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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의 <빤스와 가리고쟁이>

 

 

 

연재기사 | 최민희의 <빤스와 가리고쟁이> + 사는이야기
빤스와 가리고쟁이 7 - 생명탄생의 보고 자궁(子宮)
텍스트만보기   최민희(mother) 기자   
문화는 주어진 환경조건에 대응한 인간의 응전방식이다. 각 나라의 민족문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편견은 민족문화 = 지배층문화라는 등식이다. 1%의 지배계층이 가진 상층문호와는 별개로 80%의 서민이 갖는 끈질긴 삶의 문화가 있다. 그리고 지배층의 문화는 외세의 침입으로 쉽게 윤색되어 침입한 외세의 문화에 동화된 반면 서민문화는 한반도를 지키는 유일의 문화로 굳세게 이어져 왔다.

여인의 머리모양을 보아도 그렇다. 쪽머리와 이은 머리가 유행한 시기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고려시대 몽고가 침입한 이후 변발이 유행했다는 기록을 보면 처음에 왕족이, 다음에 양반들이 몽고의 문화를 따라갔음을 알 수 있다.

유행이라는 것이 본래 지배계층의 문화가 아래로 아래로 전파되어 일반화되는 것인데, 유행을 따라가는 데에는 일정한 물적토대가 필요하다. 이민족의 침입으로 절대절명의 생존위기에 빠졌던 서민들은 몽고의 변발을 따라할 물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양반에서 돈있는 중인으로 이어지는 몽고문화와 일정 거리를 둘 수 있었다.

가리고쟁이는 그러한 서민문화의 대표적 표현이다. 살아남기 위해 자연과 친화되었던 서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속곳을 겹겹이 입은 양반이나 궁중 여인네들은 종종 '병명'을 알수 없는 질병에 걸려 '하혈'을 하며 죽어갔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자궁내 폴립(작은 지방덩어리가 결집된 것)이나 근종 등등이 악화된 결과라 유추해볼 수 있는데 그나마 궁중여인이나 양반은 병에 걸리면 '약'이라도 쓸 수 있었겠지만 서민들이야 어디 그럴 여유가 있겠는가.

병에 걸릴 확률을 낮추는 생활을 자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고, 혹 병에 걸리면 천명으로 알고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해방이후 미국 자본주의와 함께 들어온 문화는 성질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자본주의의 대량생산은 유행의 전사회화를 이루었고, 흔히 팬티라 이야기되는 서양식 빤스가 급속하게 전파되었다. 이와 함께 코르셋 등 서양의 하의 문화가 함께 유입되게 되는데 그 문화가 보급된후 정확히 30년 후부터 우리 사회 여성의 자궁에 비상이 걸리게 된 것이다.

자궁은 아들 子자, 궁전 宮로 이루어졌는데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궁전 宮자가 붙은 기관이다. 탄생을 기다리는 새생명이 둥지를 트는 곳으로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일게다. 소중하기 때문에 깊숙한 곳에 위치해있고 겹겹의 방위막이 쌓여 있다. 그래서 신체 어느 부위보다 통풍에 장애를 받기 쉬운 곳이다. 통풍이 잘 안된다는 것은 산소공급과 노폐물 배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서양식 팬티와 코르셋으로 더욱더 통풍을 막을 경우 노폐물정체로 갖가지 염증이 생길 위헝이 있다.

가리고쟁이로 대변되는 전통 하의문화를 지킬 경우 그런 염려는 애시당초 할 필요가 없다. 밑이 툭 트인 가리고쟁이와 통치마를 입게 되면 여름이건 겨울이건 바람이 술술 통하고 자궁내에 산소공급은 물론 노폐물배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노폐물이 잘 배설되고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자궁벽이 튼튼해지고 염증이 잘 생기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궁벽에 염증이 생기면 초기에 질 분비물의 색이 진해진다. 이는 콧물과 똑같은 이치이다. 하얀 콧물은 외부 이물질이나 기온변화에 대응하여 코벽이 내는 분비물로 이 분비물은 이물질이나 추운 기온으로부터 피부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단 세균이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고 나면 콧물이 누렇게 변하게 된다. 우리몸의 면역체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운 결과로 생긴 분비물을 내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세균과 면역체계 사이에 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터에서 사람이 부상할 때 피를 흘리듯, 누런 콧물이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질분비물의 색이 진해지기 시작하면 자신의 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사람은 다음 세가지를 기본적으로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1) 몸에 꽉 끼는 청바지, 면바지, 거들, 팬티스타킹은 당장에 버려야 한다.
2) 몸에 꼭 붙은 서양식 팬티를 버리고 가리고쟁이를 입어야 한다.
3) 집에 돌아가서는 가능하면 치마를 입어 자궁의 통풍을 도와주어야 한다.

단순히 질분비물의 색만 진해진 것이 아니라 가끔 하복부가 이유없이 아프다든지, 생리때 유난히 배나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보다 심화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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