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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수구세력 권력착란 증세 심각하다”

니덜은 딴나라당 욕좀 하지마라

 

 

이병완 “수구세력 권력착란 증세 심각하다”
조선대 강연 “노 대통령 짓밟지 않으면 잠 못 이루는 사람들” 맹비난
입력 :2005-12-07 19:37   이기호 (actsky@dailyseop.com)기자
▲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조선대학교에서 강연을 갖고 우리 사회는 지금 낡은 시대의 기득권을 타파하는 창조적 파괴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자료사진)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강정구 씨는 엄연히 지금도 현직 대학교수입니다. 그의 표현과 생각을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어디 그런 사람이 한 둘입니까. 일본 식민지배가 한민족에게 은총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벌건 대낮에 마이크를 잡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붓는 사람도 사는 곳이 대한민국입니다. 민주화된 대한민국입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7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우리 사회는 지금 낡은 시대의 기득권을 타파하는 창조적 파괴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서민경제, 북핵문제, 균형발전 등 참여정부의 역점 사업들이 이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신중한 언행으로 유명한 이 실장은 ‘참여정부가 서 있는 자리’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이날 강연에서 보수매체와 한나라당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이들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론을 가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수구보수세력이 사회의 중요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그는 “그들은 단 하루도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을 짓밟고 비난하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보인다”며 이들을 ‘보수를 가장한 수구, 극우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시종일관 강도 높은 비판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900만명이 100억달러 해외소비…불황원인은 양극화

“경제가 어렵다. 모든 것 버리고 경제만 챙겨라. 특히 서민생활이 어렵다. 서민들을 살펴라.” 이른바 50~60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 실장은 노사분규, 농민시위, 국회, 언론 등을 꼽으며 “대한민국은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경제불황에 대해 그는 한국경제의 무역규모가 올해 5000억 달러를 초과했다는 점을 들어 “중개무역으로 살고 있는 2~3개 나라를 빼면 세계 9번째 무역대국”이라며 한국의 경제력을 소개하고, “경제가 어렵다는 나라에서 올해만 벌써 900만명이 넘는 한국사람이 해외여행에 나서서 100억 달러가 넘는 달러를 소비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양극화가 문제라는 것이다.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IMF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여기서 쏟아져 나온 실업자들이 음식, 숙박, 택시 등 특정 서비스업에 몰리면서 엄청난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만도 택시 3만대 가량이 공급과잉이다. 전국체인을 갖춘 대형 할인점들이 골목마다 들어서면서 재래시장, 구멍가게들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 실장은 “IMF금융위기를 겪은 나라들의 공통현상 중의 하나”라며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또 영국이 IMF 후유증을 치유하는데 15년 정도를 소모했다는 점을 들며 이들 보수 인사들을 차분히 설득한다.

하지만 그들은 “설비투자를 해야 일자리가 늘어나서 서민들도 잘살 수 있다”며 “참여정부는 성장보다 분배정책을 쓰고 있다”고 다그친다. 이런 지적을 “무슨무슨 신문에서 귀가 닳도록, 눈이 시리도록 듣고 읽은 주장들”이라고 꼬집은 이 실장은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경제라는 것이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 2002년 100만불당 19명서 현재 17명

“선생님, 사업가가 돈벌이가 된다면 왜 투자를 안 합니까. 전쟁 중에도 투자합니다.” 비록 ‘열이 오르지만’ 이 실장은 그래도 조용한 목소리로 설명한다. “우리나라 주요 산업생산과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한국은 선박건조량에서 4~5년째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생산량 세계 1위, 철강생산량 세계 5위, 전자제품생산액 세계 4위, 자동차생산량은 세계 6위, 석유화학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수출량도 늘어나 올해 5000억 달러 무역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 실장은 “장사가 잘 되는데 왜 설비투자를 안했겠느냐”며 “문제는 이들 분야의 투자가 늘어나도 생산공정이 첨단화, 자동화되고 있어서 사람 고용이 옛날처럼 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2002년에는 100만 달러 수출시 19명이 취업했지만 현재는 17명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불과 2~3년만의 변화다.

게다가 더 분명한 것은 정부가 기업의 투자에 간여할 수 있는 관치경제 시대가 끝났다는 것. 이 실장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서 정부가 성장정책을 써야 경제가 움직이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경제가 성장할수록 첨단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현상을 해소하는 일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가 분배위주 정책을 쓴다는데 증거를 대보라”고 주문하면 모두들 대답을 안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선진국클럽’이라는 OECD 30개국 중 2번째로 낮은 3.7% 수준으로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은 10%를 넘기고 있고, 미국이 5.5%, 일본 4.7%다. 물론 비정규직 고용이 많아 이른바 고용의 양극화현상이 있다.

이 실장은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법안을 내놓은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여야간, 노사간에 싸우고만 있다”며 “이런데도 정부가 노동자 편만 드는 좌파정부라고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노동자단체가 정권타도를 외치며 반대하는 비정규직법안을 내놓은 정부가 노동자편만 드는 좌파정부냐는 반문이다.

“한반도에 전쟁 일으켜야 한미동맹 강해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에 대해 좌파정권, 나아가 친북정권, 포퓰리즘,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비난이 이어진다. 한미동맹이 예전같지 않고, 대북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북한에 퍼주기만 하고 있으며 ‘강정구 교수사건’에서 보듯이 국가안보 의식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드디어 이분들이 하고 싶은 말이 나온 셈”이라고 지적한 이 실장은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그동안 엉뚱한 이야기를 빙빙 돌렸는지 모른다”며 이들의 속내를 꼬집었다. 또 “이른바 보수를 표방하며 대한민국을 지키자는 몇 몇 신문들이 매일매일 쏟아내는 구국의 외침들”이라고 지적하고, “보수를 표방하는 한나라당의 절규이기도 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한나라당이 조금이라도 이 절규를 멈추거나 빗나가면 이들 신문들의 칼날 같은 질책과 경고가 뒤따른다”며 “‘한나라당 정신차려라, 이래서야 어떻게 정권을 잡을 쏘냐’는 식의 장탄식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예 “나는 이들에게 ‘제발 정신 좀 차려라’고 되돌려 주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실장은 비국가재정을 생각해서 세금을 늘인 정권이 8조원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야당으로부터 포퓰리즘정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서민과 상관없는 법인세를 깎아 예산을 줄이자면서 서민들을 도와야 한다는 이중적 태도의 정당이야 말로 포퓰리즘”이라며 한나라당을 대놓고 비꼬기도 했다.

또 “9·11 테러이후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써온 미국정부를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안 된다고 설득해 6자회담을 이끌어온 정부에게 국가안보가 위태롭다는 주장은 가당치 않다”고 지적하고, “한반도에 전쟁이라도 해서 북한을 궤멸시켜야 친북정권이 아니고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것이냐”며 “전쟁이라도 나면 제일먼저 도망갈 사람들이 누구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권력 즐기고 언론과 유착해야 프로정부?

“역설적으로, 친북정권 때문에 국가안보가 위태롭고 한미동맹이 깨져가는 상황이라면 부자들의 동네 강남에선 왜 부동산 투기가 일어납니까. 당장 집을 팔고 외국으로 이민가야 논리에 맞고, 그러면 집값도 안정될 것입니다.”

이 실장은 “그들이 말하는 프로정권들이 정치적 이유로 18년 동안이나 포기하고 방치했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방폐장) 건설을 주민투표로 해결한 정권이 참여정부라는 아마추어정권이냐”고 말하고, 아마추어 참여정부가 ‘프로정권’들이 실패했던 수도권 인구억제정책의 결단을 내린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들 프로들의 눈으로 보면 정경유착, 권언유착을 없애고,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를 이룬 일이야 말로 아마추어적인 것의 전형일 것”이라며 “정권을 잡았으면 권력도 즐기고, 돈도 먹고, 언론하고 어깨동무하는 것이 바로 프로의 세계라면 참여정부는 정말 순진한 아마추어임에 틀림없다”며 역설적으로 비꼬았다.

본지에 게재한 컬럼으로 이슈가 됐던 강정구 교수 사건을 예로 든 이 실장은 “이런 사람들은 모두 교도소에 구속해 재판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고, 그들이 말하는 자유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바로 서느냐”며 “파쇼체제나 독재국가, 공산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CEO 댓글은 칭찬, 대통령 댓글은 비난

‘참여정부는 못한 게 없는데 왜 인기가 없느냐’ ‘왜 대통령지지도가 낮은가’라는 질문에도 답변을 내놓았다. 이 실장은 참여정부의 인기가 낮은 이유로 △일관된 창조적 파괴작업 △IMF 이후 심화된 양극화현상으로 계층간 불만 심화 △대통령문화 변화에 대한 일부 언론의 이중적 태도와 과도한 흠집내기 등을 꼽았다.

이 실장은 창조적 파괴의 예로 청계천을 들었다. 철거·복원계획 발표 이후 제기된 논란은 이미 맑은 물에 휩쓸려 간지 오래. 참여정부도 마찬가지 작업을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십 년 우리 의식을 지배해왔던 구시대의 관행과 통념에 도전하고 극복해오고 있다”며 “굴절된 역사 속에서 구도화된 비정상적 기득권에 대한 도전이고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IMF금융위기 이후 심화된 양극화현상으로 계층 간 불만이 어느 때보다 높고, 이런 현상을 감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실장은 “참여정부는 화끈한 경기부양책이 결국은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킬 뿐 민생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과거 역대정권들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여론에 떠밀린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문화의 변화에 대한 일부언론의 이중적 태도와  과도한 흠집내기에 대해서는 “정책에 대해 59분을 이야기하고, 1분 동안 우스개표현을 하면 정책은 간데없고 1분짜리 표현만 트집 잡고 늘어졌다”며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이 보기 싫다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일부매체가 시비를 야기한 노 대통령의 인터넷 댓글달기에 대해서는 “지금 인터넷은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라며 한국이 인터넷강국이라는 점을 들고, “대통령은 인터넷과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계 유일의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실제 기업 경영인들은 사원들과 인터넷으로 대화하는 것이 일반화돼있다”며 “그들 신문도 가끔 이런 CEO들을 소개한다”고 말해 이들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수구·극우세력 권력금단현상 넘어 권력착란증세까지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는 것이 이 실장의 분석. 그는 “참여정부, 노무현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본질적인 비토세력이 사회의 중요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며 “김대중 정권 이래 소멸돼 가는 수십 년의 기득권을 기필코 되찾아야겠다는 수구보수세력들”이라고 지적했다.

IMF위기를 초래해 놓고도 1997년 김대중 정권 수립을 저지했고, 2002년에는 노골적으로 연합해 권력을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실패는 했지만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오는 2007년에는 기필코 되찾겠노라고 총동원령을 내리고 궐기하자고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권력의 금단현상에 떨던 그 세력들이 지금은 권력의 착란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보수를 가장한 수구, 극우세력들이 한 데 뭉쳐가고 있다”고 말한 그는 “무역 5000억 달러가 되든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든, 소비와 산업활동이 다시 살아나든, 개성공단이 들어서든, 6자회담이 성사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참여정부 때문에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고 외친다”고 비꼬았다.

참여정부에 대해 이 실장은 “그러나 항상 시대정신에 동참하고,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려는 일관된 원칙과 기조를 유지해 왔다”고 말하고, “온갖 험담과 폄하 속에서도 꿋꿋하게 안정기조의 정책을 유지해온 결과, 이제 신용대란의 늪을 완전히 벗어났고, 활기를 찾아가며 기지개를 펴는 경기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 실장은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말한 이순신 장군의 발언을 들어 “광주 전남은 한말에 외세에 맞선 의병의 발원지였고 일제 때는 광주학생사건이 보여 주듯 독립운동의 진원지였으며, 80년 광주민주화항쟁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성지가 이곳임을 증명해 주었다”며 호남민심을 아우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광주 전남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한반도 평화의 역사를 새로 쓴 국민의 정부의 모태였고, 성장과 국토균형발전의 이정표를 새로 쓰고 있는 참여정부의 고향”이라며 “참여정부는 광주 전남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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