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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를 어르고 있는데
화장실에 들어간 주선생님이 난감해 하며 소리칩니다.
"상구~ 큰일 났어...나 반지가 안 빠져..."
한참의 노력으로 드디어 미루를 재우나 싶었는데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애 자는 데 조용히 좀 해~~'
이 말이 튀어나오는 걸 입술을 꽉 다물어서 틀어 막고 물었습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반지를 꼈는데..안 빠져...
근데..손가락이 빨개지고 점점 새까매지고 있어..."
"넣을 땐 어땠는데?"
"넣을 땐 괜찮았는데, 뺄려니까 안 빠져...부기가 안 빠졌나봐..."
큰일이 났습니다.
저는 미루 재우기를 포기하고
곧바로 컴퓨터로 달려갔습니다.
뭐든지 알려주는 인터넷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물어보았습니다.
질문: '반지 빼고 싶은데 안 빠져요~~'
답: 손가락이 부었을 때의 반지 제거...잘못하면 손가락 조직이 죽을 수도 있고..어쩌고 저쩌고..
아...좀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화도 좀 났습니다.
미루는 울기 시작합니다.
'그 놈의 반지, 그걸 꼭 지금 껴야 하나? 대체 왜 저래?'
이 말이 튀어나오려는 걸 또 입술로 막았습니다.
"휴~~반지 뺐다"
그 말을 듣자 안심이 돼서 그런지
아까 입술로 막았던 말이 그만 튀어나와버렸습니다.
"그걸 꼭 지금 그렇게 껴야 돼?"
주선생님..울상이 됐습니다.
약간의 티격태격이 오가고..
저는 언제나 그렇듯이 또 한번 반성합니다.
'아직도 100% '산모'편이 안 되어 있구나'
...
그렇지 않아도 낮에,
"나 손 부은 거 많이 풀린 거 같은데 반지 한번 껴볼까?"했던 주선생님입니다.
생각해보면, 임신하기 전의 그 날렵했던 몸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 같습니다.
그 좋아하는 수영도 못하고,
다큐멘터리 감독이 카메라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하는데
그건 더 할 수 없습니다.
요새는 미루 젖주느라 손목에 하도 무리를 해서
나중에 카메라 드는 데 지장이 생길까
저는 그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하던 차입니다.
시간 말고는 달리 해결방법이 없는 경우가 좀 있는데
산모의 회복도 비슷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요.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어서 빨리 예전처럼
카메라 옆에 차고 다시 하늘을 날으는 주선생님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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