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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고 달래고 … 중국, 해결사로 나서나

솔직히 부인할 수 없는 대국...  상상 초월의 빈부 격차에 여적찌기 중국 인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의문

 

 

 

으르고 달래고 … 중국, 해결사로 나서나
[중앙일보 2005-05-13 22:26]
[중앙일보 유광종]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사로 나섰다. 그동안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의사 전달에 주력하던 중국이 적극적인 거중조정에 나선 것이다. 특히 베이징은 이 과정에서 양국을 '으르고 달래는' 중국 특유의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베이징은 우선 대북 창구인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왕자루이(王家瑞) 부장의 입을 빌려 평양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북한의 핵실험을 겨냥해서다. 그는 12일 중국을 방문한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일본 민주당 정조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외교 경로를 통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북한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도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원칙은 한반도 비핵화이며, 우리는 이를 위반하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왕 부장은 또 일본 대표단에 "미국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한 데 대해 북한에 해명하도록 일본이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도 북한에 성의를 보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또 미국에 대해 김정일의 체면을 세워 주라고 주문했다.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양시위(楊希雨) 중국 외교부 조선반도 사무판공실 주임은 12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북 설득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미국이 김정일의 체면을 잃게 했기 때문"이라며 "북.미 비공식 접촉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북한을 자극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함으로써 평양의 체면을 세워 주라는 주문이다.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인물'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양 주임은 또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이 몰고 올)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연구소 부주임 데이비드 브라운 교수는 12일 홍콩 피닉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이 북한과 진지하게 협상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 차단과 함께 미국의 진지한 대북 협상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결국 왕 부장과 양 주임 등 고위 관리의 발언을 통해 평양과 워싱턴에 동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해결사로 나선 중국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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