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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은 바로 우리 문제" 대학생들 '꿈틀'

 

 

 

비정규직은 바로 우리 문제" 대학생들 '꿈틀'
부산지역 대학생들 "비정규직 강행처리 반대"
텍스트만보기   김보성(jookchang) 기자   
▲ 3일 저녁 7시경 서면 아이온시티 앞에서 비정규직법 강행처리 반대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 김보성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4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안을 강행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부산에서 3·4일 비정규직법안 강행 처리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촛불시위와 대학생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렸다.

특히 부산대를 비롯 경상대, 창원대학 학생대표자들이 참여한 기자회견은 등록금 인상 등 교육 문제해결에 주력해온 학생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사회적 사안에 공식대응을 표명한 것이라 주목된다.

부산민중연대, 50개 거점 대시민선전 진행

▲ 120일째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지하철해고노동자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보성
3일 저녁 7시경 열린 비정규직법안 강행처리반대 촛불집회는 허남식 시장의 선거준비사무소인 서면 아이온시티 앞에서 부산민중연대 주최로 부산지하철매표소해고노동자(이하 부지매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진행됐다.

지난 14일 전격 철수를 결정했던 허남식 선거캠프는 며칠 만에 아이온시티로 되돌아와 다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에 3월 29일부터 부지매 해고노동자들은 허남식 시장에게 고용승계 약속을 요구하며 아이온시티 앞에서 거리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이화수 부위원장은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비정규직 법안은 국민들을 2년짜리 비정규직 인생으로 전락시키는 법"이라며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이 강행 처리되면 일하는 사람은 금방 쓰고 갈아치우는 '1회용품 신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부산지역의 대표적 비정규직 현안인 부산지하철 매표소 해고문제 해결 촉구와 더불어 비정규직 법안 강행처리 저지에 힘을 모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민중연대는 서면을 비롯해 50개 거점에서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며 국회본회의 비정규직법안 강행처리의 부당성과 비정규직 확산반대 여론을 모아내는데 힘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지역 노동계는 6일부터 진행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더불어 6일 오후 2시 부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7일에는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도 총파업집회를 개최한다.

학생들 "비정규직 문제는 바로 우리 문제"

▲ 대학생들도 비정규직 확산법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본격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김보성
ⓒ 김보성
등록금 인상 반대투쟁 등 학교와 교육문제에 주력해오던 대학생들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비정규직법안 강행 처리에 제동을 걸 태세다.

부산대, 동아대를 비롯한 경상대 총학생회 등 13개 대학 학생회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4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악법을 강행하지 말고 청년실업문제나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비정규직법안이 통과된다면 대학생들의 미래는 암울하다"며 학생들이 본격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이들은 "몇천만원이 넘는 학자금 대출로 겨우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회에서 결국 기다리는 것은 비정규직 신세"라며 정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대학생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동아대학교 신경준(26)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때문에 몇천만원 빚을 지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렇게 어렵게 졸업하고 나면 열에 아홉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한 채 4월 국회에서 개악을 시도한다면 이는 대학생들의 희망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대표자들은 참가자 모두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문제를 상징하는 검정봉투를 뒤집어 쓰고 퍼포먼스를 진행해 박수를 받았다. 대학이 학사모를 쓴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대학생들의 1년치 등록금에 해당하는 소 2마리(천만원 가량)를 잡아먹은 뒤 오리발(졸업하면 비정규직신세로 전락시킴)을 내밀고 있는 것.

"5·31 지방선거에서 대학생들의 이름으로 심판할 것"

▲ 대학생 대표자들은 미래가 암울한 현실을 상징하며 검은 봉투를 둘러쓰며 정부, 여당, 한나라당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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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 잡아먹고 오리발 내밀기? 1년치 등록금인 소2마리를 잡아먹고 비정규직 오리발을 내미는 대학을 비꼬는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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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이후 학생들은 기자회견문 낭독했다. 이들은 "정부당국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은 등록금 천만원 시대 교육재정을 확보하여 등록금 인상 문제해결의 노력보다는 사회양극화와 고용불안,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비정규직악법을 강행 처리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악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학생들은 결코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가올 5·31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대학생들의 이름으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의 상황보다 더 악화된 고용불안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 비정규직 법안 통과는 학생들의 반발을 필연적으로 부를 것"이라며 비정규직 문제에 학생들과 연대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프랑스의 경우 최초고용계약(CPE) 조항 시행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의 주력이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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