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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기획]사노련 재판과정에서 아쉬운 지점들

  • 분류
    정치
  • 등록일
    2011/04/08 19:48
  • 수정일
    2011/04/08 19:55
  • 글쓴이
    사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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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사노련> 사건이 발생하자 언론, 학계 등에서 흔히 나타난 논리 중 하나는 <사노련>이 북한을 지지하지 않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국보법 적용이 부당하는 것이었다.

재판과정에서도 국보법 자체의 부당성보다는 이 문제가 과도하게 쟁점으로 부각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미 <노동자정치신문>에서 제기했듯이 “사노련이 북한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적행위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바꿔 말하면 정치사상적으로 북한을 지지하는 세력들에 대해서 이적행위 적용은 정당하다고 주장이 될 수 있다.” 자칫 북한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국보법 탄압을 방조하는 논리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 체제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모든 세력에게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정치사상의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입장에 서야 하며, 그러한 입장 위에서 국보법 철폐를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국보법이라는 실정법 하에서의 유/무죄를 쟁점으로 하다보면 국보법의 존재를 이미 전제로 한 법적 논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정투쟁은 국보법 자체에 문제제기하며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법리를 따져야 하는 변호인들의 입장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면 법정에 선 활동가들의 모두·최후변론 등을 통한 법정선동과, 공동대책위와 같은 조직의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이런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었다.

재판과정에서 <사노련 탄압분쇄와 정치사상의 자유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철폐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활발히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평가가 필요하다. <공대위>는 초기 사건이 벌어졌을 때와 <사노신> 사건 등이 벌어졌을 때를 제외하면 재판과정 내내 거의 소집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재판에 대한 운동진영의 대응이 명망가들의 법정 증언 중심으로 흘러간 면이 없지 않다.

이런 활동 역시 필요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법정을 넘어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사회주의 정치활동이 정당하다는 것을 현장의 노동자들과 일반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내는 작업을 먼저 진행하고, 이러한 대중적 캠페인을 바탕으로 국가보안법에 의한 <사노련> 탄압이 부당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공대위>가 단순히 정보 공유와 집회 참여를 점검하는 차원을 넘어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는 투쟁의 주체가 되어 각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공간과 현장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사회주의 정치활동의 승인에 대한 캠페인을 계획하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사노련 공대위>와 사건 당사자들은 1심에서의 유죄판결 이후 이에 대해 항소하는 것으로 이미 향후 대응방향이 결정했다. 따라서 <사노련> 사건에 대한 법정투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 속에서 앞서 지적했던 몇 가지 오류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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