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원의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정책 포럼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조세정책의 방향과 전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조세정책의 방향과 전략? 이런 말을 들으면 북유럽이 연상된다. 왜 그럴까. 서구 북유럽은 역동적인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이 덕분에 그 나라 국민들은 누구보다도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지국가를 위한 조세정책은 누구에 의해서 결정되는가.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정치인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단 말이야. 그렇다. 문제는 정치다. 정치인들이 바보 정치를 한다면 이 모든 염원이 말짱 헛일이다. 정치인들은 뭐하는 거야? 뭐하느냐고? 싸움질도 하고 외유도 하고 정파싸움 하느라 직무유기도 한다. 그러니까 도대체가 정치인들이 엉뚱한 짓 못하도록 감시해야 한다. 누가, 누가해야해? 누군 누구겠습니까. 바로 국민이죠.

 

때마침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조세정책의 방향과 전략에 대한 포럼 소식이 들렸다. 바로 무소속 정동영의원이 주최하는 정책포럼이었다. 지난 금요일 국회 의원회관 128호에서였다. 포럼에서 발제된 내용을 간추려본다.

                                        

  

 발제를 맡은 사람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정세은 교수였다. 첫마디부터 사롭지 않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로서 한참 젊음과 낭만을 구가해야할 이 땅의 대학생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말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요즘 웬만한 사립대학의 등록금 장난이 아니지요?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국립대학이에요. 그래서 등록금이 130만원에서 140만원 정도 밖에 안합니다. 일반 사립대 보다 등록금이 반값 인거죠.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알바를 하느라고 공부를 못해요.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1년 정도 휴학하는 것은 보통입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알바를 하는데, 학교 끝나고 나서 5~6시간씩 일을 한다고 해요. 그럼 나머지 시간에 공부를 하냐? 공부를 못한답니다. 주중에 커피숍에서 일하고 버는 돈이 50만원, 이 정도 돈은 돈을 버는 사람들한테는 큰돈도 아닌데, 정작 학생들은 공부는 뒷전이고 알바에 매달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복지는 학생들이 걱정 없이,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돈 몇 푼에 알바에 묶여서 젊음도, 낭만도 없이 지내고, 더구나 공부도 못하는 나라라면, 창조를 기반으로 하는 고도의 선진사회로 나아갈 수 있냐, 그렇지 못합니다. 단지 졸업장만 달랑 받고 대학을 떠나게 되는데, 이런 상태에서라면 당사자인 학생도, 국가도 정말 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발제문을 중심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앞부분은 대부분 아는 이야기가 많을 테고요. 다만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면, 우리 국민들에게는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과도한 요구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주 강고하게요. 이런 생각이 복지국가로의 지향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에요. ‘행복추구권’이라는 것은 결코 국가가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가 아니거든요.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그들이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고, 국가 정책 방향과 시스템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유가 좀 되는 젊은이들은 취직자리를 위해서 스펙 쌓기에 올인 하다시피 하고 있잖습니까. 이러고도 변변한 취직자리가 없는 나라라면 젊은이들 잘못인가요?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학생 본연의 일을 제쳐두고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알바에 매달리는 슬픈 현실이 흔한 일이 돼버렸어요. 이게 젊은이들의 잘못인가요?

 

복지를, 못사는 사람한테 돈 주는 거 그래서 돈을 낭비하는 거 정도로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미국의 예를 들어서 보수층이나 조,중,동은 감세정책을 말하지만, 적정한 세금을 걷어서 복지정책을 펴는 것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대세입니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도 그래요. 국민은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이를 위한 복지정책은 낭비가 아니라 성장과 안정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서유럽이나 북유럽의 복지정책을 통해서 우리는 역동적인 복지정책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고, 신자유주의 이론을 등에 업고서 감세정책과 복지축소로 경제적인 곤경에 처한 사례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복지정책의 획기적인 강화와 올바른 정책이라는 확신이 설 때, 경비 지출을 위한 재정조세정책을 펼칠 수 있어요. 그리고 구체적인 전략이 있어야 만이 목적과 목표가 현실성을 갖는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제도적 기능이 뒷받침 될 때 실행으로 옮길 수 있고, 올바른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합니다.

 

정책방향과 관련되는 것인데요. 사회안전망의 선 기능 즉, 가장 기본적인 복지지출인 사회안전망은 경기가 어려울 때 자동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수단이 됩니다. 주머니에 최소한의 돈이 있어야 필요한 것을 사서 쓰기 때문이지요. 아주 쉬운 이치입니다. 그러므로 잘 짜여진 사회안전망은 경제의 안정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성장과 고용에도 기여하는 좋은 정책입니다.

 

여러분, 잘 알다시피 미국이나 영국에서 감세정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가 언제입니까? 레이건 정부와 대처의 우파 정부 때잖습니까? 클린턴 정부 때 증세정책과 지출삭감을 시행하다가 다시 부시 때는, 강력한 감세정책이 실행되었어요. 이 결과가 어땠습니까? 사회 안전망의 허약함 속에서 국제금융위기가 발발했고, 미국의 서민층들이 입은 충격이 타 국가들에 비해서 컸다는 것을 잘 알지 않습니까.

 

                      

                        

 

다시 말해서 복지정책의 미흡함은 사회계층의 소득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나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같은 재정적자라 하더라도 감세정책은 효율성 및 형평성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정책인 것이라는 점이지요. 공공서비스가 줄어들어서 서민과 중산층의 혜택이 감소하여 이들의 삶이 곤궁해지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죠.

 

유로존 국가들이 다소의 변화를 겪으면서도, 재정건전화 프로그램을 추진합니다. 여기에는 세율은 높이고 지출은 억제하는 것도 들어있고, 스웨덴 복지모델의 일부 문제점을 인식하고 세계화논리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도 있었습니다. 중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상속세, 증여세, 부유세를 페지한 것이 그것이에요.

 

그럼에도 여전히 스웨덴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전혀 훼손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복지정책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것이지요. 유럽 선진 국가들에서는 사회안전망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확충하여 경제가 심각하게 침체하는 것을 막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잘된 복지정책으로 인해서 양극화와 빈곤화를 어느 정도 봉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해 8월말에 집권에 성공한 일본의 민주당을 보기로 하죠.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민주당은 일본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토목공사를 중지 선언했습니다. 심지어 15년 동안 계속되어 4조 1천억을 퍼부어 3분의 2가 집행된, 군마현에 있는 얀바댐 건설을 중단시켰지요. 그리고 도로나 철도등의 건설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선언한 것입니다. 민주당 정부가 이러는 것은 ‘세금 낭비형 토건사업’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인 거죠.

 

왜 이 같은 말을 하냐면, 역동적인 복지정책 즉, 보건과 교육, 실업 관련 지출, 의료, 보육서비스, 아동서비스, 구직지원이나 재활서비스 등 불확실성 완화나 사회통합 유도와 위험부담 빙용 축소 등을 통해 총 요소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투자환경 개선으로 인하여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고 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수준에 비해 복지수준은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경제성장에 따라서 사회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입니다. 이만우와 노상환(2002)은 우리나라의 사회보장 및 보건복지 지출은 적정지출의 32%에 불과한 실정으로서 매우 미흡하다고 분석하고 있어요.

 

정재하(2005)는 공공부문의 고용규모는 선진국이 10%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3%로서 매우 낮은 편으로 보고 있습니다. 황성현(2009)도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외치면서 필요한 일자리도 만들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업을 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하겠지요. 세계적인 추세가 이런데 우리나라는 유독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일부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부자감세라든지 이명박 정부 하에서의 부동산 보유세 후퇴와 불로소득의 창출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세수 증가를 위해서도 경제 정의가 바로 서게 하기 위해서도 낮은 소득세율, 탈세, 광범위한 비과세, 감면제도의 남발, 불로소득에 대한 미진한 과세 등의 문제를 바로 잡도록 강화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공평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얘기죠.

 

결론을 내려 보죠. 이명박 정권은 집권 초기의 정책의지에서 보듯이 재정 및 전반적인 기조는 부자감세와 복지축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진보적인 대안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사이클을 작동하게 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병찬(2007)은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가 아니라 네덜란드와 덴마크 같은 고용, 혁신, 평등을 병행시킨 ‘사회적 시장 신경제’의 길이어야 하며 여기에 스웨덴 같은 공공서비스와 사회서비스, 사회적 일자리 부문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한 번 더 총괄해서 강조해보겠습니다. 위와 같은 복지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마련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자감세를 할 것이 아니라 예산의 낭비와 탈세를 막아야 합니다. 각종 감면제도 정비, 불로소득에 대한 철저한 과세, 토지불로소득의 환수가 추진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공평과세인 거지요. 이렇듯 공평한 과세가 이뤄진다면 국민들도 ‘역동적인 복지국가’를 위한 세금 부담에 기꺼이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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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4 03:31 2010/02/0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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