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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물결에 자본가들은 신이 났다.
앞다투어 북으로 열린 투자의 물결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들의 움직임은 '민중의 이익'에 하등 도움될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합시다' (노래 '우리 민족끼리' 중) 라느니,
'그 어떤 사상, 제도가 제 아무리 좋다하여도 민족의 이익보다 더 소중할 순 없습니다'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3절' 중)
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그들에게,
현 정세가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 따위는 미처 따져볼 겨를조차 없나보다.
(아님 따질 필요도 없던가.)
도대체가.
이제는 정부와 자본과 미디어와
그 유수한 '통일 운동가'와 '민족대표' 들이 온통 하나가 되어
'우리 민족'을 외치고 있으니 그 '민족'의 정체가 무엇이냔 말이다.
남북간 평화를 위한 통일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산가족 분들도 만나야 하고,
기왕이면 여행조차 갈 수 없는 나머지 반토막 땅덩어리도 맘대로 가볼 수 있음 그것도 좋겠다.
하지만 8월 15일에 다시 한 번 우리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가혹한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도
'민족'의 이름으로 벌어진 '국채보상운동'이니 '민족자본 건설'이니 하는 명분 좋은 구호들은
결국 민중들의 피땀어린 쌈지돈을 긁어갔을 뿐이었다.
그 시대에 한반도에서, 중국과 러시아에서
'민족'을 초월해 제국주의 모순으로부터의 진정한 해방과 계급투쟁을 위해 활동했던
수많은 공산주의 활동가들은
결국 해방 이후 남북한 정권 모두에서 고통 속에 숙청되고 말았다.
1945년 8월 15일은 '우리 민족' 만의 해방일이 아니다.
제국주의에 신음하던 아시아 민중 모두의 해방일이다.
8월 15일을 기념하며 진정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는
정체불분명의 '민족대단결'을 외치는 일이 아닌,
국경을 넘나들며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자본을 통한 억압과 속박에 맞서
아시아 민중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광복 60주년의 '8.15 통일대축전'과 그 호들갑이
영 못마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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