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일본, 이대로 가면 곧 아시아의 소국

일본, 이대로 가면 곧 아시아의 소국
2006-05-10 17:49 | VIEW : 25,618



한 여성이 속옷만 입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브래지어의 문양이 대단히 특이 합니다.
왼쪽을 보면 아기 4명과 한 노인이 있고 가운데 일본 열도의 지도가 보입니다. 아이들이나 노인이나 즐거운 표정들입니다.
재미있는 사진이지만 이 사진은 일본의 '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의미심장한 사진입니다.


사진의 한가운데 브래지어의 오른쪽을 보면 아이 두명과 노인 한명이 있습니다. 힘들게 땀을 뻘뻘 흘리고 있습니다. 일본 열도의 색도 왼쪽은 황금색인데 반해 오른 쪽은 검은색입니다.
이 브래지어는 출산장려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4명이 힘을 합쳐 일본열도를 지탱하는 것은 쉽지만 두명이 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죠. 노인을 부양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의미입니다.


팬티에는 'STOP 少子化'라는 글이 보입니다. '자식 적게 낳기는 이제 그만'쯤의 의미인 듯합니다. 로이터통신이 10일 전송한 이 사진의 브래지어는 일본의 한 의류회사에서 출산 장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보인 신제품입니다.
이 회사는 최근 심각할 정도로 낮아지고 있는 일본의 출생률을 사람들이 인식하고 인구 증가에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속옷을 디자인 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우리나는 최근 젊은들의 '출산 파업'으로 인해 2005년 출산율이 1.08명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만 일본도 우리나라 보다는 덜 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2004년 일본의 출산율은 1.29입니다.
우리나라 보다 출산율이 꽤 높고 2003년 이후에는 출산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일본은 온 나라가 이를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면 일본은 곧 아시아의 소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9일자 동아일보는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내각 개편 때 처음으로 저출산 문제를 전담하는 각료직을 신설하고 ‘출생 후 3세까지 육아수당 지급’ ‘6세까지 의료비 무료 지원’ ‘출산 무료화’ 제도 도입 등 파격적인 제안을 잇달아 내놓았다"고 전했습니다.
대기업들도 올해부터 ‘남성 육아휴직 10% 이상 실행하기 운동’을 실시하는 등 온 일본이 '저출산에 의한 일본 붕괴를 막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은 9일자 동아닷컴에 올라간 일본의 출산율과 관련한 기사 전문입니다.
《‘소자고령화(少子高齡化).’ 오늘의 일본 사회를 말할 때 항상 등장하는 말이다. 말 그대로 태어나는 아이는 적고 노인은 늘어난다는 뜻으로 일본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의 저출산 현상은 오랜 세월에 거쳐 서서히 이뤄져 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의 합계 출산율은 1989년 1.57로 떨어진 뒤 서서히 내려가 2004년 1.29를 기록했다. 일본은 1989년 ‘1.57쇼크’ 이후 경각심을 갖고 1994년부터 육아지원정책(일명 에인절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지만 떨어지는 출산율을 막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진행되는 고령화는 ‘장수 대국’ 일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거리에서 아이들 보기가 어렵다”=1980년대에 도쿄(東京) 중심가인 미나토(港) 구에서 중학교에 다녔던 S 씨. 최근 일본에 와서 모교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모교의 이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학생이 줄어 2000년 인근 학교와 모교가 통합됐다는 걸 알게 됐다. 1980년대에 전교생이 600여 명에 이르던 학교는 지금은 두 학교를 합쳤는데도 240명에 불과했다.

일본의 저출산 현상은 무엇보다 학교 통폐합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령기 아동 감소는 지방은 물론 도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저출산의 여파는 벌써부터 병원, 교육기관, 산업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학가의 경우 2007년이면 진학 지원자와 대학 정원이 같은 ‘전원 입학시대’에 돌입해 통폐합 논의가 한창이다.

아이가 없으니 소아과도 줄어들고 있다. 일본의 전체 병원 중 소아과가 있는 곳은 40%인 3231곳에 불과하다. 1990년(4120곳)에 비해 무려 22%나 줄어든 수치다.

‘아이들이 줄었다’는 현실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최근 일본 총무성 인구통계에 따르면 15세 미만 인구는 25년 연속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15세 미만의 추계 인구는 4월 현재 1747만 명으로 1981년의 2760만 명에 비해 1000만 명 이상 줄었다. 어린이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4월 현재 13.7%에 불과해 32년 연속 최저치였다.

▽나라의 근간 흔드는 저출산-고령화=저출산 고령화는 경제성장의 둔화, 세금과 사회보장 부담의 증가, 지역경제 활력 쇠퇴로 이어져 정치 경제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출산율 저하와 지방산업의 쇠퇴로 최근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269개 중 94개가 소도시급으로 전락했다.

산업인력 감소에 따른 일손 부재도 코앞의 문제로 닥쳤다. 일본은 우선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정년을 기존의 60세에서 65세로 연장했다.

고령화와 관련해 더 심각한 문제는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형태로 되면서 생산활동 인구는 줄어드는 대신 사회적 부양 대상은 급증했다는 점. 199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한 명을 4.4명이 부양했던 데 비해 2025년에는 2.2명이 부양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 국민복지의 대명사인 연금제도의 미래에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시아의 소국으로 전락한다”=일본에서는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인구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추계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2050년에 1억59만 명, 2100년엔 600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같은 1억 명이라도 인구 구성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 현재 19%인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2050년에는 35.7%를 차지하게 된다.

일본 학자들은 이런 인구 추계를 전제로 할 때 노동인구와 노동시간 감소로 2009년부터 경제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소득(NI)은 2008년 391조 엔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30년에는 315조 엔까지 줄어든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대로 가면 아시아의 소국(小國)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가고 있다.

▽저출산 대책에 범국가적 노력=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일본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이 총력전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내각 개편 때 처음으로 저출산 문제를 전담하는 각료직을 신설하고 ‘출생 후 3세까지 육아수당 지급’ ‘6세까지 의료비 무료 지원’ ‘출산 무료화’ 제도 도입 등 파격적인 제안을 잇달아 내놓았다. 대기업들도 올해부터 ‘남성 육아휴직 10% 이상 실행하기 운동’을 실시하는 등 동참하고 있다. 저출산이 일본의 미래를 붕괴시키는 것을 막아 보려는 몸부림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