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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수준은 정보화지수

소득수준은 정보화지수 [한겨레]2000-08-11 06판 25면 1245자 국제·외신 기획,연재 최근 정보격차에 대한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설문조사의 대부분은 수입, 직업, 인종, 연령, 성, 지역별로 정보격차가 발생한다고 보고해왔다.특히 미국에서는 인종간 차이가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조사기업인 주피터커뮤니케이션스가 3만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토대로 인터넷의 미래를 전망해본 결과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주피터에 따르면 인종적 차이는 앞으로 정보격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에는 미국내 소수인종 전체의 70% 이상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백인 중 인터넷 접속인구 비중 76%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인터넷 이용률이 84%로 소수인종 전체 평균값을 올리겠지만, 라틴계나 아프리카계 소수인종의 인터넷 이용비중도 65%를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 주피터는 또 현재 10대 중심인 인터넷 이용이 5년 안에 35~50살의 중간연령층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는 인종이나 연령이 정보격차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입격차는 다르다. 연간 7만5천달러 이상의 고소득자 중 인터넷 인구는 올해 1500만명에서 2005년에는 20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1만5천달러 이하의 저소득층 가운데 인터넷 인구는 400만명에서 900만명 정도로 느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어바인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이 내놓은 또다른 조사자료에서도 지역이나 인종보다 소득에 따른 정보격차의 심각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미국은 경기호황에도 불구하고 계급간 불평등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소득격차가 컴퓨터와 인터넷 이용의 불평등에 가장 큰 결정인자가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소득보다 영향력이 덜할지는 모르나 인종과 지역 등의 요인도 정보격차와 무관할 수는 없다. 이런 각 변인에 따른 차이들이 누적되면, 전체 정보격차는 훨씬 더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형식적이고 인구학적인 정보격차의 이면에는 실질적인 격차가 존재한다. 인터넷 접속이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동등한 정보이용 능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보격차에 관한 앞으로의 쟁점은 누가 어떤 정보원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최근의 조사결과는 평등한 인간관계의 복원을 보장한다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각자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금전이 그 이용도의 차이에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휘두른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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