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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공부하거나 입을 닫거나

조중동, 공부하거나 입을 닫거나
번호 152023   글쓴이 일산사람    조회 2121   점수 462   등록일 2006년9월19일 11시41분 대문추천 6   정책 1  



조중동은 스웨덴의 총선결과에서 우파연합의 승리를 보고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그들은 전 세계의 부러움의 대상인 복지국가모델이 실패한 것으로 결론짓고, 지난 DJ 정부 때부터 최근 참여정부의 2030에 이르기까지 극우기득권세력의 반대와 모함 속에 힘들게 추진해온 복지정책을 폄하하고 있다. 거기다 한나라당 선거운동본부의 역할을 잊지 않고 스웨덴의 우파연합의 선거전략까지 특별과외하고 있다.

조중동의 이런 행태는 둘 중의 하나이다. 무식하여 3류 소설을 쓴 것이거나, 알면서도 국민을 곡학아세, 그들 수준에 맞게 쉬운 말로는 사기 치는 것이다.

한번 살펴보자. 먼저, 조중동의 그토록 기뻐하는 우파연합승리의 의미와 전망이다. 조중동은 이번 선거로 유럽좌파가 몰락한다는 식까지 몰아가고 있으나 착각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유럽식 사회주의가 튼튼히 뿌리내린 북유럽국가들 (정확하게는 노르딕 (Nordic) 5개국으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에스토니아이며 민족성이 비슷하고 하나의 경제권을 이루고 있음)의 복지국가모델의 전통이 선거 한두 번으로 흔들릴 만큼 허약하지 않다.

이번 총선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스웨덴은 1932년 이후 9년을 빼고는 사민당이 단독 혹은 연합으로 집권하였고 보수당이 집권한 짧은 9년 중 가장 최근은 1991년이었다. 그런데 1991년 당시 정권을 잡은 보수연합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복지제도의 재편과 광범위한 감세를 추진하였으나, 오히려 재정적자를 불러와 경제위기가 심화돼 4년 만에 정권을 내주었다. 따라서 정권을 다시 잡은 스웨덴 보수연합은 조중동이 바라는 대로, 70년 넘게 축적해 온 복지제도의 기본 자산을 손대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앙일보를 보면 기자가 게으른 탓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보수연합의 소득세 감세 공약에서 수치만 잘라내어 소득세 370억SEK 감세가 대단한 것으로 과장하면서 한나라당의 감세주장을 옹호하는데 이 역시 조중동의 특기인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이다. 감세액은 스웨덴 소득세규모의 10% 이하로 현재 200일간 지급되는 실업수당 80%를 66%로 줄이는 등에 돌리는 것일 뿐, 실업수당 등의 사회복지제도 전체 틀은 유지하고 있다. 소득세를 조정하더라도 최고 58%, 평균33%를 전체적으로 재조정하는 과정이 있겠지만, 세금의 상당부분이 복지부문을 재투입해 저임금, 고학력의 임금체계를 유지하여 국가경쟁력을 받쳐주는 기본 틀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유럽평균에 비해 높은 2.8%대의 경제성장률과, 국가경쟁력 세계 3위를 뒷받침해 온 복지제도를 스웨덴이 포기할 리가 없다.

조중동을 비롯한 성장우선주의자들에게 공부를 권하는 바, 국가경쟁력이 최우선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일정수준의 복지제도가 역사적, 정치구조적 차이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필수조건임을 깨달아야 한다. 성장기의 아이도 기본체력이 있어야 키가 크듯 국가도 성장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체력, 즉 최소한의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는 갖추어야 한다.

잘살기 위해 조금만 더 참자고 하는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처럼 허리띠 졸라매고 몸으로 때우면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미래성장의 주동력이 될 지식산업과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창조적 인력개발을 위해서라도 노르딕국가들처럼 대학까지의 무상교육과 근로자의 수시교육 등, 성장을 뒷받침하는 사회보장이 있어야 한다.

복지지출 31.5%의 스웨덴을 비교하면 우리의 6%대는 OECD 국가들의 평균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꼴찌 수준이다. 최소한 평균으로는 올려서 국가발전의 기본체력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참여정부가 제안한 2030은 조중동 당신들의 무식을 위해서라도 좋은 교재가 될 것이다. 내 두뇌로는 용량초과라고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 초등학교 책에도 나오듯 마늘 열심히 먹어 사람이 된 곰도 있으니 희망을 가져볼 일이다.



ⓒ 일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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