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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나비‘야, <네 멋대로 해라>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O.S.T 앨범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MBC 방송국에서 정식 O.S.T로 발매한 까만 표지의 앨범이고, 하나는 <3호선 버터플라이 in 네 멋대로 해라>라는 음반이다.
그러나 사실상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가 언더그라운드의 인디 밴드 키보디스트인 전경을 주인공으로 했던 만큼, 필자에게 보다 감동을 주었던 음악은 MBC가 발매한 앨범에 하나 가득 담긴 이현욱의 노래들보다 드라마 속에서 전경과 그 밴드가 직접 노래하고 연주했던 ‘3호선 버터플라이’의 실제 곡들이었기에 <3호선 버터플라이 in 네 멋대로 해라>를 ‘진짜 O.S.T’로 인정하고자 한다.

꿈꾸는 나비’들의 결코 어설프지 않은 청춘

<네 멋대로 해라>의 초반부, 밴드의 보컬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나마 밴드 멤버들이 모은 수술비마저 소매치기로 잃어버리고, 수술 한 번 받지 못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보컬 언니에게 전경이 내민 악보. 그녀는 조용히 노래를 불러본다.

나비야 두터운 니 과거의 슬픔을 뚫고
가볍게 아주 가볍게 날아라.....


이들의 청춘은 흔히 ‘청춘’이란 단어가 연상시키기는 이미지처럼 그렇게 화려하지도, 또는 방탕하지도 않다. 오히려 이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힘겹게 이겨나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그 무게에 짓눌리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사랑하면서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자신이 갈 길을 만들어가고 있을 뿐인 것이다. 세상이 규정하는 ‘성공과 실패’는 결코 그들이 이루어가고 있는 삶을 판단할 가치 기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그 자체로, 그 청춘들은 눈물겹게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또 한 가지, 이 드라마에는 그 청춘을 보낸 그들의 부모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있다.
복수와 전경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의 현재 모습 속에는 그들이 보낸 청춘의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는 흔히 ‘그들처럼 되지는 않을 거야’라고 다짐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 그들의 과거, 내가 그렇게도 증오해 마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을 닮은 나의 현재를 발견하고야 만다.
그들 역시 나름의 무게를 견디며 숱한 고민과 방황 끝에 한 청춘을 보내왔을 것이다. 하기에 그 청춘을 똑같이 겪고 있는 현재, 우리가 그들에게 가지는 애증은 한층 깊고도 복잡해진다.
그래서 때로는 그들을 한없이 원망하다가도 어느 순간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워지고 이내 가슴 아픈 슬픔으로 남는 것이다.

이들은 꿈을 꾼다.
부모가 얹어준 무게가 삶에 고통을 더하고,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길이 힘들고, 때론 길을 잘못 들어 원치 않은 길을 경험하게 될지라도 이들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선택하고 후회없이 그 길을 간다.
자신에게 단 한 번 주어진 삶이기에.

‘단 한 번 꿈만으로 모든 걸 뒤엎을 순 없어’도,
‘단 한 번 아름답게 변화하는 꿈’, ‘천만번 죽어도 새롭게 피어나는 꿈’을 꾸며...


‘꿈꾸는 나비’

노래. 3호선 버터 플라이

나비야 두터운 니 과거의 슬픔을 뚫고
가볍게 아주 가볍게 날아라
깊은 밤길에 나앉은 여인의 눈물
자욱한 담배 연기를 마시고
꿈을 꿔도 모든 걸 뒤엎을 순 없어
그래도 넌 꿈을 꿔

단 한 번 아름답게 변화하는 꿈
천만번 죽어도 새롭게 피어나는 꿈
돌고 돌아와 다시 입맞추는 사랑
눈물 닦아주며 멀리 멀리 가자는 날개짓
꽃가루 반짝이며 밝고 환하게

한 번의 꿈만으로 모든 걸 뒤엎을 순 없어
그래도 넌 꿈을 꿔

단 한 번 아름답게 변화하는 꿈
천만번 죽어도 새롭게 피어나는 꿈
돌고 돌아와 다시 입맞추는 사랑
눈물 닦아주며 멀리 멀리 가자는 날개짓
꽃가루 반짝이며 밝고 환하게

나비야 깊은 밤 달리는 택시의
부릅뜬 눈을 잠 재우고서
날아올라 깊은 밤 멀리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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