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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다녀와서

아침에 프랑스 바게트점에서 샌드위치를 집어 "튜브"라 불리는 버스를 타고 런던을 갔다. 우선 도착한 곳이 빅토리아 역 근처였다. 빅토리아 역에서 난 5파운드짜리 지하철 티켓을 끊어 소위 "1존" 하루표를 샀다. 이것만 가지고 있으면 1존안에는 어디든 다닐 수 있었다. 거기서 얼마멀지않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을 향했다. 지하철은 관광객들로 북적였고, 에어컨은 전혀 가동하지 않았다. 뉴욕만큼 지하철은 지저분했고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박물관에 도착해 체 게바라 전시를 봤는데, 너무도 작은 공간에 어설프게 해놓고 학생할인으로 4파운드나 받아 쳐먹었다. 완전 도둑놈들이었다. 크게 실망을 하고 돌아나왔다. 나오는 길에 한국 전시관이 보여 지나치다, 그 전시물들이 삼성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을 알았다. 문화에 대한 거대 자본의 관리가 훨씬 체계적이란 생각이 미친다. 이제 어디로 갈건가. 다음으로 LSE를 가봤다. 홀본 지하철역을 내려 좀 걷다보니 학교가 눈에 띤다. "LSE" 푯말로 학교 건물의 경계를 삼았다. 일요일이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하느라 분주하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새내기들만 눈에 띄고 건물들은 대체로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한국집에다 전화를 하고 식구들이라 대화를 나눴다. 다시 나는 하이드 파크 코너로 가 둘레둘레 거닐다, 샌드위치를 사먹고, 하드락 카페에 들어갔다. 거기도 여전히 에어컨이 작동이 안된다. 티셔츠가 눈에 띄게 이쁜게 없어 그냥 나올려다 그래도 승준이 티셔츠라도 하나 기념으로 사가야겠기에 사들고 나왔다. 마지막으로 옥스퍼드 거리로 갔다. 거긴 쇼핑타운인데, 구경삼아 가봤다. 사람이 미어질 정도로 많았다. 기진맥진해 이젠 도저히 걸을 힘도 없어 다시 빅토리아역으로 돌아왔다. 옥스퍼드에서 런던으로 올 ㅤㄸㅒㅤ와 달리 가는 정거장이 틀려 찾는데 크게 애를 먹었다. 1시간 반이면 올 것을 한 세 시간이 걸려 옥스퍼드에 도착했다. 오는 동안 얼마나 이곳이 오고 싶었는지... 런던의 사람들, 지하철, 더위 등을 생각하면 옥스퍼드는 정말 사람없는 휴양지에 가깝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지쳐 돌아오니 이미 테리는 와 있었고, 나는 부랴부랴 밥남은 것을 퍼담고, 김치를 좀 꺼내고 남아있는 잡탕 해물을 넣어 라면을 끓여 들이켰다. 오늘따라 라면이 너무 맛있다. 아마 옥스퍼드와서 처음으로 맛있게 라면을 먹은 듯 하다. 발품을 많이 팔고 땀도 너무 흘려 허기지고 맥이 풀렸던 모양이다. 내일부터 2주차 워크샵이 시작되는데, 오늘은 씻고 편안히 잠을 자련다. 이제 이곳 플랫이 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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