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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국제]리비아 전쟁이 NATO를 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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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24일
■ 피터 슈워츠 (Peter Schwartz)
■ 출처 : WSWS
■ 번역 기사의 내용은 본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리비아 전쟁은 NATO(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격한 갈등을 촉발시켰다. 군사동맹을 구성하고 있는 28개국은 며칠간 이어진 협상 후에도 리비아 군사작전의 지휘체계에 대한 협의를 이끌어낼 수 없었다. 월요일에는 갈등이 고조되어 독일과 프랑스 대표단이 북대서양 이사회 회의에서 퇴장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결국 NATO가 간접적인 군사개입으로 해상에서 리비아에 대한 무기금수조치를 감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리비아전에 참가하고 있지 않은 독일은 NATO가 참전하면 지중해의 NATO 소함대에서 자국 군함을 철수시킨다는 입장이다.
프랑스와 터키는 서로 상반된 이유에서 NATO가 전쟁지휘권을 갖는데 가장 단호하게 반대했다. 프랑스는 이 전쟁의 주도권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반면 터키는 프랑스 이해관계에 종속된 NATO에 반대하여 UN의 역할을 확대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쟁 준비뿐 아니라 초기 군사 공격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프랑스와 정치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독재체제가 타도된 것은 북아프리카에서의 프랑스 영향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 리비아에서의 사태는 반격을 위한 적절한 기회를 제공했다.
초기 단계에서 프랑스 정부는 벵가지의 반정부 세력과 접촉해서 군사개입을 위한 인도주의적인 구실을 만들려고 했다. 영국과 미국은 프랑스를 지원했다. 이 열강들은 리비아전을 통해 두 가지 주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리비아 석유에 대한 접근을 확대시켜줄 꼭두각시 정권의 설립과 그 지역의 혁명적 운동을 억제하고 억압하기 위한 작전 기지의 설치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지원 덕분에 프랑스는 UN안전보장이사회(이하 ‘UN안보리’)에서 리비아 공격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미국 정부는 전쟁의 목표와 수단이 가능한 한 광범위하고 모호하도록 보장해주었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veto, 비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국내의 정치적 반대 가능성에 직면해 있고 아랍 세계에 미국이 또 다른 아랍과 무슬림 사람들에 대한 전쟁을 이끌고 있다는 인상을 피하고 싶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프랑스 동료인 니콜라스 사르코지가 세상의 이목을 끌도록 내버려 두었다. 사르코지로서는 외교 정책의 성과로 점수를 따서 프랑스에서의 그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그의 지지율은 연이어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는 미국이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 비행기가 처음으로 공격하는 것이 용인되기는 했으나 대다수의 미사일과 폭탄은 미국의 함선과 비행기에서 발사되는 것이다. 총체적인 작전 통제권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미국 아프리카 군사령부에 있다.
오바마는 어느 상황에서도 미국군이 통제할 수 있는 NATO에 작전 지휘권을 이양하는 것을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국과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는 대서양 연안 국가들 간의 동맹은 아랍 국가들에서 평판이 안 좋다면서 NATO에 지휘권을 이양하는 것을 지금까지 반대했다. 사실 사르코지는 NATO가 지휘권을 가졌을 때 전쟁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통제권을 잃는 것을 두려워한다.
지휘 체계에 관한 격한 논쟁 뒤에는 명백한 경제적,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놓여있다. <더 글로브 앤드 메일(The Globe and mail, 캐나다 일간지)>은 제국주의적 개입의 핵심에는 리비아의 자원약탈이 있다는 것을 솔직히 밝혔다. 수요일에 올라온 이 신문의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리비아 전쟁이 막 시작된 것 같지만 리비아를 둘러싼 경제 전쟁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고 서술했다.
<르 몽드(Le Monde)>는 기사에서 “서구의 석유 기업, 특히 유럽 석유 기업들은 리비아 반군에 의해 참여하게 된 이 게임에서 잃을 것이 많다. 어쩌면 얻을 것은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서술했다.
2009년에 프랑스는 자국 석유 수요의 9%, 이탈리아는 25%를 리비아로부터 수입했다. 작년에는 리비아 원유 수출량의 절반 이상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로 수출되었다.
이탈리아 석유 기업인 Eni, 프랑스의 Total, 스페인의 Repsol, 오스트리아의 OMV, 독일 BASF의 자회사인 Wintershall은 지중해 연안국에서 영업하고 있다. 전쟁 전에 이탈리아의 기업 Eni그룹은 리비아에서 하루에 25만 배럴을 뽑아냈다. 이는 Total사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NATO의 폭탄에 의해 세워질 새로운 과도정부는 석유 채굴권을 전쟁에 참여한 국가의 이해에 따라 재분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카다피는 그가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면 리비아에서 운영되고 있는 석유 기업들을 국유화한 후 채굴권을 중국, 인도, 브라질에게 주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전쟁 참가국들은 만약 그들이 카다피를 축출하지 못한다면 잃을 것이 매우 많다.
특히 이탈리아는 프랑스의 공격적인 태도에 격렬히 대응했다. 전쟁 이전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수상은 리비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고 카다피와의 관계를 끊는데 주저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에너지 공급은 리비아의 석유와 가스에 크게 기대고 있으며 리비아는 수십억을 이탈리아 기업들에 투자했다.
비록 이탈리아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자국 전투기와 작전 기지 제공을 통해 동참하고 있기는 하지만 NATO가 지휘권을 가져야 함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처음부터 독일은 군사행동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독일은 UN안보리 투표에서 기권했고 프랑스로부터 확실히 거리를 두었다.
독일 정부는 독일의 비용으로 프랑스가 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에 대해 계속 반대해 왔다. 2008년에 사르코지가 제시한 지중해 연합계획은 독일정부로부터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2007년에 독일 정부는 프랑스가 촉구했던 EU의 차드에 대한 개입을 막았다. 독일부터의 압력이 증가하자 프랑스는 영국, 미국과 밀접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현상은 리비아를 둘러싼 대립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어느 시기보다도 악화되어 있다.
<르 피가로(Le Figaro)>지에서 한 프랑스 고위 외교관은 독일이 안보리에서의 투표에 기권한 직후 “예상할 수 없는 정치적 비용”을 치를 것이라며 독일을 위협했다. 독일 정부 대표는 끊임없이 리비아 전쟁이 예상할 수 없는 위험이 따르는 모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의 메르켈 총리의 태도는 독일 내에서도 격렬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독일 사민당과 녹색당 뿐 아니라 그녀가 속한 기민당의 대부분도 독일이 서구와의 전통적 유대관계를 대가로 러시아와 화해하는 것은 재앙적인 실수라고 믿고 있다.
모순되게도 메르켈은 전 총리인 사민당 게르하르트 슈뢰더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슈뢰더 역시 러시아와의 화해모드를 진전시켰으나 늘어나는 반발에 부딪혔다.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 역시 반발했으며 이는 2005년에 사민당-녹색당 연정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는 데 일조했다.
메르켈 총리도 유사한 문제에 처해있다는 사실은 현재 상황이 강력한 객관적 흐름이 표출된 것임을 보여준다. 유럽의 심장부에 있는 독일의 위치, 거의 나지 않는 원자재와 에너지 자원, 수출 산업의 탐욕스러운 요구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미국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제경제, 금융위기, 국내 사회의 긴장증가와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역에서의 대중 봉기가 기름을 끼얹고 있는 상황에서 EU와 NATO 내부에서 깊은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차이들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와 이라크전 때부터 상당히 심화되었다. 독일과 프랑스가 러시아 정부와의 화해를 시도하던 그 때에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두려워했던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가까워졌다.
이제 독일과 동유럽은 점증하는 갈등을 맞이하고 있다. NATO의 예전 핵심 국가와 지중해 연안 국가인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 더해 덴마크와 노르웨이 같은 전통적인 범대서양 동맹국들이 리비아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뿐 아니라 폴란드, 체코 공화국,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참전을 거부했다.

번역│정지원(jiwo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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