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부동산 투기열풍이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뉴역주를 예로 들면 주택취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성씨는 Lee였고, 3위는 Kim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인중에 Lee라는 성씨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중국계도 좀 있기는 하지만 Kim이라는 성씨는 한국인 밖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1. 막강한 엔화파워의 추억.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부동산을 취득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과거 일본이 겪었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사실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일본인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샀다는 뉴스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유명한 미국의 상징적 기업들을 일본인이 사들였다는 기사들을 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유명한 영화사의 대주주가 일본인으로 바뀌고, 상징적인 건물들의 주인이 일본인으로 바뀌면서 엔화의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던 일본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부동산이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기업들과 부호들이 풍부한 유동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합의에 의하여 엔화의 평가절상이 급격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일본의 자산은 평가치가 극심하게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 때쯤 일본인들의 미국부동산과 미국의 주요 기업 사들이기가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제가 서서히 하락과 퇴조의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부동산에 버블이 꺼지고, 금융시스템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부실화되었습니다. 강세를 보이던 엔화도 서서히 무력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적절한 투자처가 없을 정도로 소비가 위축되고 저축률은 갈수록 높아집니다. 금리를 제로베이스로 가져가도 경기의 회복은 안되고 막강하던 일본인들의 자산파워도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주요자산을 열심히 사들이던 일본인들은 해외자산을 팔아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국경제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취득했던 자산들의 가치가 무너져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큰 손해를 보거나 빈손으로 돌아온 일본인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일본경제는 최근에 비로서 기지개를 껴고 있습니다.
2. 일본인들의 전철을 밟는가?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많은 자산들을 취득하는 모습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미국에서 주택구입자 상위에 랭크되는 한국인의 성씨를 보면서 일본이 오래전에 겪었던 일들이 곧 우리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상황이 당시의 일본과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에는 이미 상당한 정도로 버블이 형성되었다고 보여집니다. 당시 일본인들이 동경에 있는 집을 비싸서 사지 못하고 ,멀리 외곽에서 2시간씩 출퇴근하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그 때의 일본보다는 좀 덜하다는 점이 그리 위안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원고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자산을 팔아서 미국의 자산을 더욱 많이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달러로 표시되는 우리의 소득이 높아진다는 것을 그냥 즐길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환율이 지금의 상태로 유지되더라도 우리의 기업이 수출에서 이익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술경쟁력은 상당히 높아졌지만 당시의 일본이 누리던 기술적 우위를 누릴만큼은 아직 아닌 것이 더욱 걱정입니다.
시중의 유동성이 지나치게 많이 풀려 있다는 점도 매우 유사합니다. 양극화로 인하여 서민들은 먹고살기도 어렵지만 시중의 유동성은 과도하게 높습니다. 연기금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우량기업들의 이익잉여금과 기업의 주주들이 받아 챙긴 배당금등이 돌아다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습니다. 소비가 위축되어 더욱 국내에서 투자할 대상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엔화가 미국으로 몰려가서 수 많은 자산들을 사들이던 시기의 일본과 우리의 상황이 유사하다는 것은 후유증을 앓을 가능성도 비슷하다는 의미입니다. 종국에는 엄청난 손해를 보고 빈손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염려가 높아집니다.
3. 타산지석의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반드시 밟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유사한 상황이 그럴 염려를 높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당시의 일본과 우리가 좀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정부가 사전에 부동산 담보비율을 엄격히 제한하여 유사시 금융시스템의 부실에 대비하였습니다. 부동산의 버블이 꺼지더라도 급격히 금융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은 비교적 우리가 낮은 편입니다.
환율의 문제도 양국간의 합의에 의하여 급하게 진행되던 미일간의 경우와는 달리 시장의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좀 과도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당시의 엔달러와 비교하면 훨씬 속도가 완만합니다.
일본인들이 거대한 미국의 기업들이나 큰 자산들을 위주로 사들였던 것과 달리 우리는 개인들이 나서서 거주용 주택들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다른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인이 당하던 충격에 비하면 훨씬 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가 이미 겪어서 목도한 일을 피하지 못하고 따라가거나 전철을 되풀이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입니다. 반드시 미국의 주택가격이 폭락하여 빈손으로 돌아올 것이 빤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치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안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원고현상이 지속되면 우리가 달러를 들고 나가서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 순리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일부가 빠져 나가면 환율이 저절로 정상을 찾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반드시 일본인들의 투자실패에서 절실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다른 이의 앞선 실패는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간접경험입니다. 국내에서 못다한 부동산 투기를 미국에 까지 나가서 열중하는 것이 그리 안정적인 투자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조심하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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