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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맛 없는 날

"이거 중국산이다"

 

아침에 시장 가서 오징어 젓갈을 사왔었습니다.

 

밑반찬도 떨어지고, 반찬할 시간은 없고 해서

'하나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주는 반찬 없나..'생각 하다가

새빨갛게 잘 담궈진 오징어 젓갈을 사왔었습니다.

 

이 젓갈을 맛 보더니

주선생님께서 딱 한마디 하신 겁니다.

 

"어떻게 알어?"

"여기 들어간 고추가루, 이거 첫 맛이 톡 쏘잖아...?"

"응" "

"그러면 중국산이야~"

 

아...갑자기 확 열받습니다.

그러면 그 동안 내가 즐겨 사먹던 시장의 반찬들..

그거 상당수가 중국산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옛날에 중국산 고춧가루 빨갛게 만들려고

먹으면 죽는다는 공업용 색소 넣은 일이 있었는데

이게 또 시간 맞춰서 제 머릿 속에 떠오릅니다.

 

안 그래도 베란다에다 심혈을 기울여서 키우던 고추가

벌레 먹어서 다 죽게 생겨가지고 우울해 하던 참인데..

 

 

갑자기 미루가 학교 다닐 때쯤엔 학교 급식이 좀 나아지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상급식, 직영급식, 좋은 우리 농산물...이게 아마 학교급식 고치자는 뜻있는 사람들의 요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중에 직영급식 하나만 이번에 법 통과 됐죠.

 

그 동안

 

3일 전쯤이면 맛있게 먹었을만한 각종 재료로 음식 만들어서

학교 급식으로 내놓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얘기를 학교에 있는 친구들한테서 들었습니다.

 

가끔씩은 철사와 바퀴벌레 같은 것으로 맛의 포인트를 살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이것 말고도 재료는 다양했겠죠.  

 

철사 같은 것은 주로 차력사들이 드시는 건데

애들한테 먹이는 걸 보면

정부가 애들을 아주 강하게 키우려고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반면에 반찬이랑 밥하고 같이 나오는 국은

대부분 가을하늘 보다도 맑은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대학 때 식당에서 설렁탕에다 우유 붓는 장면을 목격했었는데

요즘 학교에서는 그런 짓도 안 했나 봅니다.

 

애들 먹는 국이 하늘 보다는 맑아야지...

 

암튼, 여러모로 밥 맛 없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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