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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주성영의 '성적폭언'서 출발"

음... 입추의 여지도 없이 점입가경

 

사건은 주성영의 '성적폭언'서 출발"
격분한 정 검사 "자기방어 해야겠다"
[인터뷰] 주 의원이 지목한 '성희롱 검사' "사건 변질 동의 못해"
텍스트만보기   김영균(gevara) 기자   
▲ 22일 밤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동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검사 등이 술을 마시고 주 의원이 여종업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 사건의 단초는 주성영 의원의 '성적 폭언'에서 출발했는데 마치 내 개인의 성희롱 문제인 것으로 변질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22일 '추태 술자리' 성희롱 당사자로 지목된 대구지검 정아무개 차장검사는 격분해 있었다.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는 것. 그는 "한나라당 주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 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나도 다 목격했지만 구체적인 말은 못하겠다"며 "다음날 내가 전체적으로 (여사장에게) 사과했다"고 밝혀 주 의원이 술자리에서 '성적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정 검사의 이같은 증언은 주 의원이 지금까지 반박 자료 및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과 완전히 상반된다. 주 의원은 25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욕설사건의 주인공은 모 검사이며, 술자리가 끝난 뒤 나는 다른 약속 때문에 자리를 뜬 이후 벌어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서로 일치하는 3자(술집 주인-검사-의원들)의 증언

▲ 술자리 폭언 논란에 휩싸인 한나라당 주성영의원이 25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05 연합뉴스 조보희
<오마이뉴스>는 25일 정 검사와 접촉했다. 정 검사는 "(오마이뉴스의) 첫 기사를 봤다, 하지만 지금 내가 확인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특히 '성희롱을 한 것은 검사'라는 주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이유에 대해 강조점을 두었다.

정 검사의 증언은 <오마이뉴스>가 앞서 접촉했던 L칵테일바 사장 H씨(23일 첫 보도)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증언(25일 보도)과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당시 '문제의 술자리'에 있었던 참석자들 중 주성영 의원을 제외한 3자(L칵테일바 사장 H씨, 정 검사, 열린우리당 의원들)가 "주성영 의원이 성적 폭언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 검사가 전해준 당일 사건의 정황은 밤 11시부터 시작된다. 숙소인 대구 모호텔 1층 칵테일바에서 1차 회식을 마친 주성영·주호영·김성조 한나라당 의원, 정성호·이원영·선병렬·최용규 열린우리당 의원, 그리고 정 검사 등 10여명은 밤 11시경 일정 간격을 두고 지하 L바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주 의원의 '성적 폭언'이 있었고, 술자리는 1시간30여분 뒤인 밤 12시30분경 파했다.

정 검사의 증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건 이후' 이다. 다음날(23일) 오전 정 검사는 H 사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검사는 "그때 전화를 걸었는데 (H 사장이) 충격을 크게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래서 그 이야기도 들어볼 겸 점심식사를 하지고 했다"고 말했다. 정 검사는 "(H 사장이) 점심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술자리) 이야기를 했고 내가 한 실수도 얘기했다"며 "하지만 그 부분(정 검사 자신의 실수)은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내가 만약 성희롱을 했다면 H 사장이 꽃다발을 보내고 점심 먹으러 나오겠느냐"며 "당일 점심 식사 자리에서 H 사장이 한 얘기는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이 아주 심했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첫 보도 이후인 23일 밤, 정 검사에게 전화한 주 의원 "성희롱 한 것은 당신"

이어 정 검사는 23일 밤 주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때 주 의원은 정 검사에게 "사람들이 (성희롱 사건을) 내가 일으킨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사실은) 정 검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 의원에게 성희롱 사건의 주인공이 정 검사라고 전해준 사람은 주 의원측에서 이번 사건의 목격자로 공개한 모 의약품회사 이아무개 전무. 이씨는 당일 L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던 중 사건을 목격했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 검사는 주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그런 사실(성희롱)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23일 점심시간에 H 사장을 만났을 때도 자신의 실수보다 주 의원의 욕설과 폭언이 더 심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지검은 조만간 주 의원이 25일 대구 술집에서 폭언한 인물로 정 검사를 지목한 것과 관련해 조만간 자체 진상조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이 변질되는 것, 절대 동의 못해"

다음은 정 검사와의 일문일답 전문.

▲ 주성영 의원이 술자리 '성적 폭언'의 당사자로 자신이 아닌 검사를 지목함에 따라 이번 사건에 휘말리게 된 대구지방검찰청 전경.
ⓒ2005 오마이뉴스 이승욱
-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성희롱을 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모 검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나도 (한나라당 반박이 담긴) 자료를 봤다. 완전히 내가 모든 것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돼있는데, 거기 현장에 여러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나 H 사장에게 확인해보면 된다. 이 사건의 단초는 주 의원의 '성적 폭언'에서 출발했는데, 마치 내 개인의 성희롱 문제인 것으로 변질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나도 다 목격했지만 구체적인 말은 못 하겠다."

- 본인의 성희롱은 없었다는 얘긴가.
"내 기억으로는 없다. 그럴 생각도 없고. 그날 (대구지검) 부장들도 있었고…. 그러니까 그들에게 확인을 한번 해봐라."

- 대구지검의 다른 부장검사들도 정 검사의 성희롱이 없었다는 것을 봤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다 같이 목격했다. 한 테이블에 같이 있었으니까. 그 다음날 점심 때 H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오마이뉴스>에 기사가 난다는 것은 모르는 상태였다. 아침에 (H 사장에게) 전화를 했는데, H 사장이 받은 충격이 매우 크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그 이야기도 들어볼 겸 점심식사를 했다. 그때 H 사장이 (당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한 실수도 얘기했다. 하지만 H 사장이 그 부분(정 검사의 실수)은 문제가 안된다고 했다."

- 그날 술집에 같이 있던 이아무개 전무는 정 검사가 성적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다음날 내 사무실로 H 사장이 꽃을 보내왔다. 그리고 아침에도 통화하고 점심 때 만났다. 만약에 H 사장이 (한나라당 주장과 같이 나에게 성희롱을 당한) 그런 상황이었다면 과연 점심 먹으러 나오겠나? 바로 고발장을 써서 나같은 사람과는 상종 못하겠다고 하지 않겠나. 그날 점심 때 좋은 얘기도 하고, 내가 조그만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분 나쁘면 전체적으로 사과하겠다고 했다. 그때 H 사장으로부터 (내 실수는) 별 것 아니라는 답까지 들었다."

- 그럼 주 의원의 폭언과 욕설은 심했다는 것인가.
"그런 취지였다. 그런 취지였는데, 구체적인 답변은 내가 하는 것보다 H 사장이 당시 나한테 한 얘기를 직접 들어보라."

- 그러면 한나라당이 낸 반박자료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내가 책임질 상황도 아니고. 내가 성희롱을 했다면 그 다음날 H 사장이 나와서 내가 사준 점심을 먹어가며 나한테 하소연하는 일이 있을 수 없지않은가.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H 사장이 당장 나를 고소해서라도 처리할 사항이지, 자기 상담 대상으로 보겠나."

"내가 성희롱 했다면 다시 나를 찾아와 하소연 했겠나"

- 22일 문제가 된 2차 지하 바에 간 것은 몇 시인가.
"밤 11시가 조금 넘었다."

- 1시간 정도 술을 마셨나.
"1시간은 좀 넘었다. 1시간30분 정도다."

- 2차 술자리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주성영 의원이 불쾌해하며 욕설을 했다는데.
"그날 테이블이 세 군데였다. 우리는 (의원들과) 바로 합석하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한 테이블에는 (대구지검) 두 부장과 내가 앉았고 주 의원과 다른 사람은 안쪽에 앉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리를 함께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상황은 잘 이해하고 있다."

- 그날 술값은 누가 냈나.
"나중에 주성영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반씩 냈다고 들었다. H 사장에게 확인해봐라."

- 어쨌든 술값은 본인이 안냈다는 말인가.
"다음 날 점심 때 내가 돈(술값)을 주면 (그날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H 사장을 매수했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돈을 가지고 가서도 안줬다."

- 이번 보도가 나간 뒤 H 사장과 통화한 적 있나.
"없다. 다음날 내가 바로 서울로 출장을 갔는데, 대구지검에서 전화가 왔더라. 난리가 났다고."

- 내일(26일) 대구지검에서 입장을 밝힌다고 하던데.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이 사건 당사자 입장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 다만 이렇게 사건이 변질되는 것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해야겠다."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해야겠다"

- 주성영 의원은 (자신이 성적 욕설을 안했다고) 정 검사로부터 확인을 했다고 하는데, 주 의원과 통화한 적 있나.
"다음 날(23일) 밤 10시30분쯤 전화가 왔다. 이 전무라는 사람이 자기한테 전화를 걸어서 내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나는 H 사장으로부터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다는 확인까지 받았는데 주 의원이 (정 검사가 성희롱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내가 동의할 수 있나?"

- 주 의원이 자신의 성적 욕설이나 폭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나.
"안했다. 주 의원은 '사람들이 (욕설한 당사자를) 본인인 줄 알고 있는데 사실은 정 검사인 것 같다'고만 했다. 내가 동의를 못한다고 하니 한나라당 자료에서도 그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더라."

- <오마이뉴스> 보도를 봤나. 내용이 사실인가.
"첫 기사를 봤다. 하지만 지금 내가 확인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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