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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뷰를 주목하라 : 누군가 다친다면 모두가 다치는 것이다

  • 분류
    국제
  • 등록일
    2012/01/20 15:08
  • 수정일
    2012/01/20 15:08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최근 <반란자 노트(Insurgent Notes) 홈페이지에 미국 워싱턴 주의 롱뷰에서 벌어지고 있는 항만 노동자의 투쟁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현재 롱뷰에서 진행되고 있는 투쟁은 점령운동(Occupy)운동과 항만노동자들의 투쟁이 결합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사노신 역시 이 투쟁에 지지를 보낸다.

이 글의 원문은 지금 여러 다른 사이트와 블로그에서도 번역이 되어 있으나 전문이 다 번역되지 않고 압축적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사노신에서는 원문 전체를 번역하고 일부 어색한 부분을 수정하여 다시 올린다.

 

 

롱뷰를 주목하라: 누군가 다친다면 모두가 다치는 것이다

(원제 : ALL EYES ON LONGVIEW: AN INJURY TO ONE IS AN INJURY TO ALL)

2012년 1월 12일

동지들에게:

 

우리는 지금 미국의 북서해안에 자리잡은 항구도시, 워싱턴 주의 롱뷰에서 펼쳐지고 있는 매우 심각한 계급 간 대결에 관해 알리고자 한다.

 

세계적인 곡물기업 EGT는 이 작은 도시에 2억 달러를 들여 최신식 곡물 터미널을 건설했다. (EGT는 미국에 기반을 둔 번지 노스 아메리카, 일본에 기반을 둔 이토추, 한국에 기반을 둔 STX팬오션 세 기업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터미널을 건설하는 동안 EGT는, 미국 서부해안에 자리잡은 항구들이 1930년대 이후 국제항만노조(ILWU)에 견고하게 조직되어 온 것을 존중하여, 국제항만노조 제21지부의 조합원 225명을 계속 고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런데 터미널 건설이 완료되자 EGT는 국제항만노조 대신 건설운수일반노조(GCOE) 제701지부라는 “사기꾼” 노조에게 돌아섰다. EGT가 밝힌 바에 따르면, EGT는 건설운수일반노조와 “노사협조적”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한 해에 1백만 달러의 노동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국제항만노조 제21지부에 대한 파괴는 서부해안 전역에서 국제항만노조에 퍼부어질 공격의 서막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자본가들과 국가는 국제항만노조 노동자들과 점령운동(Occupy) 투사들이 서로 싸우게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둘 다를 고립시키고 약화시키기 위해서다. 그들은 점령운동과 국제항만노조가 공동 행동에 나섰을 때 드러날 힘을 알고 있으며 두려워한다.

 

그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국제항만노조 지도부는 다른 항구는 봉쇄하지 말고 EGT 사측에 대한 항의와 롱뷰에서의 투쟁으로만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롱뷰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항만노동자들에게 점령운동의 피켓라인을 무시하고 일터에 들어가서 일하라고 말할 것이다. 1월6일, 국제항만노조의 깡패들은 롱뷰에 대한 연대행동을 계획하고 있던 시애틀 점령운동의 회합을 습격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과거 간부들과 평조합원들을 포괄하고 있는 제 10지부의 반대파들은 만일 EGT의 배가 하역을 시도할 경우 오클랜드 항구를 폐쇄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클랜드의 퇴직한 항만노동자이자 제10지부 반대파의 지도자인 잭 헤이먼은 시애틀 점령운동의 회합에서 ‘오클랜드와 포틀랜드 그리고 시애틀의 국제항만노조 평조합원들이 점령운동의 피켓라인을 지키고1) 12월12일의 서부해안 항구 봉쇄투쟁을 위한 행동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었다고, 그리고 EGT의 곡물 배가 롱뷰 부두에 정박할 경우 다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1월6일 국제항만노조의 깡패들이 시애틀 점령운동의 회합을 습격한 것은 잭 헤이먼이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던 바로 그 때였다. 국가와 자본가들의 극심한 압력과 국제항만노조와 몇몇 지부장들의 공모를 이겨내고 이러한 항구봉쇄가 다시 발생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몇 달 동안의 교착상태 끝에, 지난해 9월 7일 전투경찰은 EGT 터미널로 가는 기차를 호위하면서 19명을 체포했다. 9월 8일 오전, 수백 명의 항만노동자들이 터미널로 진입해서 곡물 하역기를 부숴버렸다. 그날 오후, 워싱턴 주의 시애틀과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를 비롯하여 인근의 다섯 항구에서 항만노동자들이 롱뷰에 연대하며 비공인파업을 벌였다.

 

9월 초에 벌어진 대결 이후에, 제21지부의 조합원 225명 가운데 220명이 체포되었다. 지부장은 여섯 번이나 체포되었으며, 경찰에게 맞아 팔이 부러졌다. 용역 깡패들과 경찰은 롱뷰에 1920년대 석탄지대의 계급전쟁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깡패들은 거리에서 항만노동자들에게 몸을 날리며 공격했고, 경찰은 한밤중에 조합원들을 집에서 끌고 나갔다.

 

앞으로 2주 안에 곡물을 실으려고 새 배가 롱뷰에 들어올 예정이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배들과 헬리콥터들이 그 배를 호위할 것이다. 더 많은 경찰과 용역 깡패들이 도시로 몰려와 계엄령이 떨어진 것 같은 상태로 만들 것이다. 지난 연말 대통령 오바마가 서명한 ‘국방수권법’ 아래서는 미국에 맞서 “적대적인 행위”를 하면 누구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기소나 재판 없이 무기한 수감당할 수 있다. 미국의 항구들은 이미 ‘국토방위법’에 따라 반쯤 군사시설이 되어 있다. 항만노동자들은 날마다 작업장에 들어가려면 세 개의 “스마트 카드”를 보여주어야 하며, 신원조회를 받아야 한다. 노동자들의 전투적인 행동을 ‘테러리즘’과 연결시킬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 서부해안 노동자들에 대한 이러한 공격에 맞서 국제적인 주목과 연대행동이 최대한 조직될 필요가 있다. 배가 도착할 날짜는 여전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샌프란시스코와 포틀랜드 그리고 시애틀의 점령운동은 알려지는 날짜에 롱뷰에 집중할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미국의 다른 곳에서도, 점령운동은 해안경비대 사무소와 EGT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세 기업들의 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항만노동자들로부터 시작해서 국제적인 지원 또한 필수적이다. 2001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찰스턴에서 다섯 명의 흑인 항만노동자들이 경찰에게 피켓라인을 습격당한 뒤에 오히려 날조된 혐의로 몇 년 동안 감옥에 갇힐 위기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 때 유럽의 부두 노동자들이 찰스턴을 오고가는 배는 예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자, “찰스턴의 5인(위에 제시된 흑인 항만노동자 다섯 명-역자 주)”에 대한 모든 혐의가 기각되었다. 그와 비슷한, 아니 훨씬 더 거대한 규모의 연대가 지금 필요하다.

 

우리는 이 호소를 받는 모든 이들에게 투쟁에 결합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롱뷰 집중에 결합하는 것을 준비하든지 아니면 미국 해안경비대, 번지 노스 아메리카(Bunge North America), 이토추, STX팬오션에 항의하는 행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롱뷰 투쟁은 11월 2일과 12월 12일 서부해안 항구들을 봉쇄했던 세력들이 계속해서 대중적 지지를 결집시킬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가장 최근의 가장 어려운 시험대가 될 것이다. 여기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평범한 항만노동자들, 항구에서 훨씬 더 많은 수를 차지하는 미조직 트럭노동자들, 점령운동에서 급진파를 형성하고 있는 비정규직 대중들의 진지하고 계급적인 동맹이 될 것이다. 방어적인 투쟁을 공세적인 투쟁으로 지금 당장 전환시키자!

 

 

 

역주---------------

1)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다른 노동자들에게 일터로 가지 말고 파업에 참가할 것을 호소하는 것으로 주로 현장 입구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피켓라인을 넘어간다는 것은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현장으로 들어가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2)최근 벌어진 항구봉쇄투쟁은 주로 점령운동(Occupy)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점령에 항만노동자들이 결합하는 형태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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