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산모 건강 신경 쓰기

"나, 바베큐 폭립이 먹고 싶어~~"

 

주선생님께서 쇼파에 앉아

갑자기 양손으로 자기 얼굴을 뭉개면서 이야기 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싶어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노르웨이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에 나오는 인물을 닮았습니다.

 

바베큐 폭립!

 

일단, 폭립인지 폭맆인지부터가 헷갈리는 음식입니다.

 

36년 평생 동안 먹어본 횟수를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음식입니다.

 

사실 33살 이전에는 그런 게 있는 줄 알지도 못했던 음식입니다.

 

"그거 먹고 싶어? 그럼 외식해야 되잖아~"

"아니"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오븐이 필요해~"

"오븐?..우리 집에 없잖아.."

"그럼, 전자렌지에다 넣어서 어떻게 하는 방법 없을까?"

 

주선생님, 얼마나 그게 먹고 싶었으면

전자렌지에게 오븐의 임무를 맡기려고 합니다.

 

"그건 안돼지~"

"그럼, 가스렌지 생선 굽는 데다 하면 안될까?"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 저는 그냥 대답했습니다.

"방법을 찾아보자. 일단 마트 가서 사와볼께"

 

이 정도로 마무리가 됐다 싶어서 저는

쇼파에서 일어나 쓰레기를 치웠고

주선생님은 컴퓨터 앞으로 갔습니다.

 

한참 쓰레기를 치우다 뒤돌아보았습니다.

주선생님의 뒷모습 넘어로 보이는 컴퓨터 화면에는

 

아...

바베큐 폭립의 사진이 떠 있었습니다.

집요했습니다. 아까 제 대답이 무심했던 것을 알았나 봅니다.

 

결국 주선생님은

바베큐 폭립에, 한우 사골, 한우 도가니, 그리고 이름이 잘 안 외워지는 소시지까지

화끈하게 지르셨습니다.

 

이제 주선생님의 결정에 순응하고, 먹을 거리들이 택배로 오면 요리만 하면 됩니다.

 

산모의 건강이 최고라면서 계속 신경 쓰지 못했었는데

이제 자의반 타의반으로 신경 좀 쓰게 생겼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평소 같으면 못 먹을 것들이지만  이럴 때 돈 써야지 언제 쓰나 싶습니다.

 

근데, 요새 계속 드는 생각이지만

도대체 다른 산모들은 자기 몸을 어떻게 돌보는지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