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경제질서> 표지사진

칼럼

 

 

 

<자연스런 경제질서> 표지로 사용한 사진은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발생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충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진에 보이는 종이돈더미가 1은달러 또는 순은3/4트로이온스와 같다. 7년 동안 인플레가 심해지면서 미화 1달러가 4조 마르크가 됐고 암시장에서는 12조 마르크였다. 인플레 전에 미화 1달러가 4.2마르크였다는 걸 감안할 때 이런 변화는 그 당시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한테 절망적인 것이었다.

그러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이 이제 사라졌는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근본원인은 돈의 액면가가 불변하기 때문이다. 돈의 액면가는 불변하는 반면 재화는 그것을 보관하는데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돈은 재화와 바로 교환될 필요가 없고 저축매개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돈이 저축되는 순간 그 교환매개물 기능은 마비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공급에 상응하는 수요를 만들어내려고 돈을 더 찍어내야 하고 찍어낸 돈은 잠시 돌다가 다시 멈춰버린다. 이렇게 쌓인 돈은 때때로 기본이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만 튀어나와서 시장의 일부에서 붐을 만들고 차익을 실현한 뒤 다시 멈춰버린다. 시장은 빨리 과열되는 만큼 빨리 식어버린다. 이 쌓여있는 돈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물가는 늘 불안정하며, 이 자금이 점점 비대해지면서 중앙은행은 이것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시장 내부의 조건에 시장 외부로부터 밀려오는 충격(: 전쟁, 외환위기)이 더해져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면 그 결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찾아오는 것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돈에 순환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것은 실비오 게젤이 제안한 대로 돈의 액면가를 정기적으로 감가상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잉여금을 남기지 않고 돈의 발행량을 공급에 맞출 수 있다. 따라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

이 사진 속 아이들은 실비오 게젤한테 아직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배우게 되리라. 그 때 이 아이들의 손가락은 "휴지가 되어버린 돈더미"가 아니라 <자연스런 경제질서>를 가리키게 될 것이다.

Creative Commons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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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6 22:15 2014/09/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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