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혁명_창간준비 2호] 노동자들을 자본가들의 민주대연합 제단에 바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820 희망시국대회> - 노동자들을 자본가들의

 

민주대연합 제단에 바치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4차 희망버스 조직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이제 희망버스는 단순히 한진중공업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 전반의 정리해고 문제와 나아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희망버스는 계속 될 것”이라 선언했다. 이를 위해 4차 희망버스는 820 희망시국대회 일주일 후 배수진 성격의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틀 뒤에 820 시국대회를 위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희망버스에 참여했었던 대중들은 820 시국대회와 4차 희망버스가 함께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가지 논란과 두 가지 입장

 

  3차 희망버스가 끝나고 820 희망시국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몇 가지 논란이 있었다. 그중에 두 가지 논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민주노총과 야당이 함께하는 희망시국대회에 대한 것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철폐의 주체는 조직 노동자들이고, 민주노총이 서울도심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서 집회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직접적으로 희망버스 투쟁의 압력에 의한 성과인데, 굳이 4차 희망버스와 분리하여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노동 문제가 전 민중적, 정치적 의제로 확산된 시기에 희망버스의 자발성을 집단적인 조직노동자의 힘과 결합해야만 실질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반면 다른 입장은 함께해야 한다는 당위는 인정하면서도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상층의 교섭에만 매달리며 투쟁을 방기해 온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의 기회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행태를 비난하며, 자본가 정당들과 함께하는 운동으로는 오히려 자발적 운동의 힘이 약화되리라는 입장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하나의 논란은 3차 희망버스 마지막 날 있었던 기자회견에 대한 태도의 연장이다. 희망버스 대중들을 병풍처럼 뒤에 세워 놓은 채 벌인 정치인들의 위신 세우기성 기자회견에 대한 강력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민주당 의원까지 함께 했으니 희망버스의 힘이 더욱 커지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있었다. 전자는 희망버스 대중들의 투쟁의지를 억누르고 진정성을 왜곡하는 위선적인 정치인들에 대한 확실한 거부이자 자발적 운동을 가로채려고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후자는 대중들의 투쟁을 국회 안으로 가져가서 청문회라는 틀 속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시도였다. 이 두 가지 논란을 통해서 820 희망시국대회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기대와 우려의 지점을 알 수 있다.
 

 

  자본가 정치인을 발언대에 올려야

  성이 차는  민주노총 지도부

 

  3차에 이르는 희망버스투쟁은 노동자 민중들의 정치적 자각과 투쟁본능을 일깨웠다. 소금꽃 김진숙을 구하고자 시작된 희망버스 연대투쟁은 3차에 이르는 동안 자본과 정권의 온갖 탄압과 폭력 그리고 이데올로기 공세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우리가 소금꽃이다”며 더욱 고양된 강고한 연대의식과 투쟁의지를 드러내며 막힘없는 전진을 해왔다. 이 투쟁의 전진은 그동안 단사의 조합적인 의제로 갇혀있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투쟁을 정치이슈화 하는 데 성공하며 움츠려 있던 조직노동자들의 계급적 연대 의식을 자극하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며 단결된 투쟁에 나서도록 추동했다. 820 희망시국대회는 이러한 조직노동자들의 고무된 투쟁의지와 열망을 받아 안아 계급적 단결을 만들어내고 정리해고 분쇄와 비정규직 철폐의 요구를 중단 없이 밀어부쳐 이후 투쟁의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820 희망시국대회의 물꼬는 “광화문 소금꽃밭” 공통투쟁단이 텄다. 한진 정투위를 비롯하여 재능학습지, 발레오 공조,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등 투쟁사업장의 해고자 중심으로 결성된 공동투쟁단은 광화문 노숙농성장을 중심으로, 일주일 전부터 국회 앞과 한나라당 앞 노숙 농성, 국회청문회 투쟁 등을 배치했었다. 20일 5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 대회 시작 전 열린 시청 재능학습지 농성장에서는 정리해고 철폐 결의대회가 열렸다. 거기에서 공동투쟁단 동지들은 “희망시국대회에 앞장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고 결의했다. 이것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의 나아갈 바를 지시해 주는 것이다.

 

  경찰과 보수우익단체의 방해로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노동자대회는 갑작스런 대회장소 변경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대오를 정비하고 전국에서 속속 올라오는 지방 대오들이 하나둘 결합하며 대오가 늘어나는 가운데 숭례문 앞 4차선 대로를 완전 점거하고 “조남호를 처벌 하라”, “정리해고 철페하라”, “이명박이 해결하라”는 구호를 힘차게 연호하며 가두행진을 하면서 자본과 정권에 맞서 투쟁의지를 서서히 불태워 나갔다.
  그렇게 진행되던 행진을 가로막고 일시에 행진을 멈춰 세운 건 경찰차벽이 아니라 정동영이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뒤늦게 도착한 민주당 정동영의 정치쇼를 위한 포토라인과 이 부르주아 정치인을 발언대에 모시기 위해서, 갑자기 쏟아진 세찬 장대 소낙비에도, 대중들의 야유와 고함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대중들을 힐난하는 눈초리로 째려보며 행진대오를 멈춰 세웠다. 정동영은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이름을 감히 입에 담으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고 했다.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노무현은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죽음을 두고 “죽음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시대는 갔다”며 열사의 죽음을 모욕했고, 정동영은 이러한 당시 정부의 실세였다.

 

  반면 김진숙 동지는 자신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노동계와 언론을 두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난 영웅이 싫다"며 "30여 년간 활동해오면서 수많은 영웅들이 제조되었다가 폐기되는 걸 봐왔기에 가장 경계했던 게 영웅이었다", "90년대 잠시 영웅노릇하면서 망가졌던 아픈 기억 때문에 영웅은 불행한 놀이라는 걸 이미 경험했다"며 “대중과 역사를 믿을 뿐이다"고 쓴 소리를 던진 바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동영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다시 선도 차량이 움직였다. 이때는 이미 민주노총 지도부의 정치적 속내와 투쟁의지 없음이 확인되었다. 노동자들 일부는 조직대오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탈하는 숫자가 아니라 대중의 투쟁의지를 갉아먹고 노동자들을 민주당 지지로 몰아넣는 것에 대한 정치적 실망감이다. 대중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북돋아 강력한 대중투쟁을 밀어붙이는 데 복무하기 보다는 제도정치권에 기대어 기껏해야 “한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MB정권 심판”에 투쟁요구를 가두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행태가 대중들의 투쟁의지와 동력을 약화 시켰다. 약화의 실체는 곧바로 드러났다. 빙빙 돌아서 시청광장을 근저에 둔 롯데호텔 옆길에 들어설 때 이미 앞을 가로막고 있던 2차 경찰 차벽은 이제 넘어야 할 그 무엇이 아니었다. 희망버스 대중이 차벽 앞에서 보여주던 투쟁 활력은 여기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물대포와 최루액, 경찰의 방패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던 전투성은 사라졌다. 심지어 차벽 옆을 막고 있는 경찰력과의 가벼운 실랑이조차도 없었다. “민주노총 지도부와 경찰이 협의한 바로는 9시에 열어준다더라, 12시에 열어준다더라”라는 이야기들을 듣고 누가 싸우려 하겠는가? 노동자대회는 이렇게 힘만 빠지게  한 채 끝났다.

 

  야권연대에 노동자들을 갖다 바치려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정책 속에서 대중투쟁의 전투적 활력과 계급대중의 투쟁의지는 고양될 수 없었다. 보이는 건 오로지 야권연대에 기댄 채 제도정치권이 청문회와 국정조사권을 통해서 해결해주기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투쟁의 수위를 조절하고 투쟁은 단지 정치권 압박수단 정도로 배치하는 나약하고 소심한 모습뿐이었다. 조직노동자들을 정치적으로 수동화, 객체화시키고 동원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민주대연합 공식회견장으로 변한 희망시국대회

 

  짜고 치는 고스톱마냥 때가 되자 경찰차벽은 열렸다. 열린 차벽으로 들어섰을 때에는 여전히 보수단체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광장을 점거한 채 집회를 하고 있었다. 시국대회 대중과 보수단체 사이에는 긴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둘 사이를 가로막은 경찰의 통제 아래 보수단체들과 큰 물리적 마찰 없이 시작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기완 선생의 발언이 끝나고 드디어 야6당 대표들의 유세성 발언들이 이어졌다. 이들은 무상급식,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반값등록금, 정리해고 철회, 언론자유 등을 외쳤다. 그 발언들 중 ‘백미’는 단연 민주당 손학규의 발언이었다. 3차 희망버스 출발을 앞두고 진정성은 없지만 정치적 계산으로나마 정동영도 연대를 표시하며 희망버스에 동참했는데,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표 계산을 하면서 희망버스 동참을 거부한 자가 손학규다. 이런 자가 희망시국대회에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말하고 “도탄에 빠진 노동자 민중들의 희망을 되찾고자 한다”고 말한다. 뒤이어 “진보민주진영이 힘을 합치자. MB심판의 대통합 길에서 민주당이 앞장 서겠다”면서 민주대연합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시국대회 연단을 활용했다. 노회한 정치꾼답게 고도의 정치적 술수를 편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이정희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른 야당들과 끝까지 함께 갈 것이며 꼭 승리할 것이다”라며 자본가정당들의 대표들과 친근하게 어깨를 걸고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820 희망시국대회와 그 대회를 위한 사전집회 성격인 전국노동자대회의 들러리 본질이 드러났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고스란히 민주대연합을 위한 제단에 갖다 바치는 모습이다. 현재 한진 동지들의 고공크레인투쟁을 비롯해 전기원노동자들의 15만4천 볼트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고공농성투쟁, 제지공장 노동자의 공장굴뚝투쟁, 1300여일을 넘게 길바닥에서 투쟁하고 있는 재능학습지 노동자들, 공동투쟁단의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 등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자본가 정당들과 함께하려는 정치인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열망을 받아 안을 수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 김대중 정부에서 정리해고제를 도입해 대량 정리해고의 길을 닦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비정규직법 개악을 통해 900만 비정규직 시대를 열었다. 그럼에도 일부의 노동자들은 제도정치권에서 국정조사권을 발동하여 조남호를 압박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일정한 양보라도 얻는 건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한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 철회는 없다”고 잘라 말하는 조남호를 보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튼 소망대로 조그만 양보를 얻어냈다 하더라도 이 또한 투쟁의 열기가 식어지면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회피할 것이 분명하다. 영웅적인 쌍차투쟁을 마무리하면서 대단한 성과처럼 떠들던 대국민 사회적인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던 자들이다. 제도정치권을 통한 기대는 일찌감치 접도록 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편 저들은 민주대연합으로 정권을 잡게 되면 만사 해결될 듯이 선전하면서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파고들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전면적으로 노동자 민중을 수탈하지 않고는 체제를 유지 할 수 없을 정도로 끝없이 추락하는 세계자본주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주대연합으로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금융자본 몰수와 외환 통제, 국가부채 상환 중단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복지 확충은 공염불이다. 민주대연합 보다 왼쪽에 있는 서유럽 사민주의 정당들마저도 자본의 압력에 굴복해 복지지출을 삭감하고 노동자들에게 온통 위기를 전가 하고 있다. 그런데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대연합이 그렇게 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설사 국내 자본가들을 구슬러서 그리한다 해도 국제 금융자본가들이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까? 자신들의 이윤을 건드리는 복지지출을 늘릴라 치면 당장 국채 투매로 자금을 차단하고 환 공격을 통해 해당 통화가치를 저하시켜 물가폭등과 임금가치 하락을 일으키는 등 광란의 보복을 가 할 것이다. IMF의 압력에 정리해고제를 받아들인 김대중 정부를 보라. 민주대연합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은 복지 확충이 아니라 경제위기 고통 전가일 것이다. 믿을 것은 우리의 투쟁의 힘뿐이다.

 

 

  민주대연합을 거부하고 자본가정당과 단절하자!

 

  서두에서 말했던 대중들의 기대와 우려는 결국 우려로 끝맺음 됐다. 이제 우리 앞에 놓여진 과제는 상층 노조 지도부들에 대한 수동적인 기대가 아니라 대중 자신들의 힘을 믿고 단호한 직접행동으로 우려를 확실하게 날려버리고 승리의 전망을 확고하게 움켜쥐는 것이다. 대중들의 투쟁의지와 계급의식을 갉아먹는 민주대연합과 제도정치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환상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이집트에서 비정규직 40만 명을 정규직화 하고 미국에서 공공부문 대량해고를 막아냈던 것은 의회가 아니라 대중투쟁이었다. 96년 노동법 날치기를 막아냈던 것도 강고한 대중투쟁이었다. 희망시국대회를 조직하고 조남호를 그나마 청문회에 출석시킨 것도 희망버스 대중투쟁이었다. 우리의 투쟁이 나아갈 바는 명확하다. 희망버스 투쟁을 광장점거 투쟁과 총파업투쟁으로 확대하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노동조합의 관료적 지도부를 따라 민주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을 비롯한 자본가정당과 함께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이해를 가지고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의 원흉인 자본가정당으로부터 독립해나갈 것인가이다. 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자 대부분 미조직된 노동자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하고 고립되는 정치방침이다. 반면 후자는 조직노동자들이 미조직 노동자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와 정리해고 분쇄 투쟁에 함께 서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망버스 운동에서 보았듯이 미조직 노동자들의 다수는 이미 정리해고 분쇄와 비정규직 철폐에 대해 지지하고 투쟁에 나서고 있다.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가 함께 일치된 계급적 요구를 내걸고 자본가 정당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갖지 않고 투쟁할 때 진정한 승리를 움켜쥘 수 있다. “우리 조합원들과 끝까지 함께해 달라, 더 많은 분들이 4차 희망버스에서 함께 모여 희망버스가 승리의 버스가 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자”며 시국대회 말미에 전화를 통해 전한 김진숙 지도위원의 바람을 저버리지 말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