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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그들도 심장이 있다.
나의 첫째아이. 사내아이. 초등학교 2학년. 이녀석과 충돌했다. 별이유도 없다. 지난주 ‘놀토’가 아닌 토요일. 잠에 푹 빠져있는 아침에 아이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텔레비전 볼께요’. 잠결에 ‘응’하고 자동 응답하고, 뒤이어여 ‘몇시니?’라고 물었다. 아이 녀석 대답 ‘8시요’
허둥지둥 깰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8시 20분이면 집에서 출발해야 학교에 가니까! 눈 비빌틈 없이 일어나, 밥솥을 여는데, 밥이 없다. 밥이 없으면 손쉬운 방법. 콘 푸레이크에 우유 한잔. 아이는 이게 더 큰 사랑인줄 아니까.
우유에 섞어 주고 먹는 모습을 보는데, 뭔가 이상하다. 이상한 느낌에 시계를 보는데 9시가 넘었다. 분명 아이 녀석은 8시라 했는데, 9시가 넘었다. 핸드폰 시계를 확인하는데 9시가 넘었다. 지각이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아이의 지각.
그런데, 심장 박동 뛸정도의 아빠의 긴장감과는 다르게 아이는 태평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녀석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시간을 속인것.
잠깐 짬을 내 물었다. ‘ 이놈아. 왜 아빠한테 8시라고 했어. 너 오늘 학교 가는 날인데’. 아이녀석 왈 ‘ 아빠가, 몇시냐고만 물었잖아요’. 맞다. 아직 9시가 안됐으니까.
아침의 소동은 뒤로하고, 아이가 학교 끝나고 와서 대화를 시작했다. 내 요량으론 학교를 안가는 이 녀석에게 뭔가 꼬투리를 잡을 요량으로 이것 저것 물었다. 그런데, 아이의 논리는 의외로 진지했다. 그냥, ‘이 녀석, 학교 가기 싫어 아빠한테 거짓말을 해’라고 혼내줄 요량이였는데 그녀석이 말하는 것은 구체적이다.
결론은 내 잘못이고, 그 아이 녀석과 대화를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9살짜리 녀석이라고 막 대하다간 ‘왕따 아빠’ 딱 그 꼴이다.
“공룡 판박이에 푹 빠져 있는 6살 사오정. 어느날 목욕탕에 갔는데 바로 앞에 용문신을 한 남자가 샤워를 하고 있었다.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더니 사오정이 말했다.
‘아저씨 이렇게 큰 판박이는 어느 문방구에서 팔아요’
공무원. ‘공복(公僕)’이라 했다. ‘국가(國家)ㆍ사회(社會)의 심부름꾼’이란다. 9살 아이녀석도 생각이 있고, ‘사오정’도 용기가 용기가 있다. 그들에게 심장은 커녕, 생각을 빼내라 한다. 민중의례를 금지하고, 국민의례만 하렌다. 안그러면 처벌한댄다. 그냥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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