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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초감각 명상 체험기

그것은 1995년 전 후로 내가 서른 살 초반 때로 기억이 된다.

전에 단전호흡에 관심은 있었으나 태만했었고 기초적인 교육이라고는 책을 본 것이 전부여서 본대로 행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절반의 의식으로 몇 년을 해왔었으니 제대로 행해졌을리는 만무하고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오리무중이어서 중간중간에 그만 두다 이어지기를 수 십 번씩 반복을 했었다.

 

나중에 드는 생각으론 단전호흡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단정을 내리게 되었다.

바쁜 현대생활을 하는 사람들로서는 적합하지가 않은 것이었다.

격무에 시달리고 항상 피곤하여 여가나 휴식, 잠이 부족한 현대인들은 대부분 퇴근을 하여 밤 열시까지 있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잠자리로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더욱이 노동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일과가 끝나면 긴장이 풀리고 얼른 저녁식사를 끝내고 쉬고 싶어하는 상태인데 어떻게 한가로이 단전호흡을 할 수 있겠는가. 일 이 십 분 하는 것도 아니고 현대인들로서는 부담이 가는 일이었다.

 

그때 나는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보자고 마음을 먹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명상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명상만을 하기엔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짬짬이 단전호흡 겸 명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걸어 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호흡명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머리 속에서 그런 말소리가 들렸다.

“공기의 느낌을 느껴 봐. 공기가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을 느껴 봐”

 

나는 생각했다.

‘그래, 공기는 어디에나 있지. 내가 아무리 옷을 두껍게 입고 있어도 공기는 나의 피부를 감싸고 있지. 그 느낌을 느껴보는 거야. 공기의 촉감을 느껴 보는 거야.’

그때부터 공기를 느껴보자는 의식이 굳어져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기 시작했다.

 

내 마음은 항상 말을 했다.

‘공기를 느끼자. 공기를 느끼자. 나의 피부를 감싸고 있는 고마운 공기를 느끼자. 아름다운 공기를 느끼자. 공기를 느끼자. 공기의 감촉을 느끼자. 우리가 그동안 공기의 고마움에 대해서 얼마나 등한시해왔던가. 모르고 지내왔던 그 고마운 공기의 감촉을 느끼보자. 공기를 느끼자.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나를 지켜주고 있는 공기를 느끼자.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공기는 나를 감싸고 있지. 나를 지켜주고 있지. 나를 지켜주고 있지. 나를 지켜주고 있는 그 고마운 공기를 느껴 보자. 그래, 공기를 느껴보는 거야.

 

그때부터 밥을 먹을 때도, 화장실에 가서도, 길을 걸을 때도, 차 안에서도, 일을 하면서도,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쉬거나 잠을 잘 때도 그 의식은 끊어지지 않았으며 잠을 자다가도, 나도 모르게 깨어났을 때도 계속해서 그 의식을 생각하고 느끼고 실행했다.

하루 24시간.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고 보름 정도 지났을 무렵에 나는 나의 신체에서 희한한 반응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온몸에 쾌감이 이어지기 시작하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말로는 형언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보통 기분이 상쾌하다고 느낄 땐 머리 속으로만 그 기분을 느끼는데 호흡명상을 한 후의 상쾌감은 온몸으로 퍼져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서 깨어있는 듯한 그런 상쾌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동안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은 해왔지만 호흡명상을 한 후에 느껴지거나 보이는 아름다움은 이전의 아름다움과 비교가 안될 정도였다.

한 마디로 평상시 아름다움의 단계를 한 차원 뛰어 넘은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도 없는 아름다움의 세계였으며 겪은 사람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백날을 설명을 해 봐야 상대방이 잘 이해를 할 수 없는 세계였다.

 

게임이나 시합을 해서 이겼을 경우 느껴지는 상쾌감은 머리 속으로만 느껴지는 쾌감인데 반해, 오르가즘 시 느끼는 쾌감은 단전부분의 살 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근육의 떨림을 쾌감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반해 호흡명상을 했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온몸 전신으로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하는데 보통 때에도 일반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은 해왔었으나, 호흡명상을 한 뒤엔 그 기분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사랑하는 가족이나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보거나 길을 지나가는 일반 사람들만 쳐다봐도 너무 아름다워서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와 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 번은 용산역에서 내려서 용산전자상가로 가는 철로 위 긴 통로에서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고는, 그들이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감격스러워 목이 콱 막히고 눈물이 흘러서 창 밖 철도 레일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바라보는 모든 사물이 내게로 달려오는데 함부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이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왜 저렇게 아름다운지 세상의 고마움에 대해서 밀려오는 그 감격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길에 구르는 돌맹이 하나라도 함부로 집을 수가 없었으며 연필 한 자루도 함부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상쾌감은 밀려왔고 집어드는 모든 것들이 내 피부 속으로 스며들 것 같은 느낌에 나는 한참을 망설이기도 했다.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 왜 이렇게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가?”

 

“아- 우주와 나는 하나다. 지구와 나는 하나다. 저 사람과 나는 하나다. 길에 구르는 돌멩이와 나는 하나다. 구르는 개똥마저 아름답게 보이는 구나”

 

신음소리가 느껴졌다. 내 마음은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고통 속에서 나오는 신음소리가 아니었다.

즐거워서 나는 신음소리. 신이 나서 나오는 신음 소리, 너무 좋아서 나오는 신음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이 났다.

 

“신선들이 단전호흡을 할 때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유체가 이탈이 되어 세상을 구경 하고 다닐 땐 본인은 모르는데 옆에서 보는 사람은 신음 소리를 듣는다고 하지요. 흥흥흥--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너무 좋아서 표정까지도 어쩔 줄 모르는 그런 상태의 기분인 것이지.”

 

나는 신선들이 왜 흥흥- 거리는지 그 기분을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쾌감. 그 아름다운 쾌감이 온 몸 가득 밀려오는데 신음소리를 내지 않을 위인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일 이 분도 아니고 한 두 시간도 아니고 하루 24시간 내내 주체 못할 정도로 기분이 좋고 상쾌한 쾌감이 온몸으로 밀려오는데 입을 앙 다물고 버틸 수 있는 인간은 세상천지에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루 24시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보름이상, 잠을 잘 때도, 깨어나서도, 밥을 먹을 때도, 그런 상쾌한 기분 속에서 살아왔다.

 

떠나고 싶었다. 멀리 떠나고 싶었다. 산 속으로 깊은 산 속으로 모두 다 버리고 떠나고만 싶었다. 그 기분 유지를 위해서 계속 그 기분 속에 남아있고 싶어서, 혼자만의 시간들을 보내고 싶어서 멀리 멀리 떠나고 싶었다. 늙어 죽을 때까지 그 기분으로만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모시고 있는 노모가 맘에 걸렸기 때문이다. 4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상처를 하시고 어려이 5남매를 길러주신 어머니를 등한시하고 떠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떠나지 못했다. 이 사회를 떠나지 못했다.

 

호흡명상을 중단해야 하는 시점이 내게로 왔다.

행복 상쾌한 감정 속에서 매일매일을 살다보니 불협화음이 나를 괴롭혔다. 하는 일이 험한지라 날카로운 것들로 여기저기 부딪히고 긁히고 상처가 생기고 하다 보니 신경이 쓰였다.

그런 상태로 몇 일을 지내다 보니 “선경의 기분과 현실사회는 부합될 수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호흡명상을 중단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쾌감은 십여일 이상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씩 글을 쓰는 모임이 있었는데 호흡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모임의 자리에서 말을 하면서 십 여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한 번 해 보라는 말을 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나의 경험담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다들 한 번 해보라고 권장을 했다. 그러고 난 뒤 대략 28일 정도 지난 뒤의 8월 말 경의 어느 밤이었다.

절친하게 지냈던 모임의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형, 나야.”

“잘 지냈어?”

“나야 잘 지내지.”

“옷 만드는 일 끝내고 전화하는 거냐?”

“형. 나 지금 바다에 와 있어.”

“바다는 왜?”“나도 고질병이 있어서 2,3년에 한 번씩 도시에서 튕겨나와서 바다나 시골로 내려와서 지내곤 해.”

“그럼, 먼저 하던 일들은 어떻게 해? 어떻게 배운 기술들인데..”

“괜찮아. 아무리 그래도 난 봉제기술들은 잊어먹진 않으니깐”

“그래도 서툰 부분이 생기지 않겠어?”

“그동안 다 소화를 해 왔었으니 염려할 건 없어. 근데 말야..”

“응, 왜?”

“와-- 형 난 진짜 처음 봤다.”

“뭘 말야?”

“난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정말 처음 봤다.”

“새삼스럽기는..”

“형이 한 달 전엔가 모임자리에서 우리한테 말한 거 기억나?”

“아- 호흡명상?”

“그래, 그거.”

“근데?”

“형이 말한 게 대체 뭘까하고 진짜 한 순간도 안 놓치고 계속 계속 공기가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을 느꼈거든.”

“이야--. 너 해냈구나?! 응!!”

“그걸 한지 28일째 되는 날에 뭔가가 팍- 터지더니 그때부터 아름다운 감정이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축하한다, 명현아. 축하해”

“쾌감쾌감 그런 쾌감이 다 있냐구..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 지금 바다에 나와있거든?”

“응, 그런데?”

“바다에 퐁당 빠지고 싶을 정도고 보는 족족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아주 환장하겠어, 물건들도 만지는 족족이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아주 미치겠어.”

“야--, 명현아 축하한다. 나는 나 혼자만 그런 기분을 느끼고 마는 줄 알았어. 세상 사람들이 전부 다 이 기분 속으로 빠져 들고 나면 세상에 범죄는 하나도 안 일어날 걸, 아마.”

“범죄가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지. 이런 기분으로 어티기 범죄를 일으킨데?”

“근데 그때도 내가 말했지만 산 속으로 떠나지 않고는 그 기분을 맨날 맨날 이어지게 할 수 없어. 주변의 일들하고 자꾸 부딪히니까 그 아름다운 자기 감정에 상처를 입히는 것 같고 죄스러워서 도저히 계속 할 수가 없더라.”

“그런 것도 같아. 좌우간 형 고마워”

“고맙긴.. 내가 고맙지. 말은 했지만 이상한 사람 되는 거 아닌가하고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

“이상한 사람은 왜?”

“그렇잖아.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못 느끼는데 나 혼자만 신들린듯이 그런 기분을 느끼면 다들 이상하게 볼 거고 나는 내가 겪은 얘기를 아무한테도 얘기를 못 할테구.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는 거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를 거 아냐. 너라도 있었으니 증인이 되는 거지.”

“와-, 세상에.. 진짜 아름답다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그걸 믿겠냐구..”

“안 믿지. 믿을 수가 없지. 일반 아름다운 것의 한 단계 올라간 아름다움을 어티기 이해할 수가 있겠냐구..”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게 바로 신선들의 세계인 것 같아. 입으로 무슨 신음 소리같은 게 나올 것만 같은 경우가 있었지 않냐?”

“나, 지금두 그래. 아주 좋아 죽겠어. 소리질르고 싶어서 미칠지경이라니까 너무 좋아서.. 물건같은 것들도 함부로 못 만질지경이라니까. 살 속으로 스며들것만 같아”

“네 속으로 흡수될 것 같아서?”

“그려..”

“그런 것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이젠 그만 풀고 생활하는 것이 주변하고 부딪혀도 덜 상처받을 거다. 그 아름다운 감정에 세상의 흠집이 들어간다고 생각해 봐. 존심 무진장 상하더라니까. 나의 이 아름다운 감정에 세상의 잡것들이 들어와서 나의 평화 속에서 섞인다고 생각하니까 좀 싫더라구”

“알았어요, 형. 한 동안만 더 느껴보고 풀을 께”

“지금 풀어도 보름은 간다. 내 경운 그랬어.”

“그려 형, 밤 늦게 전화해서 미안하구요.”

“미안할 건 없어. 오히려 반가웠으니까..”

“도저히 전화를 안 할 수가 없더라구. 꼭 알리고 싶었었거든.”

“큭큭큭.. 올라오면 전화해라. 한 잔 하자구.”

“그려. 잘 지내슈. 큭큭큭..”

 

그 후로 나는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또 없는가 여기저기 알아도 보고 모임 광고를 내고 그랬었다. 또 다른 그런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였다. 그들을 보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을 수 십 명에서 백 여명 가까이 모이게 한 후 나는 우리들만의 틀 안에서 살고만 싶었다.

또 세상에 전파하고 싶었다. 험악한 이 세상에 그 아름다움을 퍼뜨리고 싶었다.

우리가 모르는 곳엔 이런 감정도 있노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고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흐른 것 같다.

그동안 맘이 조금 통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해 보기도 했었으나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고. 귀찮다고하면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쳐다보았다.

지금도 나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의식이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나름대로 쉬운 방법을 찾아냈으나 그래도 사람들은 어려워하고 힘들어 했다.

언젠가 이 지구는 그런 감정을 가진 사람들로 넘쳐 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상부상조하는 시기가 반드시 도래하여 천국같은 나날들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이 글을 읽어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다시 한 번 말을 하고 싶다.

공기의 세계가 있노라고. 너무 아름다워서 말로 형언을 할 수가 없는 세계라고.

기왕 흘러가는 시간과 세월인데 귀찮다 생각하지 말고 한 번 해 보라고 권장을 하고 싶다.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인데 그렇게 늙은들 뭐할거냐구.. 말을 하고 싶다.

 

출   처: UFO 우주인의 메시지 / 카페 / 정다움 / 2009.11.10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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