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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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이 시작되었다. 요즘은 매번 나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 예전보다 해야할 몫이 늘어났으니까. 늘 피터라던가 초등부에 보조로 들어갔었는데 이번에는 첫 날 백업만 했다. 희야가 없었지만 엠건이 같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오랫만에 만나는 이들의 훌쩍 자란 모습에 대화를 나누거나 새로 만난 이들과 친해질 겨를이 없다. 특강에서 초등부 수업을 맡았기에... 내가 제안했다. 초등부 책언니 6학년판 만들어서 하면 어떻겠느냐고. 그리고 멘붕!!! 일이 겁나 많아ㅋㅋㅋㅋ 젠장.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건 나에게 맞지 않는데.. 나는 그럼 바로 붕괴하는데... 그렇게 붕괴를 맞이했다.
자람은 자람대로 멘붕이었고, 혼자 가고 있는 마포는 A랑 B랑 미쳐버리겠는 몇 주였다. 한시간 반 동안 온갖 폭언을 듣는다. 너 싫어, 너가 죽었으면 좋겠어. 너가 없으면 좋겠어. 너 때문에 괴로워. 너랑은 친구도 아냐. 맞고 싶냐? 다음주에 좀 맞을 줄 알아. 너 좀 맞아봐야 되겠구나. 내가 왜 너 말에 대답해야돼? 손대지마. 시끄러워. 그리고 던지고 때리고 아아.. 저번주에는 마포에서 수업하는데 여덟살들 앞에서 두번이나 엉엉 울었다. 그 전주부터 자기랑 놀지 않기 때문에 화가난다고 화를 내고 방해하는 A가 저번주에는 더 했다. 그림책 한권을 읽는데 1시간이 걸렸다. 다른 이야기는 개뿔. B는 내가 A랑 있는 동안 혼자 있어야 하는 걸? 자꾸 나에게 죽었으면 좋겠다는데 너무 못 견디겠어서 엉엉 울었다. B가 나를 달래고, A는 우는 척 하지 말라고 비웃는다. 눈물 닦고 다시 어떻게든 해보려다 반복되는 말들이 나를 후벼판다. 진심이고 진심이 아닌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너무 못 견디겠어서 다시 울어버렸다. B가 A에게 조근조근 이야기 한다. "A야.. 너가 울고 있을 때 누가 그렇게 하면 좋겠어?" "A야 누가 너한테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면 좋겠어?" 둘 다에게 미안해서.. B에게 고마워서 부끄러웠다. 그렇게 끝나고 A의 한마디에 부끄러워서 울며 집으로 돌아갔다.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싶어하는 A는 불을 꺼버린다. B가 부탁한다. "A야 미안한데 불 좀 켜주면 안돼?" 정말 예쁘게 말한다. 그러자 A가 불을 켜준다. 아마도 올해의 명대사 5위 안에 들 B의 한 마디. "A야. 너는 이렇게 착한데 왜 자꾸 나쁜 척 해?" 엉엉. 엉엉. 나는 진짜 못난 사람인 것 같아. 진짜 나쁜 사람인 것 같아. 너는 너무 좋은 사람이구나. 말을 걸기 위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았을 B의 마음에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나같은게 뭐라고. 뭘 하고 있는 거니 정말.
이번주는 나름 고민을 하고 갔고, 처음부터 수업을 좀 흔들고 그냥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A가 기분이 조금 좋은 상태였고, 책에 관심도 가져줬다. 먼저 와있던 B와 A는 재미없어 하는데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를 했더니 또 애써준다.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A의 이야기를 들을 때 시간과 집중이 필요해서 늘 B가 기다려줬다. 하지만 오늘은 같이 말해버린다. 미안하다. 너도 힘들지..
그대로 집에 와서 오늘은 그런 멘붕은 아니었고 나름 재미도 있었으니까 웃다가 변에게 저번주 이야기도 하고 하다가 부천 이야기도 나오고, 나다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건 결국 나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 마음이 힘들었다. 나의 이기심의 문제인 것 같아서. (나의 노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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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라는 것도 알고, 이렇게 고민하는 시간들이 도움이 될 거라고도 생각하지만 힘들었다. 회의 전까지 잠깐 누워있는다는게 잠이 들었다. 초저녁에 든 선잠이 늘 그렇듯이 뒤숭숭한 악몽(?)이었다.
http://blog.jinbo.net/JJeongYul/240
깨서 엉엉 울고 싶고 부끄럽다. 내 꿈은 언제나 이렇게 노골적일 수가 없어. 내 속이 너무 부끄러워져. 내가 가진 최근의 죄책감들이 폭ㅋ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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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멘탈이 너무 약하다. 요즘 한참 듣던 김일두의 괜찮은 사람을 떠올리면서, 저는 유리같은 멘탈의 소유자에요... 엉엉.
요즘 만나고 있는 이가 주는 고민들이 꽤 된다. 관계의 책임과 허상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들. 즐겁기도 즐겁고 따스하기도 하지만, 연애 인문학 교재에 쓰인 말처럼 연애를 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떠오른다. 금사빠의 특징이라던데. 그래서 또 내가 싫다. 나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못된사람인 것 같아서. 슬펐다.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좀 냉소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갑자기 그거 나쁜 것 같아졌다. 그렇다고 환상을 쫓을 자신은 없다. 그게 없다고 생각하면 냉소가 되어버리는 건 이분법인것 같아. 대안을 찾아야지. 그리고 잘 만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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