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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김백선 사무장 인터뷰 (3) : 원하청 공동투쟁체는 현중 새로운 주체형성의 맹아

  • 분류
    노동
  • 등록일
    2015/01/28 16:04
  • 수정일
    2015/01/28 16:16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노동] 원하청 공동투쟁체는 현중 새로운 주체형성의 맹아

(1, 2편에 이어서)





 비정규직의 입장에서 보면 대공장 노조는 어용과 민주의 구분이 사라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정규직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은 어떠하였고 결과는 무엇인가? 그리고 여전히 비정규직 독자성의 현재적 의미를 설명해 달라.

정병모가 어용보다 더하다 하청노조 조합원들 중에 이러한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즉자적인 분노이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어용과 민주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어용노조와 민주노조는 다르다. 오히려 민주노조인데도 조합주의를 극복하지 못 해서, 조합주의 틀 안에 갖혀 있는 경우라서,사고도 많이 치는 것이고, 비정규직 문제에 특히나 사고를 많이 쳤다. 그래서 현대미포조선에서는 노조가 어용노조이기 때문에 아주 대놓고 부결투쟁을 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부결투쟁을 하더라도 그렇게 부결투쟁을 하지 않는다. 대중적 선동을 할 때, 이 집행부가 회사의 똘마니라면 말을 섞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민주파이기 때문에 회사로부터의 독립성, 자주성을 강조한다. 실천적 관계가 확 달라지는 것이다. 오히려 민주이지만 조합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게 문제의 본질이다.

젊은 현장실천단 동지들의 주장과 사업제안들이 무시당하거나 진압 당했다. 예를 들어 현장실천단이 집행부 선봉대의 역할이었으나 실천단 전체모임을 가진 것이 1222일이 처음이었다. 임단투 정리국면으로 갈 때 처음으로 현장실천단 전체 총회를 했던 것이다. 정리하는데 필요한 일종의 설득이었다. 이것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방식이다. 아래로부터의 행동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파업 과정에서부터 전체 총회 혹은 부서별 조합원 총회를 열어 투쟁을 상승시키기 위한 사업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총회 형태들이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청노조와 정규직 노조와의 관계는 결국에는 긴장관계일 수밖에 없다. 하청노조의 독자성은 하청노조의 생명이다. 독자성이 없다면, 광의의 자주성을 상실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규직 노조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니까. 그런데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현실 역관계 속에서 의존성이 커진다.

그래서 정규직 노조와의 관계를 보면 독자성을 확고히 가지면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정규직 노조는 힘이 있고 하청노조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 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조 투쟁 과정 속에 내부 변수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청노조가 독자성을 갖는 경우, 정규직 노조에게는 외부적 변수가 되고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다.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정규직 노조에 대한 의존성을 갖는 것은 하청 판 조합주의일 수 있다. 실리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라고 생각한다면 힘이 센 정규직 노조에게 잘 보여서 따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계급성이 거세되는 것이다. 정규직 노조에게 외교를 잘하면 알아서 떡고물이 떨어지는 것이니까.

하청노조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이유는,현실의 힘이 정규직 노조에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나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것과 실리를 통해 얻는 것은 계급적으로 명확히 다르기 때문이다. 계급으로 자각되고 계급으로 조직되는 것과 아닌 것. 그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계급적 수단이 하청노조 독자성이고 이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깃발에는 노동자는 하나다란 문구가 있다. 이것이 공문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노동자계급이라는 자각이 필요하고 계급적 이해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실리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조합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대공장 조합주의와의 투쟁, 노동조합관료주의와의 투쟁의 과정에서 발생하고 성장해온 노선이 비정규직 독자성이다. 조합주의와의 이데올로기 투쟁을 조직 하고 대중성과 계급성이 서로 긴장감을 갖는 것.긴장관계 속에서의 실천적 조화로움을 가져야 한다.  ​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에서 주체 구성의 문제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이에 대한 자기계획을 말해 달라.


정규직 선진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하청노조 조합원들을 계급적으로 구성하는 매개고리는 원하청 공동투쟁이고 이를 위한 공동투쟁체의 건설이라고 생각한다. 원하청 공동투쟁체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급적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현대중공업 원하청 임단투가 이러한 과정을 밞아 왔다고 생각한다.​.


하청노조 싸움에 결합하는 현장실천단 동지들은 순수한 마음이 있고 싸울 때 싸워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싸우기 위해서는 원하청이 함께 싸워야 한다는 본능적인 계급적 자각이 있다. 해양사업부 같은 경우, 현장실천단 내에서 원하청 공동투쟁이 너무 쉽게 나온다. 해양에서는 정규직이 소수이기 때문이다. 원하청 공동투쟁체가 향후 새로운 대안적인 주체형성의 맹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하청 공동투쟁체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이데올로기 투쟁, 정치 교육의 문제가 중요하다. 학습하고 선전하라! 원하청 공동투쟁체가 정치선동 정치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원하청 공동투쟁의 경험과 공동투쟁체의 건설은 정규직 젊은 노동자들이 자기 운동의 정체성을 갖는 관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자신의 운동관이 되려면 정치선동과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작년 10월달 정당 정치조직 간담회가 있었다. 현대중공업에 제발 제 단위에서 정치적인 유인물을 보급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이러한 활동이 부단히 축적될 필요가 있다.


80년대 민주노조운동 속에서 성장한 고참 활동가들은 막연한 노동해방의 기운도 있었지만 지금 남아있는 그 세대는 실패하고 파산한 조합주의자들이다. 비정규직 투쟁 과정에서 다 사고를 쳤다. 그 세대가 그대로 현장실천단 젊은 동지들을 가르치고 전수한다면 이 운동은 망하게 될 것이다. 이미 현장실천단 젊은 동지들은 선배들의 한계들에 대해서 느끼고 있다. 이들과 단절된 사회주의 정치와 노동자 민주주의 경험 속에서 성장한 자발성이 만나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 이후의 전망은 현대중공업 내에서 사회주의적 전망을 갖는 원,하청 공동투쟁체가 구성되고 이들의 실천 속에서 지도력을 인정받는 시간이 올 것이다.이것은 대공장 운동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다.
 


 현대중공업에서 새로운 주체의 구성과 관련해서 사회주의적 전망을 갖는 원하청 공동투쟁과 공투체의 건설이 하나의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대공장사내하청투쟁 과정에서 원하청 공동투쟁은 실천적으로 비정규직 독자성을 억압하고 통제하고 파괴하는 모습으로 드러났다기아차 11노조의 경험은 그 반동적인 모습의 예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대중공업에서 제기되는 원하청 공동투쟁, 사회주의적 전망을 갖는 원하청 공동투쟁체의 건설은 자동차와 어떤 조건의 차이가 있고 또한 자동차에서 드러났던 반동적인 경험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


주도하는 주체들의 지향의 문제가 크다. 11노조가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그대로 대응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주도하는 주체들의 정치적 전망이 핵심이다. 이것이 원하청 공동투쟁과 공투체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자동차 업종과 객관적인 조건의 차이가 있다. 조선사업장의 경우, 원하청 공동투쟁을 하지 않으면 조합주의도 하지 못하는 조건이다. 조선소는 라인이 아니고 정규직 자체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는 정규직 조합원들이 1,700, 하청노동자는 15,000명이고 현대미포조선은 정규직 2,800, 하청노동자들은 10,000명이다. 하청노동자들 조직하지 않으면 답이 안나온다. 정규직 노조도 자본과 싸우려면 하청조직화, 원하청 공동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고 이것이 자동차와의 조건의 차이이고 이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원하청 공동투쟁과 공동파업의 경험 속에서 조선사업장 운동의 전망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공동파업을 위해서라도 파업위원회나 공장위원회의 조직적 전망을 가져야 하고 이 운동을 하지 않을래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조건이다. 아래로부터 직접행동이 성장하면 할수록 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들 스스로가 자기 필요에 의해서라도 원하청 공동 파업위원회나 공장위원회를 요구할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은 베트남에 비나신 조선소가 있다. 현대미포조선 하청노동자들은 경제 불황 이야기가 나오면 본능적으로 수주가 안되면 비나신 것 가져오면 되겠네, 이윤이 안되면 비나신 물량을 줄이면 되지라고 말한다. 젊은 하청노동자들의 입에서 툭툭 튀어 나온다. 계급관계에서도 이중적인 위치가 있다. 사내하청이지만 아제국주의의 국가에 있는 노동자로서의 위치도 있다. 이것을 자본이 의식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부분들이 있고, 정규직으로 가면 더 심하다. 정규직 어용집행부 때 회사와 함께 수주하러 다닌다. 회사가 잘 돼야 노동자도 살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를 깨기 위해서라도 사회주의적 전망을 가져야 한다.


공장위원회 운동의 조직적 전망이 필요하다. 조선소에서 정규직 조합원, 하청노동자들이 분리가 되어 있고, 하청노동자 비율이 과반수가 넘어선 상태에서 현장 대표성을 갖는다는 것은 조합주의적 질서에서는 불가능하다. 노동자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라도 정규직 따로, 하청 따로 갈 수 없다. 정규직과 하청노동자들이 함께 결정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 이것이 공장위원회로 가는 가교가 될 수 있고 원하청 노동자들을 포괄하고 계급 전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대표성을 구성하기 위해서라도 공장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 이 공장위원회 운동은 원하청 공동투쟁과 공투체 건설을 주도하는 주체들이 사회주의적 전망을 가지고 정규적인 정치활동을 강화할 때 등장 할 수 있다.
 


 현장에서 1만인 현장선언운동과 거점농성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투쟁의 미와 올해 하청노조의 전망을 이야기 해 달라



정규직 임단협은 하청노동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지만 다 빨려 들어가지는 않았다. 하청노조의 독자적인 투쟁은 현대중공업 임단투 전선을 사수하는 역할을 했지만 정규직이 파업했을 때 하청노조의 파업은 표도 나지 않았다. 역량의 한계였다. 정규직 집행부는 원하청 공동요구안을 협력사 처우개선이라는 기만적인 문구로 폐기했다. 현장 1만인 선언운동은 이제 하청노동자가 직접 투쟁해서 자신의 요구를 스스로 쟁취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하청노동자들이 이번 투쟁에서 무엇을 교훈으로 남겨야 하느냐? 민주냐 어용이냐는 바람직한 평가는 아니다. 제대로 된 평가는 하청노동자가 참여하고 노조로 단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도록 하청노조가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의 수단이 현장 1만인 선언운동이다. 1만인 선언운동은 현장에서 문화제 형식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좀더 많이 참여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하청노조 쟁대위원들이 현장에서 싸워 쟁취했던 노동3권을 방어하기 위한 투쟁의 성격도 있다. 1만인 현장선언운동은 잠정합의안 나오기 전까지는 분위기가 좋다가 잠정합의안 나오고 나서는 주춤하다가 다시 부결된 이후에는 분위기가 좋다.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힘을 받고 있다.


거점농성투쟁은 정규직 임단투가 잠정합의 되자 마자 하청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이 자행되기 시작했고 하청노조 지도부를 중심으로 해서 분명하게 항의하고 투쟁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 크다.


하청노조의 가장 핵심적인 자기 전망은 하청노동자조직화다. 작년 1년 하청노조 독자 임단투를 통해 현장에 기반을 가진 대중조직으로 거듭났다. 올해는 더 전면적으로 확대 해 노동3권 쟁취 투쟁을 전개 할 것이다. 올해는 50개 업체 교섭, 500명 조합원 조직화를 목표로 힘차게 달려 나갈 것이다.


50개 업체 교섭은 단순한데, 정규직 노조 상집이 50명이다.  50명의 상집이 쟁대위 속보 배포, 중식시간 선전전을 다한다. 우리 하청노조도 그 숫자만큼 조직해보자는 것이다. 하청노조가 현장 대표자들을 양적으로 확대되면 하청노동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질적인 변화를 하게 될 것이다. 하청노조 현장대표자들 50명이 퇴투를 한다. 상상해보라! 대중과의 관계에서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이고 100개 업체 교섭, 조합원 1,000명 조직화는 직선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고 이것이 돼야 실질적인 원하청 공동투쟁이 될 수 있다.


정규직 현장실천단도 하청노조 빡쎄게 싸우지만 너무 소수다라고 말한다.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양적으로 확대되면 정규직 현장실천단과의 실질적인 공동투쟁이 될 것이다. 비정규직 독자성과 원하청 공동투쟁이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변증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작년 임단협 투쟁을 통해서 경험했다.

인터뷰 & 정리 : 조성웅 siwano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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