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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식인조개 보셨습니까?

전반적으루다가 오늘 그림 참 좋다.

 

사람 잡는 식인조개 보셨습니까?
[사진] 충남 공주 지당세계만물박물관에서 만난 희귀한 것들
텍스트만보기   이승철(seung812) 기자   
식인조개라는 것이 실제로 있을 수 있겠습니까? 물 속의 조개가 사람을 해친다는 말인데 그게 가능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식인상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식인조개라는 것은 정말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 식인조개랍니다.
ⓒ2005 이승철
그런데 지당세계만물박물관이라는 곳에는 분명히 커다란 조개껍질이 '식인조개'라는 명찰을 달고 당당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2일 충남 공주시 탄천에 있는 그 박물관을 관람하는 동안 정말 놀라운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시내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자리 잡은 박물관은, 이런 곳에 과연 박물관이 있을까 할 정도로 외딴 곳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문을 들어서면서 넓은 정원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각종 모형공룡들과 연못, 전시관을 돌아보며 박물관의 실체가 다가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제1전시관은 육상동물들과 바다 속 생물들의 전시관이었습니다. 호랑이와 사자, 고래와 상어 등 우리들이 사진이나 그림으로 흔히 보아왔던 생물들과 함께 진귀한 동물과 물고기, 그리고 조개류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식인조개였습니다. 동남아시아 필리핀 해역의 깊은 바다에 사는 이 조개는 다 자라면 크기가 1.5m나 되며 무게도 200kg이나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니 바다 속에 들어간 사람이 실수라도 하여 껍질을 열고 있는 조개 살을 건드렸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놀란 조개가 껍질을 오므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조개껍질에 물린 사람은 꼼짝없이 조개에게 붙잡혀 물 위로 나오지 못해 죽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 거대한 조개를 맨손으로는 아마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식인조개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인데 조개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이름일 것 같았습니다.

▲ 뱀눈 사마귀
ⓒ2005 이승철
▲ 나뭇잎 벌레
ⓒ2005 이승철
▲ 코카서스 장수풍뎅이
ⓒ2005 이승철
제 1관을 둘러보고 제 2관에 올라가면 이곳은 화려한 나비들과 곤충들의 세상입니다. 얼마나 진귀하고 많은 나비들과 곤충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찬찬히 살펴볼 겨를이 없습니다. 눈이 뱀눈 같은 태국산 뱀눈 사마귀와 꼭 나뭇잎처럼 생겨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으면 절대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은 동남아 등지에 사는 나뭇잎 벌레도 참 신기한 모습입니다.

인도네시아 산 장수풍뎅이의 당당한 모습도 눈길을 놓아주지 않지만 긴 꼬리 장대누에나방의 새신랑 연미복 같은 모습도 여간 멋진 모습이 아닙니다. 나비와 곤충들의 예쁘고 신기한 모습에 빠져 있을 때 한 떼의 어린이들이 몰려 들어왔습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은 나비와 곤충들을 보며 환성부터 지릅니다. 세상에 이렇게 진귀한 나비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어린이들 눈에야 오죽했겠습니까. 어느 나비가 예쁘냐고 물으니 이것 저것을 모두 가리킵니다. 예쁘고 신기한 모습에 빠진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을 뒤로 하고 제 3관으로 향했습니다.

3관으로 가는 길에도 아름다운 연못이 작은 분수를 내뿜으며 정답게 맞아줍니다. 작은 산골짜기에 오밀조밀 참 예쁘게 꾸며놓았다는 느낌입니다.

▲ 공룡알 화석
ⓒ2005 이승철
▲ 앵무조개 화석
ⓒ2005 이승철
▲ 벌집산호 화석
ⓒ2005 이승철
3관에 들어서니 안내원 두 명이 전시품 설명을 해줍니다. 첫 번째 발길을 붙잡은 것은 3만 5천 년 전의 공룡 알 화석입니다. 여덟 개의 공룡 알이 그대로 굳어 돌이 된 모습이 너무나 신기합니다. 거대한 공룡의 크기에 비하면 작아 보이는 알이지만 삼만 오천년 전 생물의 알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 옆에는 다닥다닥 붙은 앵무조개 알 화석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조개 알의 모습이 앵무새의 얼굴과 부리를 닮아 있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벌집산호 화석도 신기한 모습입니다. 산호화석이 꼭 벌집처럼 생겼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창작품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훨씬 초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실감나는 화석은 아무래도 코브라 화석일 것입니다. 칭칭 똬리를 틀고 앉은 녀석이 머리를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갈라진 혀를 날름거릴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전시실은 온갖 진귀한 것들로 가득했습니다. 화석들뿐만 아니라 가공하지 않은 광석이며 보석, 희한한 모습의 수석들도 많았습니다. 묘안석은 둥글게 가공된 것이 세 개가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는데 모양이나 빛깔이 영락없는 고양이 눈입니다. 또 휘안석은 돌이 아니라 쇠붙이 같았습니다.

수석 중에서는 산수나 짐승 모양, 또는 무늬석들도 좋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인상석과 문양석이었습니다. 파이프를 문 흑인의 모습이며 농부의 얼굴모습도 있고 멋진 신사의 모습도 있었습니다. 문양석 중에서는 돌의 면에 각종 꽃모양이 정교하게 그려진 것들이 많았는데 해바라기 문양의 돌 한 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것이어서 십억 원이 넘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진귀한 것들 중의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콩이었는데 콩깍지의 크기가 사람의 키보다 더 크다고 하니 상상해 보십시오, 어른의 키보다 더 큰 콩 말입니다. 이렇게 세 개의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보려면 적어도 한나절은 걸려야 대충 살펴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대충 살펴보는 데 말입니다.

제대로 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릴 것 같았습니다. 전시품이 무려 25만여 점이라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 박물관은 한국수맥학회 회장과 한국풍수명당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류육현(57) 관장이 무려 35년여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것들을 모아 전시관을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 코브라 화석
ⓒ2005 이승철
▲ 사람의 키보다 더큰 세계최대의 콩
ⓒ2005 이승철
▲ 고양이 눈동자 같은 묘안석
ⓒ2005 이승철
2004년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박물관 건립과 전시품 구매에만 약 1555억 5000만원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공주시 탄천면 광명리 일대의 산골짜기에 지상 2층 규모의 박물관과 별관, 그리고 부속 시설을 세워 운영하고 있는데 전 세계의 희귀하고 다양한 동물, 곤충(나비), 광물, 화석, 수석 등을 수집하여 전시하는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류 관장은 조부 때부터 3대에 걸쳐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모은 재산과 풍수지리 강연, 저서 활동을 통해 모은 사재로 세계의 만물을 구입하고 박물관을 건립했다고 합니다, 박물관 1관은 육상 수상 동물들의 박제, 2관에는 나비를 주축으로 한 곤충, 3관에는 광물과 화석류, 그리고 수석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품 중에서도 나비 2만 8000여점과 박제된 벵골호랑이, 동남아에서 가장 큰 35캐럿짜리 루비는 지당세계만물박물관이 자랑하는 소장품들이라고 합니다. 또 박물관 초입 광장의 대형공룡조형물들은 어린이들에게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 진입로 변에 있는 400여종의 연꽃을 즐길 수 있는 5000여 평 규모의 연못도 제철에 가면 좋은 볼거리가 될 것 같았습니다.

 

찾아가는 길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탄천 IC와 공주-부여방면 국도 이인면사무 소 앞에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시인이승철 을 검색하시면 홈페이지 "시가있는오두막집'에서 다른 글과 시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2005-09-10 08:56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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