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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래된 정원'을 보았다.
그리고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남들'이라 할 수 없는 그들의 삶에, 그리고 그 시대에 대해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슬픔과 분노가
나와 나의 시대를 자꾸만 반추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회주의자입니다"
이 한 마디에 인생을, 목숨을 걸어야 했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자로서의 신념을 놓지 않았던 그 사람들은.
2000년대의 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속에 살거나, 방황하며 살고 있다.
출소하고 나오니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천만 원 이상의 옷을 사 입히는 부르주아 계급이 되어있는 현실에서
오로지 신념 하나로 세월을 버텨온 사람들은
갈 길을 잃었다.
그들은 이제 술을 마시며 오래 전 투쟁가를 부를 뿐이다.
한편, 영화는 현우의 80년 광주와 영작의 80년대 말을 비교한다.
죽어나가는 동지들을 보며 저절로 목숨을 건 결의를 다졌던 80년 광주의 현우와 동지들의 모습과는 달리
80년대 후반의 영작과 친구들은 '문어체'로 스스로도 헛갈리는 긴 문장을 읊어대며
혁명을, 사회주의를 '개념화'하고 조직을 위해 개인을 결의'시킨다'.
그들은 현우와 다를 바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 결국 그곳으로 향하지만
'개념화 된 사회주의'는 '적당한 민주주의 시대'를 받아들이고 그들이 사회에 편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결국 그 이후 인권변호사가 되어 선거에도 출마할 준비를 했다는 영작은
자연스럽게 운동 경력을 지닌 수많은 386 세대의 정치인들이나 노무현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 가운데는 여전히 순수한 신념 하나로
법대 출신의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공장 노동자가 되어
결국 제 한 몸 불사르고 마는 미경과 같은 이들도 있지만
살아서 권력에 편입한 영작과 같은 이들에 비해 그들은
타버린 그들의 몸처럼 시대의 변화 속에 묻혀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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