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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10/16
    마음이 무거워..
    조르바
  2. 2009/10/11
    공부하다가...
    조르바
  3. 2009/10/10
    이주노동자 단속-이곳 아이들 반응(1)
    조르바
  4. 2009/10/10
    미누..
    조르바

마음이 무거워..

문득 문득, 너무 죄스러워.

여기서 공부한답시고 끙끙대며 머리 쥐어뜯고 영어로 된 글 이해한다기보다 머리에 계속

부어넣고 있는데,

할 공부가 너무 많아서 더 잘 할 수 없음에 답답하고...

 

근데, 미누 생각만 하면 내가 너무 죄스러워.

나도 이주해서 한 2년 여기 살건데, 난 너무 편하게 사는 것 같아 너무 죄스러워.

동양 사람이라고 누가 나한테 험한 말 하는 사람도 없고, 거기다 공부하러 왔으니 힘들 일도 없고,

이곳 친구들이 나 신경 써주는 것도 너무 고마운데 그것도 너무 죄스러워.

공부 하느라 걱정만 하고 당장 탄원서에 싸인도 아직 못한 거 너무 죄스럽고,

어서 친구들한테도 얘기해서 같이 보내야하는데 그것도 아직 못해서 죄스럽고,

여기 온지 한 달만에 미누한테 그런 일 생긴 거 너무 마음 아프고,

인간이 이주하는데 정부가, 권력이 인간 가는 길 막고 여기로 가라 저긴 가지마라 이러는 거

너무 성질 나고,

이런 얘길 논리로 밀고나가지 못하고 감정만 내세우는 내가 너무 못나보이고,

다만, 그래도 친구들이 같이 생각해서 여러 아이디어 내는 거 보며 너무 힘 나고 든든해.

너무 여러번 봐왔지만, 이 정부가 하는 짓 너무 빤하지만,

그래도 절대 냉담해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계속 싸웠으면 좋겠어.

우리가 기억하고 행동하는 한 우린 절대 지지 않을거야.

 

훗, 나도 결국은 여기서 얼마간 살거라고 이민국에 체류비자 신청하러 가야하는데...

이 시점에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 없으면 너무 불편하니까, 3개월마다 세르비아 다녀올 순 없으니까..

결국, 신청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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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가...

가장 골치아픈 수업이고, 항상 요약문 쓰느라 토요일밤을 머리 쥐어뜯게 만드는 과목인데, 교재 읽다가

재밌는 부분(!!)을 발견하고 글 남겨본다. 이런 예시가 항상 나오면 정말 공부할 맛 날텐데..ㅎㅎ

이 강의 이름은 Logic of Social Inquiry, 결과적으로 논문을 잘 쓰기 위해 듣는 과정이다. 근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거 너무 어려워. ㅠㅠ

 

 Suppose that you have been with a lover for a while but that he or she decides to break off the relationship. Because of the contrast effect, there will be an initial reaction of grief. You may then observe your mind play the following trick on you: To reduce the pain of separation, you redescribe your lover to yourself so that he or she appears much less attractive. This, obviously, is a case of sour grapes, or adaptive preference formation. You then notice, however, that the endowment effect is also affected. By degrading the other, you can no longer enjoy the memory of the good times you had together. In fact, you will feel like a fool thinking back on the relationship you had with an unworthy person. To restore the good memories, you have to upvalue the other, but then, of course, the grief hits you again.

 The exact course of events will depend on the relative strength of the different mechanisms at work. Just as people "may vary in the degree to which their reactions are dominated by endowment or by contrast", they may also differ in their susceptibility to adaptive preference formation. A person dominated by the contrast effect and highly vulnerable to the sour grapes mechanism will initially be very miserable and then quickly overcome the grief. A person dominated by the endowment effect will not suffer so much in the first place. Others may be miserable for a long time, and still others may experience cycles of misery and relief. And if we we add counteradaptive preference formation to the range of mechanisms is the stuff of novels and of everyday life. Perhaps it is time for the social sciences to consider them?

 

대략 내용은 이렇다. 헤어진 다음 결별의 아픔을 잊기 위해 옛 연인을, 그 사람과의 기억을 별 것 아니었다고 깎아내릴 것인가, 그렇다면 그 관계도 별 것 아니었던 것이 되고 별볼일 없는 사람과 사귀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면 그 사람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그럼 당근 슬픔에 허덕이겠지... 그리고 어쩌고 저쩌고 다른 유형도 나오고...

헛헛, 이거 정말 그렇잖아. 나도 헤어진 다음엔 막 별로인 애였다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그애만한 애가 나타날까...싶기도 했다가.. 이랬다 저랬다...

이것 말고도 물가와 임금, 회사 기여도와 여가 시간, 정치 참여 등등 여러가지 예시가 나온다. 이 글의 제목은 A please for mechanisms by Jon Elster.

재밌긴 한데 너무 졸리고, 근데 또 요약해서 메일 보내야 하고... 죽겠네. 머리만 쥐어뜯고 있다. 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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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단속-이곳 아이들 반응

지금 부다페스트에서 공부하는 조르바.

 

같이 공부하는 아이들 몇명과 아나키스트 활동가들에게 미누 얘기를 전했다.

몇번이나 이곳 단체들에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대답이 없고... 그러다 우연히 학교 메일로 소식을 전해듣고

인포샵 모임에 가게되었다. 드디어!!

세르비아 아나키스트들이 집회에 참가했다가 '국제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혀

지금 구금되어있어서 이 사건을 알리고 연대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줸장, 정부 하는 짓거리라고는 다들 똑같애.

암튼, 그 사람들이랑 미누 얘기를 하게되었다.

다들 경악을 금치 못하고 안타까워하더라.

그리고, 수업 시간에 내 논문에 대한 얘길 하다가 벨기에 친구랑 이 얘기를 했고,

어제 아침 눈물로 범벅이 되고 퉁퉁 부은 내 얼굴을 본 이란, 루마니아 출신 친구들이 무슨 일 있냐고

묻기에 이 얘길 해줬더니,

다들 놀라고 안타까워하더라. 20년 가까이 살았는데 한국에 살게 해줘야하는 거 아니냐고... 그러게말이다.

한국 정부 단속이 무척 심한가보구나..이러더라.

뭐, 꼭 이런 반응만 있는 건 아니다. 같이 사는 라트비아 출신 친구는

"아, 그래? 근데 그 사람 비자 없이 살았으면 언젠가 강제출국 당할 거 알고있었겠네?"

"어, 어 뭐, 그렇긴 하지 ㅡㅡ;" 대화 끝.

 

비자, paper...

paper가 없다는 이유로 인간의 자유의지를 이렇게 짓밟을 수 있단말인가.

아..... 분노가 마구 치밀어 내 몸을 파괴하고싶을 정도다.

 

내일은 이곳 로마인들(소위 집시라 불리는)의 인권 보호 요구를 위한 집회가 있다.

로마인들이 다른 도시에서 걷기 시작해 내일 부다페스트에 도착하는 것.

여기선 로마인들 이슈가 가장 큰 논쟁거리다.

http://gyalogmenet.blog.hu/2009/09/28/march_on_foot

 

암튼, 인포샵 사람들이랑 같이 이 얘기를 더 해보고 기회가 되면 같이 연대할 방법을 찾아봐야지.

강제출국 절대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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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

다들 벙 쪘을 것 같다, 나도 그렇고.

미누만은 안잡혀갈 줄 알았다고 해야하나? 뭔가 그 사람은 계속 한국에 머물 사람같았다.

어제 친구한테 얘길 듣고, 참 허무하고 답답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달려가서 화성보호소 문을 막고

설 수도 없는 상황이고. 이 먼 타국에서 내가 뭘 할 수 있단말인가.

오늘 아침,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그 좁고 차가운 방 안에서 미누는 무슨 생각을 할까..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이런 국경, 정부 다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

학교에서 민족, 민족성에 관한 수업을 듣는데 계속 미누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 너의 민족, 국적이 결국 너의 계급이 되는 지랄맞은 세상같으니.. 너무 창피해.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이 일을 창피하게 여기는 것

자체부터 창피해.

무슨 이벤트야? 걸핏하면 단속 강화 이러면서 싹 다 잡아들이고, 뭔가 잘 해보려는 생각은 안하고 그냥

보이는 눈엣가시 처리하듯 싹 다 단속해서 보내고. 씨발놈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걸까..

미누 없인 상상도 하기 힘든데..

아.. 미누가 하던 썰렁한 아저씨 농담이 그립네..  밥은 잘 먹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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