 충고하고 싶다. 그나마 내 경우에는 10%정도는 있던 투표소갈 의향이 이제 거의 없어져버렸으니까 말이다.


===
이 포스트를 쓰다가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한번 들어가보니 Firefox에서는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민주노동당 정도면 MS 독점에 비판적일 것도 같은데, 정작 '생각뿐'인가 보다. 요즘에는 Firefox로 제대로 안보이는 사이트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는데 민주노동당 홈페이지도 여기에 추가되고 말았다.(위에 덧글이 링크한 '민중의 소리'도 마찬가지다.) 한가지 더 씁쓸해지는 일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문국현이 걱정되는 이유

풀소리님의 [문국현이라는 고수의 출현] 에 관련된 글.

문국현이라는 쟁점에 대해서는 한번 메모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풀소리님의 포스팅이 있다. 문국현은 이번 대선에게 가장 눈에 띄는 대선주자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문국현이 제기하는 쟁점이 대중들이 '갈망'하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대중들은 이명박류가 제기하는 발전주의 환상에 다시 동원될 수 있고(적어도 현재까지 그것이 가장 강력하다), 혹은 문국현이 제기하는 사회투자국가류의 대안에 솔깃할 수도 있다.

하지만, 풀소리님이 쓴 것처럼, 문국현은 민주노동당에는 가장 강력한 적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른 보수정당 후보들이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그러나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열심히 다루는 것들--을 말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한미FTA, 농촌, 대안적 발전전략, 중소기업, 남북경협 등등. (그러나 이미 노무현 정권의 정책프레임에 있던 것들이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국현이 민주노동당에게 위험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문국현이 아주 뛰어난 어떤 대안을 제기해서는 아니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정치적 입장이 리버럴들과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입장이 같다면, 그것이 오히려 실현가능해보이고(당선가능성), 세련되어 보이는(정책역량) 인물에게 투표하는 것이 당연하다.

민주노동당은 정책프레임의 측면에서는 리버럴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구조 안에서 움직이고 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얼마전에 포스트에도 언급했지만, 예를 들어 권영길 후보의 경제정책은 오히려 DJ의 벤처정책, 북방정책과 유사하고 심상정의 국제경제정책은 스티글리츠를 연상시킨다. 좌파가 형성해야할 정치의 다른 장소--대중정치가 전적으로 부재한 이 판에서 유능한 리버럴을 상대할 수는 없다.

대중을 주체화시키고, 그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운동정치는 이미 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것같다.(하긴 대선을 운동공간이라기 보다는 집권의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순간, 당연한 일이겠지.) 대중들에게, (선거에 제한되지 않게) "함께 이것을 투쟁으로 쟁취합시다"가 아니라 "내가 해드리겠습니다"라는 어법이 전면에 있다. 이것이 "인간이 그 속에서 이 갈등을 의식하고 투쟁으로 해결"(마르크스)하는 영역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과는 이미 몇백광년 떨어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그것이 선거정치의 고유한 한계일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대안적인 선거정치, 즉 대중을 수동적 대상으로 소외시키지 않으면서도 선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 있는지 말이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의 민주노동당 경선 속에서 드러난 민주노동당의 '정치'란 그 프레임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나 점점 더 짝퉁 리버럴에 불과한 무엇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