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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하루만 단전돼도 청계천 물 썩을 것”

서울 시민들 추카합니다.

대형 어항 갖게 되어서ㅠ.ㅠ

 

 

전문가들 “하루만 단전돼도 청계천 물 썩을 것”
환경단체들 “자연하천 아니라 인공어항” 비판
2005-06-01 13:09 김세옥 (okokida@dailyseop.com)기자
“한강물과 지하철 역사에 나오는 지하수를 끌어다 청계천의 물을 댄다고요? 물을 끌어오는 전기가 하루만 끊겨도 청계천은 썩은 도랑이 될 겁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준공식을 넉 달 남겨두고 막바지 공사에 한창인 청계천에 실제로 물을 흘려보내는 ‘유지용수 통수(通水) 시험’을 시민들의 환호 속에 진행했다.

그러나 환경·시민단체들은 “지금처럼 공사가 계속될 경우 청계천은 도심 하천생태계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할 뿐 아니라 이명박 시장의 전시행정과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다.

시민단체 “지금이라도 청계천 상류 지천 복원·활용해야”

환경단체들은 청계천 복원 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청계천 복원은 자연하천을 되살리는 일인 만큼 인왕산 백운동천(2.2km)과 북악산 중학천(2.4km) 등과 같은 상류 지천부터 복원해 이들을 청계천과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날 오전 청계천을 흐른 물은 한강변 자양취수장에서 퍼 올려 뚝도 청정지에서 여과한 것으로, 향후 완공될 청계천에는 한강물과 지하철 역사에서 나오는 지하수가 지날 예정이라고 한다.

양장일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현재의 청계천 공사는 생태와 역사를 복원하는 개념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인공조경 하천을 만들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하고자 한다면 상류 지천의 맑은 물길부터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왕산 백운동천과 북악산 중학천은 아스팔트로 덮여 도로로 쓰이고 있으며, 물은 그대로 하수도로 흘러 나가는 실정이다.

양 처장은 “북악산, 인왕산 자락에 있는 4~6개 하천에는 1~2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종이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다”며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장기적 관점으로 청계천과 상류의 지천을 연결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상류 지천의 물량이 모자랄 경우 빗물 등을 이용해 유지용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 처장은 “만약 지금의 방식대로 공사가 마무리될 경우 지하철 역사의 지하수와 한강물을 끌어오는데 필요한 전기가 하루라도 차단된다면 청계천은 바로 썩은 도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생물다양성 담보 못하는 인공하천

오는 10월 완전 복원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은 곡선이 거의 없는 직선형태다. 환경단체들은 실시 설계안이 나올 당시부터 물이 직선으로 흐를 경우 하천의 유속과 깊이가 거의 동일해지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생물의 다양성은 유속과 하천 폭의 변화, 하안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청계천 복원 실시설계 심의에 참석했던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 위원들이 하천 옆 둔치의 너비를 달리하면 자연스레 물길이 곡선으로 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시는 시민접근 편리성을 얘기하며 직선을 고집했다.

또 서울시는 치수적 안전성을 이유로 저수부 및 저수호안, 둔치에 초본류 중심의 식재를 계획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들은 “이 경우 다양한 식생을 포함하지 못해 생태계의 풍부한 상호작용을 기대하기 힘들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의 서식도 유도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 풀과 꽃, 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져야 곤충, 조류 등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환경단체 활동가는 "이명박 시장이 벌이고 있는 이 사업은 우리가 청계천이라고 부르던 자연 하천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인공 어항 하나를 새로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기펌프로 물을 끌어와 주변을 예쁘게 꾸며 비리로 얼룩진 청계천을 미화하려는 이 시장의 행보를 똑똑이 봐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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