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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봉착

이주민센터란 곳에서 일한 지 벌써 6개월이 되었다. 내가 자원활동을 하며 맺은 인연으로 시작하게 된 일인데, 사실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정말 웃을 일밖에 없던 센터 상근자(후엔 타단체 대표)와 자원활동가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표와 상근자의 관계로 바뀔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긴 했었다. 마냥 좋을 순 없는 관계니까. 흠... 헌데 생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일단, 모든 결정은 대표가 내린다. 나와 다른 상근자들은 그저 결정에 따른다. 어떨땐 스스로 결정내리라고 하는 일도 있는데 그런 것도 매우 불분명하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예측 불가능하다. 그리고 자칫했다간 '맘대로 일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특히나 큰, 장기 계획같은 것은 후원자들과 결정하고 우리에겐 할 일만 주어진다. 내가 한번 그런 일을 공유할 수 없겠냐고 물었지만 이게 이 단체의 한계란다. 상근자들은 그런 권한이 없단다. 난 왜 여기서 일하는 것일까? 체계가 없다. 모든 것을 인정의 문제로 풀려고 하는 편이라서 인정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어떤 서류를 제출한다거나 하는 게 전혀 없다. 말로 하는 것보다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훨씬 심적으로 편할 때가 많은데 말이다. 직원을 동등한 인간으로 생각하기보다 어린, 아직 모르는 게 많은 아이로 본다. 그러니 우리가 백날 뭘 얘기해봤자 "네가 아직 잘 몰라서 그래"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NGO라면... 적어도 상하수직 관계이기보다는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조직일거라 생각했는데 이곳은 내가 생각하는 NGO라기보다는 대표 혼자 애써서 만들고 꾸려온 대표 혼자만의 왕국인 듯 하다. 내가 회의를 하자 했다. 대표는 우리에게 매우 필요해보이는 교육도 시켜주질 않고 의사 소통도 잘 되지 않았기에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헌데 대표의 대답은 '필요없다'였다. 언제나처럼 "내가 전에 많이 해봤는데, 회의는 너무 길고 효율성도 떨어져" 이런 대답만 돌아온다. 회의를 하지 않으면 좋겠지. 허나, 이렇게 소통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 회의라도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꺼낸 말이었는데 "내가 해봤는데..." 이딴 말이나 돌아오다니. 짧고 효율적인 회의를 하면 될 것 아닌가! 또 우리가 모르는 게 많다면 왜 본인 스스로 교육을 해주지 않는것인가? 늘 부딪쳐보라는 말만 할 뿐이다. 그것도 한 두번이지...에휴..;; 다른 NGO에선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다닌 무역회사보다 훨씬 소통이 안되는 것 같다. 예전엔 사장은 아예 제쳐두더라도 다른 임원들이 있어서 적어도 '소통'은 가능했었는데 말이다. 중간에 사람이 없는 것도 정말 답답하다. 의사결정 방식... 다른 곳에선 어떻게들 하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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